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저에게 묻지만
결국은 각자의 취향에 따를 수밖에 없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저는 시골에 땅을 마련할 때, 돼지축사로 쓰였던 땅을 구했는데
사방에 온통 철조망이 둘러 쳐져 있었습니다.
그 철조망을 제거하고 휑한 땅에 무슨 나무를 심어 예쁘게 생울타리를 만들까 하는 것이 큰 걱정이었습니다.
우선 생각나는 것이 흔히 심는 사철나무, 남천, 쥐똥나무 등이었습니다.
사철나무는 늘 푸른 잎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계절에 따른 변화가 없고 잎이 시들면 조금 지저분하게 보여서 싫었고,
남천을 심어 울타리를 만들려고 하니 묘목 값이 비싸기도 했지만 겨울 추위에 약하고 울타리로는 좀 엉성한 느낌이 있어서 문제였습니다.
실제로 내가 아는 지인들 중 남천을 심은 사람이 몇 사람 있었지만 심은 남천이 모두 죽고 말았습니다.
내 취향으로는 키 작고 예쁜 백정화를 심고 싶었는데 백정화는 추운 곳에서 살지 못하니 그것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결국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쥐똥나무를 심기로 했습니다.
쥐똥나무는 잔뿌리가 많아 쉽게 뿌리를 내리고 봄에 파릇한 새잎이 나올 때는 아주 보기가 좋을 뿐만 아니라
작고 하얀 꽃이 필 때는 향기조차 좋으니까요.
그래서 남쪽 울에는 쥐똥나무 200그루를 사서 심었습니다.
그리고 서쪽 울타리에는 향기가 좋은 치자나무 60그루를 심었습니다.
치자나무도 추위에 약한 걸 알기에 심기를 주저했지만 괜찮다고 적극 권유하는 지인이 있어 고민 끝에 심었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얼고, 봄이 되면 다시 새순이 돋고 하기를 거듭하더니 치자나무 60그루는 안타깝게도 3년 만에 모두 죽고 말았습니다.
반면에 쥐똥나무는 한 포기도 죽지 않고 잘 자랐습니다.
2년 뒤, 새순을 잘라 뿌리를 내린 후 100주를 더 만들어 심으니
드디어 울타리가 완성되었습니다.
10년이 지나고 보니, 이제 누가 봐도 제법 그럴싸하게 보기 좋은 울타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쥐똥나무 생울타리도 단점은 있습니다.
가지가 무성하게 잘 자라 해마다 2번 정도 전정을 해 주어야 하는데 해마다 전정을 해주니 갈수록 가지가 굵어지는 것이 조금 문제입니다.
그러나 봄이면 파릇파릇 돋아나는 쥐똥나무의 새순을 보는 즐거움은 그 어떤 나무에 비할 수가 없습니다.
2007년 5월
2007년 5월
2007년 5월
2008년 3월
2008년 4월
2010년 5월 - 쥐똥나무를 심은 지 2년 뒤
2019년 3월 - 심은 지 11년 뒤
2019년 3월 - 심은 지 11년 뒤
첫댓글 전정이 곧 전지하는 것을
말하는 겁니까?
탱자나무로 예전엔
많이 했었는데요
울타리로 가시가 많아서
맘대로 못들어 오잖아요?ㅎㅎ
예, 가지를 자르는 걸 전정이라 합니다.
탱자나무는 차지하는 자리가 넓고 가시가 많아 전정하기가 힘들어서 요즘은 아무도 심지 않지요.
감탄 밖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요.
길과 울타리, 불필요하게 서 있던 건물도 다 아주 멋지게 정리하셨습니다.
이런 게 가능하셨군요!!
조금 힘은 들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세윌이 지나니 이제 조금 자랑해도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탁월한 선택이셨네요^^
모르지요. 아직까지는 잘한 것 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화살나무도 끝내주더군요
봄부터 겨울까지 예뻐요^^
네, 굳이 울타리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경계는 필요할 것 같아 키 작은 녀석으로 택한 겁니다. 화살나무도 참 좋은 나무인데 아무래도 쥐똥보다는 부피가 클 것 같아 쥐똥으로 했습니다.
저도 작년 집을 지어놓고 길가에 남천은 몇주 구입하고 화살나무는 고향에서 조금씩 갈때마다 캐와서 심었습니다. 화살나무는 이제 새잎이 삐죽삐죽 돋아나네요~
화살나무도 참 매력있는 나무지요. 우리집에도 지금 한창 새잎을 내고 있네요.
지나온 삶의 아름다움이 무더나 보이는듯 합니다 대단하심을 봅니다 ᆢ
에이, 누구나 비슷하게 했을 겁니다.^^
언제나 깔끔한 정원입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가요? 늘 좋게 봐 주시니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골담초는 어떨까요?
꽃은 상큼, 달큰해서 밥 비벼먹기 좋고
키도 많이 자라지는 않지요.
예, 골담초도 좋은데 힘이 없어요. 쥐똥나무가 제일 좋아요.^^*
저 역시 무슨 나무로 할까 엄청 심사숙고 했습니다.
사철나무는 말씀하셨다시피 그 이파리가 엄청 지저분하더라구요.
화살나무는 봄엔 홋닙나물이라 하여 새순을 잘라 고추장에 살짝 무쳐 먹으면 맛있고, 가을엔 그 단풍 색깔이 예뻐 고려했었습니다만
겨울엔 썰렁하더라구요.
그 다음 쥐똥나무는 싸고 꽃향기도 좋고 빨리 자리를 잡아 좋은데 그 역시 겨울에 썰렁하구요.
남쪽에 사는 시누이는 광나무로 하라고 권해주는데 여기서는 추워서 남천만큼이나 위험하고
편백이나 측백나무는 어떨까 하여 이곳 저곳 한 분들께 물어보니 어렸을 땐 예쁘나 조금 크면 엉성해보여서 좀...
그래서 할 수 없이 주목으로 했습니다만 관리비가 만만치 않네요
정기적인 소독과 전정과 밑거름 등등....( 한 2년만 전문 조경사한테 맡기라고 하더군요.)
정가네님처럼 경계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들은 쥐똥나무가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처럼 사계절 경계가 분명해야 할 집은 사철 푸른 나무가 좋은 것 같구요. ^^
이걸 이제서야 봤네요. 주목을 생울타리로 심으셨군요. 잘하셨습니다. 주목은 비싸고 자람이 더딘 단점이 있지요. 혹시라도 다음에 더 심으실 의향이 있으시면 서양측백나무를 한번 고려해 보세요.
광나무는 겨울에 돋보이고 화살나무는 가을에 돋보이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남천도 울타리로 좋을 것 같습니다.
광나무도 추위에 좀 약합니다. 저는 광나무 꽃에서 나는 향이 별로 좋지 않더라구요.^^ 남천은 엉성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