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세티 프리미어와 구형 라세티를 생산하는 GM대우자동차 군산공장은 올 들어 수출 주문이 급증하면서 평일 하루 20시간씩 공장 가동은 물론 주말 특근도 하고 있다. 라세티 프리미어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유럽의 주문량만 1만 대 이상 밀려 있다. 군산=황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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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전북 군산시 소룡동 GM대우자동차 군산공장의 완성차 조립 라인. 준중형 세단인 ‘라세티 프리미어’가 1m 남짓한 간격을 두고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차 전면부 유리창에는 스페인 독일 헝가리 호주 이집트 이스라엘 등 해당 차량이 가게 될 나라 이름이 적혀 있었다. 수출국에 따라 차 앞쪽에 붙어 있는 로고도 달랐다. 내수용 차에는 GM대우의 ‘오리발’ 로고가 붙어 있지만 유럽으로 가는 차에는 시보레의 십자가 로고가, 호주로 가는 차에는 홀덴의 사자 로고가 붙어 있었다. 국내 시장에서 라세티 프리미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차가 유럽에서는 ‘시보레 크루즈’로, 호주에서는 ‘홀덴 크루즈’로 각각 판매된다. 한국에서 판매가 중단된 구형 라세티도 눈에 띄었다. GM대우 군산공장 홍순경 차장은 “구형 라세티가 러시아와 동유럽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많아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세티 프리미어와 라세티를 만들어 전 세계 150여 개국에 수출하는 GM대우 군산공장은 올 들어 수출 주문이 밀려들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군산공장 직원 4000여 명이 평일에는 주간과 야간 각각 8시간 정규 근무에 추가로 2시간씩 잔업을 하고, 주말에는 특근까지 하고 있지만 주문량을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유럽 지역의 주문량만 1만 대 이상 밀려 있다. 이달에 이미 상반기(1∼6월) 생산물량을 확보했는데, 이는 1996년 군산공장이 설립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올해 1, 2월 수출은 2만540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3093대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신양호 군산사업본부장(전무)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군산공장 생산량이 연간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07년의 25만2000대를 넘어서 25만7000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M대우는 설계에서 부품, 조립, 검사 등 단계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통과가 되지 않는 단계별 품질 검증 시스템을 도입해 품질을 높인 것이 수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군산공장에서는 품질 확보를 위해 필터링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특정 공정에서 불량이 발생할 경우 전 공장에 비상벨이 울리면서 라인이 멈추게 되는 시스템이다. 군산공장의 공정개선 성과는 GM의 전 세계 완성차 조립 공장 39개 중 상위 5위에 들어갈 만큼 높다.중대형 차량 판매에 집중했던 GM이 준중형 이하 모델 판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글로벌 전략을 수정한 것도 라세티 프리미어 수출이 증가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GM이 글로벌 전략 수립 이후 처음 내놓은 작품이 라세티 프리미어다. 이 차는 국내 시장 판매 순위에서 현대자동차 아반떼와 르노삼성 뉴SM3에 다소 밀리지만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자인과 성능이 좋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영수 GM대우 차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준중형 모델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경쟁력 있는 모델이 없었던 GM의 고민을 해결해 준 차가 라세티 프리미어”라며 “디자인과 성능을 겸비한 라세티 프리미어가 GM의 강력한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판매되면서 세계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