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 알같은 내 돈

[윤승일]

어젯밤에 신기한 꿈을 꾸었습니다.

생전 내 꿈에 나타나지 않았던 대통령의 꿈을 꾸었습니다.(대통령 꿈도 돼지꿈 만큼 좋은 꿈이라지요)
글쎄 꿈속에서 노대통령께서 저에게 낙하산식 정부 고위 서기관쯤 자리를 주시고
전폭적인 내각 개편을 하셨는데 저에게 각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는 수여식에서 의전역활을 주시는 거였습니다.
꿈속이였지만 얼마나 황홀했던지...

흔히들 말하는 개꿈은 아침에 눈 뜸과 동시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만
어젯밤 대통령 꿈은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런 길몽을 꾸었으니 오늘은 나도 생전 처음으로 로또복권을 사볼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지리도 행운과는 먼 내 운명에 대통령 꿈을 믿고 일확천금을 생각해보는 내가 우습다는 생각이
허망한 행운보다 먼저 찾아 들었습니다.
'그래 아무리 좋은 꿈을 꾸었다고해서 그 불확실한 예감에 나를 실망시키지 말자.
가난한 운명으로 태어났다면 무리하게 부를 바라지말고 그냥 가난하게 살자.'

오늘 아침에 로또복권을 사러가야겠다고 잠시 생각했던 마음이 지금은 얼마나 부끄러운지.....

1993년.
서울에서 1백만원도 채 안된 봉급을 받으면서 승이리는 오직 아내와 자식을 위해
회사의 머슴처럼 일하며 안먹고 안쓰고 하여 모아두었던 돈 1천9백만원을 먼 친척의 인격만 믿고 빌려주었다가 떼었습니다.
11년전 1천9백만원이면 큰 돈입니다. 정말 구렁이 알같은 돈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물론 부자들에겐 연예인들과 함께 즐기는 하룻밤의 유흥비에 불과하겠지요.

오늘 대통령의 꿈으로 로또 따위는 바라지도 않고
11년전 내 돈을 빌려간 그 친척이 오늘 전화를 걸어와
"승일아. 이제야 네게 빌려간 돈을 갚으려하니 네 구좌번호를 불러다오."
이런 행운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랫동안 늘 침묵이여서 그만 닫아 두었던 휴대폰을 오늘을 켜두었습니다.
11년전 잃었던 구렁이 알이 다시 내게 오기를 기대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윤승일.

[초록구두]

ㅎㅎㅎ 그냥 여기다 얘기하지 말고 로또 사시지 그러셨어요. 로또의 꿈은 버렸지만 그래도 오늘하루 뭔가 좋은일은 생길것 같습니다 꿈덕에..^^^

[정은]

ㅎㅎ 용꿈꿀려고 머리맡에 길다란 용을 한마리 만들어서 걸어놓고 잤는디...꿈속에 나타난건 지렁이였다고.....ㅎㅎ 그래도 휴대폰으로 행운이 전달 됬으면 참 좋겠다고....

[윤승일]

휴대폰으로 내가 바라는 행운이 전달되는 날, 대구에 내려가서 내가 쏜다. 이런데 이 할매...새벽2시반까지 잠도 안자고 뭐한다냐? 하기야 나이가 드니 잠도 많이 달아나더라고.

[뚜껑]

구렁이 알같은 꿈..저 한데도 있는데..그저 무작정 기다리 기만 하고 있지요..7년전..일억..지금도 생각만 하면..가슴이 미여지는듯..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줄려고 하는 사람이 변해야 겠는데...지금도 전화하면...곳 된다면서...말로는 안되는게 없는 그사람..ㅋㅋ..어쨋든승일님이라도 잘 이뤄지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