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향신문에서 10.2매 맞춰 달래서 딱 맞춰 보냈는데 지면이 부족했는지 여기저기 잘라먹어서
글이 좀 이상해졌습니다. 이곳에는 원문을 올립니다.>
삼류 공권력, 오류 항만 설계
근래 몸이 안 좋아 열흘 정도 병원 신세를 졌다. 병실을 함께 쓰는 5-6명의 환자들은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전혀 모르는 분들이었다. 그분들께 물었다.
“우리나라와 일본과 중국 사이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평화의 섬을 두는 것과 군사기지를 두는 것 중에 어느 쪽이 우리를 보호하는 데 유리할까요?”
“그야 물론 평화의 섬이죠.”
필자는 병상에 있는 동안 신분을 밝히지도 않았고,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도 않았다. 다만 선입견 없는 상식적인 답이 궁금해서 문득 물었을 뿐이다.
지난 18일 국무총리실 제주민군형복합미항 항만설계 검증위가 내놓은 결과 발표를 듣고 요즘 말로 “이 뭥미?” 했다. 요약하자면 이런 발표였다.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은 설계 오류가 분명하지만 무조건 진행한다. 다만 선박 운행에 있어서 최고난도 기술을 구사해야할 만큼 위험하므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필요한 운항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설계에 매우 문제가 있지만 그냥 공사를 밀어붙이오니, 혹시 크루즈선이 입항하려거든 서커스 하듯 기술적으로 드나들기 바란다는 발언이다. 참으로 묘하다. 국회가 예산을 삭감하며 설계 오류와 주민 갈등을 해소하라 지시했음에도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국방부, 해군, 삼성, 대림에 이어, 국무총리실도 성급하기가 똥마려운 강아지보다 더하다.
해상교통안전지침을 잘 모르는 사람도 대형 선박이 드나드는 항만을 설계할 때는 선박 회전각이며 교각의 각도, 연중 최대 풍속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안다. 세계 각국 관광객을 유치할 항만이 서커스 수준 운항 기술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느 관광객이 그곳에 오겠는가. 결국 관광객 안 와도 좋다, 크루즈선 안 들어와도 괜찮다는 속셈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나아가 2011년 9월에 밝혀진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이중계약서가 애초 계획된 제주도민 우롱에 불과했다는 확신도 갖게 된다. 작년에 8만톤급 크루즈선도 관광객 부족으로 모항 자격 빼앗긴 제주도에 무슨 수로 15만톤급 크루즈를 두 대씩이나 유치한다는 것인지 의아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기 발언한 ‘민군복합형관광미항’ 운운 역시 주민과 환경운동가들 주장대로 불법, 허위였다는 뜻 아닌가.
설계 오류가 분명하고 용도가 허위로 신고 된 공사는 불법공사다. 그렇다면 불법공사를 불법이라고 말한 국민들을 끊임없이 체포, 구속하고 심지어 종북좌파로까지 몰아세우는 공권력은 삼류다. 이어도가 유엔 기준 한.중 연안에서 400해리가 겹치는 배타적경제수역(EEZ) 지점이라 분쟁 지역화 될 경우 군사력과 외교력에 뒤지는 우리나라는 절대 불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긁어부스럼용 기지를 강행하고, 외세를 동반하는 전쟁 기지에 기대어 힘 좀 써보려 하는 근시안적 좀생이들 같으니라고.
해군 몸집 키우기, 토건족들 공사비 따먹기, 미군에게 공짜 기지 만들어주기를 위해 아름다운 제주도를 갖다 바치는 자들에 대해 소설가 조정래 선생은 “민족반역자들!” 이라고 일갈했다. 동의한다.
풍광이 아름다운 곳은 세계 곳곳에 많다. 지구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는 고통을 평화로 승화시킨 곳이 드물 뿐이다. 일본과 중국과 한반도 사이에는 전쟁기지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섬이 존재해야 한다. 유엔 평화 지구대가 편성되고 평화 대학이 설립되어 동북아 상생의 씨앗 역할을 하는 제주도를 만드는 데 정부가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 세계인이 바라는 바일 것이다.
부언하건대, 찬성론자들이 계속 주장하는 강정식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민.군 항구 자체가 별도로 구성되어 있고 당연히 입출항 입구도 별도다. 왜 자꾸 국민을 속이는가. 비현실적이지만 약속이니만큼 크루즈선이 입항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총리께서는, 불시에 발생하는 군사작전이나 훈련 시 민간선박 통제를 어떻게 하려고 이 시점에서도 면피용 발언을 하시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권력은 짧고 역사는 길다.
정부는 강정마을 내주면 돈 준다는 식으로 제주도민과 거래하지 말고, 제주도라는 천혜의 존재 자체에 투자해주기를 바란다. <조정. 시인>
첫댓글 도지사가 윈윈이라는 구실로 요청한 예산 460여억원도 삭감당했으면서 결단을 못내리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얼마만큼의 큰 약점을 MB가 틀어쥐고 있는 건지..
같은 맘입니다... 몽생이님^^
오늘 우연히 경향신문을 펼쳐 들었다가 이 칼럼을 읽었습니다. 첫자부터 마지막까지 글자 하나하나가 꽉 차 있고, 군더더기 하나 없이 옹골찬 내용이어서 짧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강렬하게 와닿았습니다. 잘라 먹힌 글도 좋은데, 역시 원문은 더욱 좋네요. 널리 퍼뜨리겠습니다!
헉~~~! 글속에 내용이 매구럽지 않아서 뭔가 이상하다 생각 했는데 이런 사실들이 있었군요.
본인에게 의사도 묻지 않고 글을 잘라 먹으면 문맥이 달라지는데....
한심스럽기 짝이없는 경향 신문.
제가 이글은 정독을 했었기 때문에 느낌이 이상 했습니다.이어지는 말이 없어서
솔직히 글쓴분이 누구시지 할 정도로 이상 했어요.
잘 읽었습니다.
...고양이님 멋져요^^
조정작가님 몸은 건강하신지...안부를 제대로 물을 시간조차 여유롭지 못합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