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어제가 입춘이다. 추운 겨울이 다 지나지는 않았지만 '겨울이 오면 봄도 머지 않으리'
라고 노래한 셀리처럼 차가운 땅 속에서도 봄기운이 조금씩 솟아난다는 설입자와 봄춘자가
합쳐진 입춘이 아닌가. 멀리 있는 친구들한테서 카톡으로 '입춘대길'이란 영상이 들어왔다.
'입춘대길'? 문득 두보의 '춘망'이란 시가 생각났다.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 (나라는 깨졌으나
산과 강은 남아 있고, 성에는 봄이 와 풀과 나무가 무성하네.)
'대통령은 무슨 잘못이 있다고 감방에 가둬 놓고 정치권은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정쟁에 여념이
없으니 나라의 앞날이 심히 걱정이다.
그렇지만 죽으란 법은 없으니 희망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입춘대길이란 입춘문(立春文)으로
쓰이는 문구(立春)로서 「봄이 시작(立春)되니 크게 길(吉)하라는 의미와 또한 경사(慶事)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祈願)한다는 의미로 '立春大吉 建陽多慶'이 많이 쓰여져 왔다. 입춘이 되면
어른들이 벼루에 먹을 갈아 붓으로 한지에 크게 써서 집안의 벽에나 대문에 크게 써 붙였다. 이 외
에도 '나라는 태평(太平ㆍ泰平)하고 백성(百姓)은 편안(便安)하며 집집이 넉넉하다(國泰民安 家給
人足)'이라 든지 '문(門)을 열면 복(福)이 들어오고 땅을 쓸면 황금(黃金)이 나온다(開門萬福來 掃地
黃金出)' '부모(父母)는 천(千) 년(年)을 장수(長壽)하시고 자식(子息)은 만대(萬代)까지 번영(繁榮)하라
(父母千年壽 子孫萬代榮) 등의 글귀가 붙여졌다.
입춘이 되니 아파트 뜰 안의 매화 꽃봉오리가 제법 볼록하게 부풀어 올랐다. 올해에도 통도사의 자장매나
구례 화엄사의 흑매를 구경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몇년전에는 순천 선암사의 매화축제에도 다녀 오긴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