문은영, 가족 24-33,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것들
문은영 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의동마을 은행나무길을 나란히 걸었다.
“조금만 일찍 올걸, 나뭇잎이 다 떨어져 버렸네. 은영이 안 춥나? 괜찮나?”
“안 추워요. 엄마 이쁘다.”
어머니 말씀처럼 가로수로 심은 은행나무보다 이곳 은행나무가 더 휑했다.
“지붕 위에 나뭇잎이 노랗고 예쁘네. 은영아, 저기 봐라. 예쁘제?”
“엄마, 예뻐요. 나무 예뻐요. 최고!”
동네 안까지 휘둘러 산책하고 읍내로 향했다.
어머니 드실 반찬 몇 가지와 간식으로 먹을 피자를 샀다.
“창포원으로 출발할까요?”
“그랍시다. 다녀온 사람들이 창포원에 국화가 엄청나다 카더라고요. 은영이 덕에 오늘 국화꽃 실컷 보고 오면 되겠다. 온 데가 울긋불긋, 가을은 가을이다.”
창포원으로 향하는 길, 어머니의 한숨이 길다.
“오늘 날씨가 와 이리 우중충하노. 꼭 내 마음 같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안색이 안 좋으세요.”
“작은아가 지난주에 담낭 수술을 받았는데 가 보지도 못하고 쓸데없이 잠도 안 오고 걱정만 되네요.”
작은아들 수술 받은 이야기를 꺼내며 어머니는 속내를 털어놓으셨다.
모든 어머니의 마음이 저와 같으리라 짐작하며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짐을 느꼈다.
창포원은 입구부터 볼거리가 많았다.
저절로 탄성이 나올 만큼 각양각색의 국화꽃이 흐드러졌다.
1층과 2층을 누비며 모녀는 국화 향기에 취했다.
한두 방울 빗방울이 들었다.
“은영아, 저기 평상에 좀 앉자. 은영이도 배 고프제? 더 식기 전에 피자 한 조각씩 먹고 놀자.”
햇빛이 반짝 든 날은 아니었지만 춥지도 않아서 정각에 쉬기 딱 좋았다.
어머니는 평소처럼 딸이 먹기 좋게 피자 한 조각을 반으로 접어 종이컵에 담아주셨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피자가 더 맛있네. 콜라 따라 줄 테니 천천히 먹어라. 은영이하고 단풍 보고 꽃 본다고 하루가 다 갔다.”
모녀는 국화 터널을 더 걷고 집으로 돌아왔다.
2024년 11월 14일 목요일, 김향
어머니 마음을 짐작해봅니다. 가까이 딸 있으니 이렇게 마음 달랠 수 있어 좋으시죠? 월평
문은영, 가족 24-2, 모녀의 신년 계획
문은영, 가족 24-3, 큰오빠와 계획 의논
문은영, 가족 24-4, 어머니와 명절 의논
문은영, 가족 24-5, 가족과 보낸 명절
문은영, 가족 24-6, 어머니와 ‘시민 덕희’ 영화관람
문은영, 가족 24-7, 딸이 만든 의자
문은영, 가족 24-8, 어머니와 ‘파묘’ 영화관람
문은영, 가족 24-9, 단지 안에
문은영, 가족 24-10, 어머니와 창포원 산책
문은영, 가족 24-11, 은영 씨 생일 의논
문은영, 가족 24-12, 생일의 여정
문은영, 가족 24-13, 어버이날
문은영, 가족 24-14, 시원한 수박
문은영, 가족 24-15, 건강검진 소식
문은영, 가족 24-16, 어머니와 운동화 쇼핑, 원더랜드 관람
문은영, 가족 24-17, 어머니와 하이재킹 관람
문은영, 가족 24-18, 어머니와 ‘핸섬가이즈’ 관람
문은영, 가족 24-19, 어머니와 ‘탈주’ 관람, 휴가 의논
문은영, 가족 24-20, 휴가를 보내고
문은영, 가족 24-21, 세례 의논
문은영, 가족 24-22, 근사한 선반
문은영, 가족 24-23, 파일럿 관람, 아버지 기일 의논
문은영, 가족 24-24, 아버지 기일을 보내고
문은영, 가족 24-25, 명절 일정 의논
문은영, 가족 24-26, 가족 명절 선물 준비
문은영, 가족 24-27, 가족과 보낸 추석
문은영, 가족 24-28, ‘베테랑2’ 영화 보고 평상에 앉아
문은영, 가족 24-29, 어머니 생신 의논
문은영, 가족 24-30, 어머니 생신
문은영, 가족 24-31, 공방 마치고 온나
문은영, 가족 24-32, 큰오빠의 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