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낸 우리말 문제의 답은 "솔개그늘"입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솔개가 만들어내는 그늘이니 작다는 뜻이지요.
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 관에서 예술이나 언론을 장악하고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기사든 작품이든 발표가 되기 전에 '검열'이란 절차를 거쳐야 했답니다.
군인이나 수형자가 외부로 보내는 편지를 검사하는 '서신검열'이란 것도 있었구요.
언제 얼마만큼 폐지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군 수형자의 서신검열은 올 2월에 와서야 폐지가 됐지요.
오늘 이야기는 '검열/사열'입니다.
'검열'은 한자로 '檢閱'이라 씁니다.
'檢'은 '검사하다'라는 뜻의 글자이고
'閱'은 문 앞에 거마(車馬)를 한 줄로 세워 놓고 그 수를 헤아리는 것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보다', '세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인 것입니다.
따라서 '檢閱'이란 직역하면 '살펴 검사하다'라는 뜻입니다.
'검열(檢閱)'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있던 벼슬의 이름입니다.
고려시대에는 예문관(藝文館)이나 춘추관(春秋館)에 소속되어 조정에서 일어난 일을 기록하거나,
왕명을 기록하는 일을 담당하던 정9품의 벼슬이름이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예문관에 소속되어 사초를 꾸미는 일을 담당하던 정9품의 벼슬이름이었습니다.
'사열(査閱)'은 '살펴 조사하다'가 본뜻이죠.
'하나씩 쭉 살펴보다'라는 말입니다. 군사용어로만 쓰이는 말이지요.
'도열해서 나타내다'라는 뜻으로 오해되어 흔히 사열의 대상자인 군인이 '사열하다'라는 표현을 하거나, 또는 사열을 하는 당사자에 '사열을 받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 데요.
살피어 보는 입장에서는 '사열을 하다'라고 해야 하며
사열의 대상인 군인은 '사열을 받다'라고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대통령이 의장대의 사열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하면 틀린 표현이고
"대통령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습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의장대가 대통령의 사열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덤을 좀 얹을게요.
앞서 말한 '도열'은 한자로 '堵列'이라 씁니다.
'堵'는 '담 도'이고, '列'은 '칼로 베어 죽이다'가 본뜻이지만
'(사이를)벌이다' 더 나아가 '줄지어 세우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한자는 동사와 피동사의 구분이 없습니다.
따라서 '도열'이란 '담처럼 길다랗게 줄지어 서다'라는 뜻입니다.
문자적으로 해석하면 '한 줄로 쭉 늘어섬'이 되겠지만 쓰임새는 좀 다릅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