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날 설날이다. 성재가 보낸 카톡방에 설날에 대한
유래가 적혀 있는데, '설'은 '사린다, 사간다'란 옛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삼가다,
조심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으며 ;쇠다'는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여 나쁜 기
운을 쫓아낸다'는 말이라고 한다. 어쩼든 설명절을 쇠는 것은 조상의 은혜를 잊지
않고 제사를 지내며 몸가짐이나 언행을 삼가하여 탈 없이 잘 지내라는 의미를
가졌다고 한다.
예전에 우리가 어릴 때 설이 다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조상에게 제사를 지내
기 위해 떡도 하고 떡국도 끓였다. 설치레를 하기 위해 새옷을 한벌 얻어 입기도 하고
새 신발, 새 양말을 한켤레 얻어 신을 수 있었다.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까지는 농삿
일도 없으므로 먹고 놀았다. 놀아도 밥도 ㅎ 먹어야 하고 방에 군불도 때야했으므로
산에 가서 땔감나무를 미리 해서 쟁여 놓아야 했다.
'게으른 놈 정월 초하루날 산에 나무하러간다'는 말은 다른 사람들은 설명절을 보내기
위해서 미리 대비를 해 놓고 노는데 게으름을 피우다가 다른 사람들은 다 놀고 있는데
나무가 없으니까 정월 초하루날에도 산에 나무하러 가야 하는 사람을 빗대서 하는 말이다.
오늘 친구들과 7명이 10시반에 지하철2호선 벡스코역에 모여 장산으로 등산을 갔다. 집에
있어도 별로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삼식이로 눈치밥을 먹기보담 한끼라도 덜어 주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구정 추위라고 날씨가 제법 쌀랑했는데 벡스코역에서 성불사 언덕길로 따라 올라가니
약간 경삿길로 가팔라서 얼마 안가서 땀이 났다. 도중에 춥다고 껴입었던 옷을 하나하나
벗어 배낭 속에 집어 넣었다. 성불사를 지나 팔각정에서 정상을 향해 곧바로 치고 올라가는
지름길을 택해 오르기 시작하였다. 장산이 북풍을 막아주어 바람이 없고 햇볕이 따사로왔다.
소나무숲을 지나 너들 바위 양지 바른 곳에 자리를 잡아 둘러앉아 배낭에서 꺼낸 귀밝이
술과 아침에 여백선생이 부전시장에 나가 갓잡아 온 대방어 회로 안주를 삼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