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쯤 되는가 코로나 백신은 안맞아도 65세 이상 노인은 병원에서 공짜로 준다길래
독감 백신은 맞았다. 그런데 작년 겨울 독감인지 감기인지 모르겠으나 감기에 걸려서
한달간이나 고생을 했다. 결국엔 병원에 가서 감기약을 복용하고서야 정상으로 회복되
었다. 지금도 병원마다 독감 환자로 붐비고 있다고 한다. 며칠전 보건소에서 4월30일까지
독감백신을 맞으라고 연락이 왔다. 2025년1월15일까지 독감예방접종 기록이 등록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의 아내인 대만 유명 배우 쉬시위안이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린
뒤 폐렴 합병증으로 숨졌다는 소식에 대만에서 하루에 약 4만 명이 몰리는 등 독감 백신 접종
수요가 폭증했다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5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쉬씨
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난 3일 하루 동안 독감 백신 접종자가 4만 명에 달해 하루 기준 지난해
11월 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폐렴은 감기와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폐렴은 뇌혈관질환을 넘어 사망
원인 3위에 해당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올 겨울은 독감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유행하고 있어 독감
합병증이 일으키는 폐렴에 더욱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2년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2만6710명으로 2017년 1만9378
명에 비해 5년간 37%가 늘었다. 사망률도 지속 상승 중이다. 2023년 폐렴의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57.5명으로 암, 심장질환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2005년 사망원인 10위에서 약 20년 만에 3위까지
오른 것이다.
폐렴은 폐에 염증이 생기는 염증성 호흡기 질환이다. 세균, 바이러스, 마이코플라스마, 곰팡이 등에
의해 발생한다. 세균성 폐렴의 주원인인 폐렴구균은 우리 주위에 있는 흔한 세균으로 면역력이 떨어
지면 인체로 침투해 폐렴을 일으킨다. 대부분의 호흡기 질환처럼 기침, 재채기 등을 할 때 발생하는
비말을 통해 공기 중 전파가 가능하다. 병원균이 묻어있는 사람의 신체나 물건과의 접촉을 통해서도
체내에 침투할 수 있다. 음식물이나 음료를 잘못 삼켜 기도로 흡입할 때도 기도에 염증에 일어나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폐렴 초기에는 발열, 오한, 기침, 가래 등 감기와 증상이 매우 비슷하다. 흔한 증상인 만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폐렴이 심해지면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다른 장기들이 영향을 받으며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렴을 일으킨 세균이나 바이러스
가 혈액으로 퍼져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인 패혈증이 대표적이다. 패혈증은 혈압 저하, 장기 기능
부전을 일으키며 심각한 패혈증은 심장, 간, 신장 등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폐렴으로 인한 폐의 염증이 심해지면 폐포(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폐 속 구멍)가 손상된다. 산소가
제대로 혈액에 공급되지 않아 호흡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다른 장기들의 정상적인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폐렴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기류와 기흉은
폐기능 이상으로 폐의 모양 자체가 변화하는 상태다. 폐농양은 폐조직에 고름이 고여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들 합병증이 모두 심해지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폐렴 이야기는 동아사이언스 2월4일자 기사참조)
나이들면 면역기능도 떨어지니 예방접종은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예방접종 한다고 100%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예비군 훈련처럼 평소에 훈련경험을 조금 쌓아두면 유사시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싶다.
폐렴이 무서운게 아니라 합병증으로 오는 패혈증이 더 무섭다. 몇년 전에 내 재종도 폐렴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패혈증으로 죽었다. 그러나 저러나 날이 조금 풀려야 병원에 가서 독감백신 주사를 맞든지 해야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