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셔 (Maurits C. Escher, 1898~1972)
네덜란드의 판화가. 수학과 논리학의 난제를 다룬 독특한 작품세계로 유명하다.
그는 교묘한 수학적 계산에 따라 작품 활동을 했는데, 특히 '이상한 고리 (뫼비우스의
띠)'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였다. 미국의 인지과학자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Dou
glas Hofstadter)는 인간 지성의 한계를 다룬 『 괴델, 에셔, 바흐 』라는 책에서 에셔
의 '이상한 고리',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 바흐의 '무한히 상하는 카논'을 함께 묶
어 '영원한 황금실'이라 불렀다.
에셔의 작품 세계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두자. 그가 주로 다루는 주제들을 내 맘대로 분류하면 대략 열 가지쯤 된다.
여러 세계를 넘나듦 , 평면의 균등분할, 거울에 비춘 상, 변형, 칼레이도치클루스와 나선형, 3차원 환영의 파괴, 불가능한 형태, 무한성에의 접근, 이율배반, 이상한 고리 (뫼비우스의 띠)
에셔의 세계1 - 여러 세계를 넘나듦
<도마뱀> - 1943년
도마뱀들은 그림에서 나와 다시 그림으로 돌아간다. 에셔는 평면과 공간의 대립을 지워버림으로써 가상과 현실을 나누는 두꺼운 벽을 무너뜨린다. 가상과 현실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건 인류의 오랜 꿈이리라.
<만남> - 1944년
이 그림 '만남'은 이 주제 (여러 세계를 넘나듦)의 변형이다. 단, 여기엔 하나의 차원이 더 있다. 뒤의 배경을 보라.
무(無)에서 인물들이 탄생하고 있다. 무에서 평면으로, 다시 공간으로!
에셔의 세계2 - 평면의 균등 분할
다시 '도마뱀'. 하지만 그뿐인가? 그림 속의 도마뱀들을 보면 여러 마리가 교묘하게
맞물려 있다. 이게 바로 두번째 주제 '평면의 균등 분할' 이다. 이걸 이용하면 똑같은
모양의 그림이 사방으로 무한히 뻗어나가게 할 수 있다.
테셀레이션(tessellation)이라 불리는 평면의 규칙적 분할은 일정한 형태의 타일을 사용해서 겹치지도 않고 틈을 남기 지도 않으면서 바닥을 완전하게 덮는 배열방식을 의미한다.
통상 이 공간분할에 사용되는 대상은 바닥에 까는 타일과 같은 정다각형이나 그에 준하는 도형들이다.그러나 에셔는 수학적 도형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상적 형태들의 공간분할에 더 관심을 가졌다.특히 그는 "변태"(metamorphoses)-어떤 형태가 다른 형태와 얽혀 서서히 변해가면서 심지어는 2차원 평면을 벗어나는 2차원 형태들-라는 주제를 다루는데 특별한 기쁨을 느꼈다.
이러한 그의 흥미는 1936년 스페인 여행중에 알함브라(Alhambra)라는 이슬람 궁전을 방문하면서 시작되었다.그는 꼬박 며칠간을 이 타일들의 문양을 스케치하면서 보냈다.후에 그는 이것이 "지금껏 나를 사로 잡아온 가장 풍부한 영감의 원천이었다."고 말했다.1957년 공간분할에 관한 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평면의 규칙적 분할은 수학계에서 계속 다루어져 온 이론적 주제이다...그렇다면 이것이 전적으로 수학적 주제라는 말인가? 내 생각으로는 그렇지 않다.수학자들은 그 미지의 영역으로 나갈수 있는 문을 열어 놓았다.그러나 그들은 그 문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수학자들은 그 본성상 그 문을 여는 방식에 더 흥미가 있으며 문 뒤에 있는 그 풍경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이 평가가 수학자들에게 합당한 것인지는 별도로 하고 여하튼 수학자들은 모든 형태의 정다각형들 가운데 단지 정삼각형,정사각형,그리고 정육각형 만이 규칙적 공간분할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에셔는 반사(reflection),미끄럼반사(glide reflection),평행이동(translation),회전(rotation)의 기법을 이용해서 규칙적 공간분할에 사용될 수 있는 이 세 정다각형들의 변형들을 탐색했다.
그는 정다각형들을 동물,새,기타 여러 형태로 변형시켰다.(물론 규칙적 공간분할이 보존되기 위해서는 이 변형의 패턴들은 3중,4중,6중 대칭이라는 수학의 법칙을 지켜야 한다.) 그 적용을 통해서 에셔는 놀랄만치 아름다운 패턴들을 만들어 내었다.
에셔의 세계3 - 거울에 비춘 상
<정물과 거리> - 1937년. <거울이 있는 정물> - 1934년
거울이나 물방울 또는 유리구슬에 비친 반영상은 에셔가 즐겨 그리는 주제 가운데 하나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거울 속의 세계로 빨려들어가는 공상을 해본 적이 있을 거다. 그럼 왜 그가 이 테마를 좋아했는지 알 것이다.
니체에 따르면, 위대한 철학자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덧없는 그림자라는 예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저 유리 구슬에 비친 상처럼. 플라톤도 그랬고, 니체 자신도 그랬다. 정말일까? 어쨋든 거울 속의 세계와 현실. 에셔는 종종 이 두 세계를 하나로 결합하곤 했는데, 그건 아마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거울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꿈 때문이리라. 하지만 어떻게? 간단하다. 거울의 테두리만 지워버리면 된다. 그림을 보라. 여기서 에셔는 첫번째 주제 '여러 세계를 넘나듦'과 세번째 주제 '거울에 비춘 상'을 결합시켰다.
에셔의 세계4 - 변형(Metamorphose)
<말씀> - 1942년
변형이란 하나의 형태가 점차 모습을 바꿔 다른 형태가 되는 걸 말한다. <말씀>을 잘 뜯어보라. 거기엔 두가지 변형이 있다. 먼저 중심에 있는 커다란 삼각형이 세방향으로 뻗어나가 결국 새와 물고기와 개구리로 변한다. 간단한 기하학적 도형이 복잡한 유기적 형태로 변한 것이다. 이 것이 바로 피타고라스적 세계 창조의 관념일 거다. 하지만 그뿐이 아니다. 테두리에 있는 이 세 종류의 피조물들은 테두리를 돌면서 서로 모습을 바꾼다. 새는 물고기로, 물고기는 개구리로, 개구리는 다시 새로!
피타고라스파의 신비주의 사상을 받아들였던 플라톤은 영혼의 윤회를 믿었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생명이 이렇게 윤회의 끈으로 서로 연결 되어 있다면?
에셔의 세계5 - 칼레이도치클루스와 나선형
어떻게 하면 칼레이도치클루스 만들 수 있을까? 좀 복잡하다. 먼저 커다란 종이로 위와 (그림1) 같은 모양을 만드는 거다. 저 선들을 따라 먼저 오른쪽으로, 다음으로 왼쪽으로 접어 나간다. 다 접으면 이제 그 접은 자국을 따라 삼각형들을 조립한다. (그림2~4) 그러면 기다랗게 이어진 정사면체들의 끈이 생긴다. (그림5) 끈의 양쪽 끝을 이어 붙이면, 아름다운 토러스 우주모양의 입체가 만들어진다. (그림6)
이 삼각형들 속에 평면의 균등 분할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게되면, 그것들은 다른 어떤 삼각형들과 만나도 그림이
이어지게 되어 있다. 안쪽에서 바깥으로 돌리면, 그림들은 회전점에서 만나게되어 그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 칼레이도치클루스? ..아름다움(kalos) + 형상(eidos) + 원(zyklus)
......
출처 : Tong - 지이니님의 ..What is Design통
첫댓글 판화가라지만 그의 상상력은 놀라운 것 같애요...시네마사랑님 덕분에 에셔의 그림을 다시 감상하게 됐네요...
맨아래의 삼각형이지미를 보면서 종이접기 생각이 났네요. 어렸을적 동서남북. 그리고 번호써놓고 놀던생각에 ㅎㅎ
저두 동서남북 하면서 놀았었는데. ㅋㅋㅋ 거기다 벌칙을 적어놓기도 하고 예쁜 연예인 이름이나 바보 멍충이 같은것들도 적어놧었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