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산유국? 대박을 기원하며
카톡에서 고구마를 보니 옛날 생각이 떠오른다. 까마득한 시절 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후 시점이든가, 우리밭 하나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손길이 멀다보니 그 커다란 밭엔 해마다 고구마만 심었고, 황토땅이어서 씨알이 크고 맛있었다.
아마도 내가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추억은 오로지 그때 그 고구마를 캐었던 기억밖에 없는 것 같다.
당시의 농촌현실이란 요즘처럼 승용차나 트렉터가 없는 대신 어른 어린애 할것 없이 질것(지게)하나씩은 있었다. 나는 지게에도 걸쳐지는 커다란 고구마를 지고 집으로 왔던 기억이 남았었다.
그리고 학교를 다녀오면 오찬의 선택메뉴, 보리밥과 삶은 고구마. 배가 고플땐 보리밥의 주식에다 삶은 고구마를 후식으로 추가했다. 늦봄 초여름이면 보릿고개의 실상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 그때쯤 같다.
그리고 직장다니며 주말농장으로 인한 고구마재배, 동료들과 하우스 재배 실패의 경험이 고구마와의 달달한 인연이었다.
휴대폰을 켜니 티비 뉴스 뜨면 채널 돌리게 만드는 그 아저씨가 무엇인가를 발표중이다. 도대체 뭐지? 전공인 '위하여'와 '어퍼컷'은 며칠전에 써먹었다고 소문이 났더니만...
일단은 빅뉴스였다. 포항(영일만)앞바다에 석유(가스)탐사 결과 140억배럴 매장 가능성이 있는데, 화폐가치로는 2,270조원이란다. 삼성전자 시총의 5배란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동해안에서 유전발굴 소식에 목매며 제7광구란 노래까지 애타게 불렀으니 채굴되면 대박이다.
그러나 우선은 탐사결과이고, 돈을 들여 시추탐사를 하여 경제성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니 내년 이때쯤에나 그 가능성 여부를 알 수 있겠다.
그리고 정부의 오늘자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서는 2038년까지 '대형원전 3기와 소형모듈 1기를 건설 원전비율을 35.6%로 유지하고...' 결론은 탄소중립정책에 원전은 위배되지 않지만, 야당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원하고(결국 그 태양광을 많이 설치하게 된다는 애기), 원자력을 반대할 것이기에 그렇게 하게된다는 전문가의 해설이었다.
그리고 세계적 흐름도 그러니 어쩌면 석유.가스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므로 동해안 유전이 기대된단다.
성공확율 20%, 상업용 10년후, 문득 그때 나는 몇살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년후라, 60년대생의 평균수명이 85세라 하였으니...그러면 나는 앞으로... ㅎㅎ
요즘은 어느 가계가 영업을 중단하면 다음 업종이 쉽게 잘 들어서지 않는다. 서울의 홍대앞이나 유명 거리에도 공실이 생겨난다고 하니 정말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나치던 어느 가계에 문패가 바뀌었다. 지금은 전문 사무실이었다. 축하화환 글귀가 구수하다.
'벌서부터 냄새가 난다. 대박 냄새가'
예전 같으면 '축 발전', '축 개업' 이란 예상가능한 글귀가 새겨졌을 것이다. 다른 곳엔 더 재미있는 화환이 있었다.
'밤늦도록 돈세다 피곤해서 잠드소서'
그래 내 돈 드는 것도 아니니 팍팍벌어 쓰고, 남거들랑 못사는 사람들 사는 골목에 좀 뿌리삐소.
* 정치란 신뢰가 중요한데, 정부가 신뢰를 잃으면 양치기 소년꼴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