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 16강에서 만나는 상대이니 축구 이외에도 우루과이는 어떤 나라인지 간단하게 알아봤습니다.
다른 것들도 알고 보면 축구도 더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요.
우루과이 역시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처럼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점령과 원주민 학살의 역사로 시작합니다.
이후 혁명과 또 다른 식민지 시절을 거쳐, 독립투쟁과 군부독재, 내란 등을 거쳐 현재는 민주주의 체제를 이룩한 나라죠.
브라질과 달리 현재는 흑인이나 인디오 혈통은 거의 없으며, 주로 스페인계와 이탈리아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네요.
남미에서 수리남 다음으로 작은 나라지만, 안정된 사회시스템을 갖춘 비교적 잘(?)사는 국가에 속한다고 합니다.
우루과이,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과테말라, 온두라스, 에콰도르, 콜롬비아, 페루... 등의 나라들은
스페인 식민지에서 독립하며 여러가지 이유로 각기 다른 나라로 갈라졌습니다.
때문에 같은 언어와 역사적으로 공통적인 배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조금씩 다른 근대사와 인종분포, 이해관계들이 각 나라들 사이에 존재합니다.
남아메리카 대륙처럼 복잡하고 슬픈 역사를 지닌 곳도 없을 겁니다.
열강의 식민지배를 시작으로 원주민의 노동력 착취와 학살의 시대를 거쳐,
이후로는 전쟁과 처절한 독립투쟁, 군부독재 시절을 겪고,
현재와서는 계급과 이념 및 인종간의 갈등을,
그리고 다국적 거대 자본들에 의한 심각한 환경파괴와 빈부격차로 몸살을 앓고 있죠.
최근에 와서는 남미시장공동체(MERCOSUR)와 같은 대통합의 길을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그리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어찌보면 납득이 갑니다.
뭔가 열정적이고, 다혈질적인 동시에 낙천적이기도 한 남미인들의 복잡미묘한 정서는
어쩌면 이러한 복잡한 역사적 맥락에 기인하는지도 모르겠군요.
오랜 세월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여 만들어 낸 예술과 축구,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애증이 켭켭이 쌓여있는 대륙이죠.
그건 그렇고...
한국과 16강 토너먼트에서 맞붙게 될 우루과이는 과거에도 몇 차례 만난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비록 패했지만 당시 대표팀도 제법 잘 했었다고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참, 스페인전 황보관 선수의 불꽃 캐넌슛도 빼놓으면 섭하겠죠.
그리고 이후에도 몇차례 경기를 가졌지만 모두 패했죠.
하지만 네덜란드나 브라질에게 지는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는데요.
뭐랄까요... 공격본능을 조금 덜어낸 뒤, 이탈리아의 끈끈함을 더한 아르헨티나 같다고나 해야할까요.
하긴 얼핏 보면 앞서 한국과 경기를 가졌던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는 비슷해 보이기도 하네요.
물론 인종적으로는 아르헨티나가 더 유럽적이고 다양하긴 합니다만...
인접한 나라이기 때문인지 유니폼 색깔도 비슷하고, 국기에도 비슷한 상징이 존재하죠.
저 태양 문양은 '5월의 태양(sol de mayo)' 이라는군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의 시발점이 되었던 1810년 5월 18일~25일 간의 5월 혁명을 기리는 의미라는데요,
본래는 잉카신화의 태양신 '인티(Inti)'에서 빌어온 상징이라고 합니다.
한때는 브라질과의 대립구도로 인해 두 나라가 서로 우호적인 시절이 있기도 했지만,
현재의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정치,경제적 갈등이 존재합니다.
특히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부터 시작된 축구에서의 두 나라 간의 경쟁의식은 대단하죠. (참고:'축구공' 일화)
물론 현재는 경제나 축구 모두 아르헨티나가 저 만큼 앞서 나가 있는 것 같습니다만...
하여간 만일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가 16강에서 만났다면 정말 볼만했겠죠.
다시 축구 얘기로 돌아와서...
아래는 FIFA가 제공하는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의 조별 예선 3경기의 패스 통계입니다.
통계상으로도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비교가 되는군요.
패스 시도 횟수가 아르헨티나에 비해 60% 정도로 적으면서 성공율은 떨어집니다.
반면에 롱패스 횟수는 두 나라가 비슷하며 성공횟수도 유사하군요.
앞서 한국이 경험한 아르헨티나와는 전력과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는 반증이죠.
통계로만 보자면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와 비교해 패스를 통한 점유율은 낮으며, 긴패스는 좀 더 활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루과이의 긴 패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좀 더 살펴봤습니다.
아래 통계를 보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처럼 역시나 포를란 선수가 돋보이는군요.
파울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짱을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8번 수아레즈 선수와 미드필더인 17번 아레발로(Egidio AREVALO) 선수가 눈에 띄는군요.
포를란 다음으로 11번 페레이라 선수와 더불어 가장 많은 패스를 시도한 선수로군요.
그리고 수아레즈와 아레발로 선수가 나란히 파울 1, 2위입니다.
공격수인 수아레즈 선수가 파울 짱이라는 것도 흥미롭네요.
수비가담을 많이 했다는 걸까요... 아니면 터프하다는 걸까요...?
다시 경기를 봐야겠군요.
다음은 우루과이의 조별 예선에서의 포메이션입니다.
vs 프랑스전입니다. 4-4-2 로군요.
오른쪽 미드필더에 벤피카 소속의 DF 16번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Maximiliano PEREIRA)가,
왼쪽 수비에는 포르투의 MF 11번 알바로 페레이라(Alvaro PEREIRA)였던 것이 눈에 띄네요.
프랑스의 왼쪽에 리베리와 에브라가 있었으니 납득이 가기도 합니다.
그럼 오른쪽의 고부와 사냐 라인은...?!
vs 남아공전입니다. 4-3-3 이네요.
두 페레이라 선수가 본래의 포지션으로 돌아갔군요.
vs 메히꼬전(^^) 포메이션입니다. 역시 4-3-3 이군요.
대강 살펴보니 프랑스전은 공격이 강한 쪽을 의식한 수비적인 포메이션이었군요.
그럼 한국전에서는 어떻게 나올까요.
사실 전문가도 아닌 주제에 감히 예상하기 힘듭니다만,
우루과이가 수비를 두텁께하는 축구를 구사한다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너먼트 경기라는 점,
그리고 한국을 한수 아래로 생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면,
시작은 조심스럽게 하되 공격을 포기하지 않는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제 짧은 견해로는 남아공, 멕시코전과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지금까지 무실점으로 잘 해왔던 전략에 파격적인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요.
(한국팀의 전력이 공격적으로는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다고 보는게 객관적이라고 본다면 말이죠.)
다음은 공격과 수비의 통계네요.
공 격
MP : 경기횟수
MinP : 플레이 시간
ASS : 어시스트
OFF : 오프사이드
TS : 태클당한 횟수
SR : 단독대쉬
DPA : 패널티 에어리어로의 패스
수 비
SAV : 세이브 횟수
TCK : 태클 횟수
TGP : 태클로 공을 소유한 횟수
CLR : 클리어링 횟수
CC : 클리어링 성공 횟수
두명의 페레이라 선수와 아레발로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서 고른 활약을 보여주었네요.
다음은 파울 통계입니다.
Y : 경고
2YC : 경고 2회
R : 퇴장
FC : 파울 횟수
FS : 파울당한 횟수
역시나 전체적으로 미드필더들이 파울을 많이 주고 받은 와중에
공격수인 수와레즈 선수가 파울짱을 먹은 점이 재미있군요.
깔끔한 포를란 선수와 대조적입니다.
또 다른 공격수인 카바니 선수는 한 경기를 덜 뛰었음에도 파울을 많이 당했군요.
다음은 패스 통계입니다.
PAS : 패스 횟수
PCR : 패스 성공율
LP: 롱패스
LPR : 롱패스 성공율
MP : 미디움 패스
MPR : 미디움 패스 성공율
SP : 숏패스
SPR : 숏패스 성공율
패스를 200 회 이상 한 선수들을 기준으로 살펴보니 역시나 포를란 선수가 가장 많은 패스를 했더군요.
다른 공격수인 수와레즈나 카바니 선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포를란 선수 외에 역시 중앙 미드필더들의 패스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성공율도 높군요.
이번에도 모든 패스에서 고른 활약을 보여주는 17번 아레발로 선수가 눈에 띄네요. 롱패스의 성공율 또한 눈여겨 볼만 합니다.
그래서 아레발로 선수의 데이터를 좀 더 살펴보았습니다.
아레발로 선수는 MF 와 FW, 특히 페레즈/포를란 선수와 많은 패스를 주고 받았군요.
상대적으로 DF 들과의 패스는 예선 3경기를 통 털어도 그다지 많지가 않았다는 점도 보입니다.
수비형 MF 임에도 공격적으로 의미있는 패스를 지향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FIFA 의 통계를 대략적으로 살펴봐도 알 수 있 듯, 우루과이는 최고의 팀은 아니더라도 좋은 팀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TV에서 보여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포지션 체인지나 변화무쌍한 전술보다는 후방을 안전하게 하는 동시에 심플하고 효율적인 공격을 지향하는 팀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국팀은 어떻게 경기를 하면 좋을지 생각해봤습니다만, 역시나 잘 모르겠더군요.
탄탄한 개인기와 강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공격하는 우루과이에 맞서려면,
현재 한국팀의 불안한 수비를 어떻게든 보완해야 할텐데...
현실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팀이 달라지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코칭 스탭이 전술적으로 많은 준비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뉴스를 통해 대표팀이 PK 연습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승부차기까지 염두해 두고 있다는 것이겠죠. 당연히 준비해야죠.
그 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으니까요.
누구보다도 코칭 스탭들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테니 믿어 보는 수 밖에는 별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뭐 토요일날 붙어보면 알겠죠.^^
첫댓글 컬럼란으로!! ^^ 글 잘읽었습니다~~
컬럼란에 올리기엔 좀 함량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요.. ^^
롱패스 성공률이 좋은 15번 수미선수와 17번 오른쪽 미드필더를 박지성 염기훈 선수가 앞선으로 패스 나가지 못하도록 압박 해줘야겠네요. 4231이 적절할듯.
그리고 2번 루가나, 16번 막시밀리아노 페레이라 선수가 지키는 오른쪽 보다는 선수 교체가 잦은 우루과이 왼쪽을 공략해야될거 같습니다.
우루과이 왼쪽 풀백과 센터백이 경기마다 바뀌네요.
선수를 이선수 저선수 쓴다는건 그쪽 라인이 확실하지 않다는 이야기라.
이청용선수가 많이 뛰어주며 공격적으로 나가야할듯. 우리도 오른쪽라인이 걱정이긴한데..
17번 선수는 442에서 중미로 나서다 433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가는걸로 봐서 수비가 좋고 패싱력이 좋은 선수로 보입니다. 공격전개 작업이 좋기 때문에 15, 17번을 압박해주는게 우리 3선 수비수가 수비하는데 도움 될듯. 11번 선수는 442에서 풀백으로 나선 걸로 봐서 정통 중앙미드필더나 미더필더가 아니라 풀백과 433에서 왼쪽 미드필드를 같이보는 선수로 보입니다. 11번 알바로 페레이라 선수가 비록 우루과이팀에서 castrol index 최고점수를 자랑하지만 그선수만 넘으면 3선의 4, 6번 선수는 스타팅 11명중 최하위 점수인 10등 11등을 하고 있어서 구멍일듯, 가장 만만해보이네요.
쓰리백을 쓴다고 들었는데...아닌가 보네요...
그나저나 국기나마 아르헨티나하고 닮았다는게 찜찜하군요...
화면의 첫번째 골은 90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 아라비아 와의 경기에서 나온 골입니다.
두번째 골이 스페인전 골 입니다.
혹시나 해서, ^^
스페인전 골만 있는게 없더군요. 저도 퍼온거라서...^^
추천드립니다^^
정성들여 작성하신 글 고맙습니다.
컬럼으로 가긴가는데...여기에서 많은이들이 읽고 난뒤에....
시기적절한 분석글이네요. 잘봤습니다~
사월글 본 후로 최고의 정성입니다! 유익한 자료군요!! 여러번 읽었습니다^^
많은 분석~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우루과이가 우리의 배후를 노리는 역습을 경계해야 겠습니다 좀 그런 플레이에 능한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