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2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9
1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5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우리 밥집 박씨는 착한 영업용 택시기사였다. 몸이 불편한 우리 식구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냥 모시고 왔을 때 처음 만났다. 작년 어느 폭우가 쏟아지던 밤길에 호출콜을 받고 속초에서 고성으로 넘어가는 언덕길에서 전복사고로 중태에 빠졌다가 겨우 살아났다. 유기견들을 돌보며 혼자 살던 그는 요즘 빈집에 살면서 밥집 식구가 되었다. 교통사고로 엄청 불편한 몸이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며 봉사하며 살고있다. 그와 함께 우리 식구들과 동네 사람들을 위해 붕어빵을 만들고 싶어, 지난달에, 고물상에서 그 기계를 한번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예수님께서는 구마기적들과 치유기적들 표징, 표지로 당신과 더불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시 열렸음을 보여주신다. 그 하느님의 나라는 교회의 시대, 성령의 시대, 그 종말의 때를 거쳐 완성된다. 박해 천재지변 전쟁 굶주림 등의 환난 재난 혼란이 종말의 때의 표징, 표지들이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예수님과 더불어 시작된 구원의 시기, 종말의 때 하느님 나라의 복음, 곧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이 선포된다. 생명과 평화, 기쁨과 자유가 선포된다. 구원의 복음이 실현되기 위해 '회개'가 필요하다. 회개(conversion)는 하느님과 원수되었던 죄인들이 하느님을 향해 돌아서는 것이다. 아담과 하와가 사탄의 유혹에 빠져 낙원에서 쫓겨나면서 사람들은 죄와 죽음의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죄인들이다. 이 죄인들에게 예수님께서 화해의 복음을 선포하신다.
"때가 되어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선포하신다.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과 기쁨, 평화와 자유를 선포하신다. 하느님을 중심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함께 손에 손을 잡고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선포하신다. 共存과 共生. 연대와 배려. 나눔으로 모든 피조물이 하느님의 빛을 받아 보석처럼 빛을 발한다. 그 빛을 서로에게 비춘다. 공감과 연대와 나눔. 생명과 평화, 기쁨과 자유가 온누리에 선포된다. 회개와 복음에 대한 맏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이 하느님 나라의 구원에 참여한다.
이 종말의 때에 그리스도인들은 회개, 곧 하느님과의 화해, 이웃과의 화해, 깨어 기도하는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가 되어야 한다.
어제 박씨는 드디어 붕어빵과 국화빵과 단풍빵을 만드는 오래된 기계들을 구해왔다. 이 기계들 손질과 세팅이 끝나면 상담실 앞 상설 장터 한쪽에 있는 붉은 포장마차에서 추억의 빵집을 연다. 우리 착한 박씨가 이 빵집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