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용서를 위한 서원으로
정전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한국전쟁 당시 국군.UN군
북한과 중국의 수많은
젊은이가 이슬로 사라졌다
모든 생명들에 대한
추모와 화해, 용서와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증오.원망을 녹이고
화해.용서의 아름다움을
음악으로 선사하겠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KBS 열린음악회’가 3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개최됐다. 한반도평화대회 봉행위원회가 주최한 열린음악회는 평화대회를 1주일 앞두고, 오는 22일 방영될 예정이다. 이와관련해 조계종 포교원 포교부장 송묵스님이 기고문을 보내왔다.
정전협정으로 휴전이 된지 60년이 지났지만, 남북간의 국지적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과 북한의 핵실험은 여전히 우리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남북간 대립과 갈등, 전쟁과 핵의 공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금번 열린음악회는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불자들의 결집된 서원을 확인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봉행위원회는 이번 열린 음악회를 통해 남북간의 대화와 화합, 협력의 장을 공공하게 다져나가기를 희망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성공단의 재개, 이산가족 상봉을 환영하며 더 나아가 금강산 관광재개와 폭넓은 남북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국군을 비롯해 UN군, 북한의 병사와 중국군 등 수많은 젊은이들이 전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번 행사를 통해 유명을 달리한 모든 생명들에 대한 추모와 화해, 용서와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부처님께서는 원한은 원한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원한은 또 다른 갈등과 아픔, 대립과 한을 심어놓을 따름이다. 원한은 오직 용서와 화해, 참회와 수용으로 평화롭게 갈무리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반도평화를 위한 음악회는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이 땅에서 산화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한편, 아군과 적군 사이에서 벌어진 증오와 원망을 녹이고, 화해와 용서의 아름다움을 음악으로 선사하게 될 것이다.
평화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노력과 희생, 인내와 정진이 필요하다. 그리고 진정한 평화는 수행과 명상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이룰때 만들어진다. 그러한 내면의 평화야말로 이 시대의 아픔과 갈등을 치유하고 나아가 사회의 평화를 이룩하며, 남북을 하나로 연결하는 화엄법계의 구현으로 나타난다.
금번 열린 음악회를 통해 불자 뿐 아니라 전 국민이, 또 북한의 주민들이 마음의 평화를 간직하고 그 평화로운 마음으로 나와 너, 이웃간, 종교간, 인종간, 지역간 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기를 서원한다. 마음의 평화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를 평화롭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것이 부처님 가르침을 21세기에 해석하고 전하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지난 시절, 우리는 UN을 비롯한 수많은 우방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이제 우리는 기아와 질병으로 시달리는 지구촌을 위해 봉사와 구호활동을 펼치는 국가로 성장했다. 우리가 받은 혜택을 지구촌 빈곤아동에게 돌려줄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금번 음악회를 기회로 굶주림과 아픔으로 신음하는 모든 이들에게 아름다움 나눔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더불어 오는 9월27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오후2시부터 한반도 평화대회를 개최한다. 7만여 불자들과 이웃종교인, 다문화가정 등과 함께 할 한반도평화대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우리의 서원을 모으는 이 자리에 많은 불자와 가족들이 동참해 주길 당부한다.
[불교신문2942호/2013년9월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