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자녀가 있어 행복하다.
7일 오후 병점에 사는 딸이 온단다.
지난번에 큰며느리가 해 온 감자탕 얼려 둔 것을 꺼내 녹였다. 오기 직전에 밥을 앉히고 조기를 두마리 구었다.
마침 탁구동호인 아우가 해다 준 오이소백이와 총각김치가 있어 집에서 먹는 것이 좋을 듯 싶었다.
어버이 날이라고 오는 딸이니 저희들이 식대를 내야 할 것 같아 식대라도 안 들게 하고 싶었다.
중학교 2. 3학년인 외손녀 두 명과 사위가 얼마나 잘 먹는지 보기만 해도 흐믓하다.
8일에는 작은 아들네가 온단다.
오늘도 점심은 집에서 해서 먹으려고 탁구좀 치고 조금 일직 들어와 밥을 앉혔다.
오늘은 주 메뉴가 갈비찜과 제주도에서 온 옥돔이 있어 구워 놓기로 하였다. 갈비찜은 지난번 큰며느리가 해온 것이다.
밑반찬 명이지와 황태포 무침을 보태니 그런대로 한상이 차려진다. 게다가 아주 뽀얗게 끓인 곰국도....
아들네 식사대접비도 줄여주고 실은 난 요즘은 외식을 가능한 피한다.
내가 하는 우리집 밥이 더 맛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집 잡곡밥은 날마다 먹어도 맛이 있다.
아들은 한 공기 반이나 먹고 고3 학생인 손자는 두 공기나 먹는다. 맛 있다고들......
법 없어도 살만큼 착하기만 한 아들.... 대학을 나왔지만 그 학력을 써 먹을 정도의 능력없어 걱정이었는데.
큰 며느리가 롯데마트에서 골프샵을 운영할 때 크린스토아를 해 보겠다고 인수하여 시동생인 작은 아들에게
실무를 마끼고 운영을 하다가 아무래도 가게 두 개를 한다는 것이 벅찼던지 아예 시동생에게 안겨 버렸다.
그래 인테리어업을 하다가 그만두고 피자 가게를 하다가 엎어버린 작은 아들....
이제 제법 사업을 잘 하여 밥은 먹고 살고 전세집으로 전전하다가 집도 장만 하였다.
당시 사업자금이 없어 절절맬 때 남편이 2천만원을 대 주면서 다달이 용돈을 좀 주라고 하였다.
그때 부터 다달이 20만원씩 꼭꼭 통장으로 넣어 주는 아들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다. 10년이 넘도록....
그런 아들이 작년에 집을 산다니까 남편이 통장을 털어 아낌없이 천만원을 보태 주었다.
나는 남편이 이제는 안 받았으면 좋겠는데 나중에 줄망정 그냥 받는단다. 그래 난 그의 딸 손녀에게 매달 10만원씩을 보태 준다.
작은 며느리 항상 큰며느리만큼 음식도 못하고 살갑게 대하지 못함을 송구스럽다고 하지만
순박하고 성실하고 착하니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매달 용돈을 주면서도 이름달린 날(명절. 생일, 어버이날 등)은 꼭 챙겨 두둑이 용돈을 주는 며느리이다.
그래 재작년 8월에 작은 며느리 통장과 직불카드(애터미 관계) 하나를 내가 가지게 되었다.
애터미에선 두 번 정도 입금이 되고 그만 둔 통장이 있어 그 통장에다...
작은 며느리가 주는 용돈에다 조금 더 얹어 꼬박 꼬박 저축을 한다. 죽기 전에 목돈으로 줄려고....
9일 날은 큰아들 내외가 온단다.
손수 만든 수제빵을 탁구동호인들이 먹을 수 있도록 가지고 탁구장으로 먼저 왔다.
재 작년에 와서 한번 점심 식사를 대접한 지라 모두들 반갑게 맞이 한다.
" 어어님 아버님 잘 데리고( ㅎ ㅎ... 모시고 ㅎ ㅎ... ) 놀라고(노시라고) 내 아들 며느리가 와이로 쓰네."
라고 한마디 했더니 까르르 웃어댄다. 모두들 맛 있다고 요즘 집에서 빵 만드는 사람 없는데.... 라면서....
그 중 한 여인은 어떻게 만드는지 레시피 가르쳐 달라고 하여
"벌써 제자가 생겼네"라고들 하면서 한바탕 웃음을......
오늘 여동생 둘이 온다고 하니 외식하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고
난 내 집밥이 더 맛이 있어 식당으로 가기가 싫어 오늘도 집에서 먹기로 하였다.
아들 내외는 탁구좀 치고 나중에 오라고 하고는 먼저 집에 와 밥을 앉히고 아구찜을 준비하였다.
집에 들어선 며느리 역시 오늘도 한 보따리 반찬을 만들어 왔다.
갓김치, 오이소박이, 총각김치, 무말랭이 무침, 깻잎김치, 멸치볶음 등 등....
혼자 사는 여동생이 얼마나 부럴워하든지 그래 왼만한 건 다 가져가라고 하였다.
게다가 내가 만든 취나물과 도라지 무침 아구찜을 보태니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곰국도 내 놓으려니 극구 사양하여 곰국은 안 내 놓았으나 모두들 맛있다고 행복해 한다.
나의 큰며느리는 음식 솜씨가 끝내준다.
자기가 만든 음식을 모두들 맛 있다고들 하니 음식 만들어 나누어 주는 게 취미이다.
그래 난 가끔 큰며느리 음식에 너무나 행복해 하고 지인들에게 자랑을 한다.
깔끔하고 뭐든 하면 똑소리나게 잘하는 완벽한 며느리이다.
제 남편인 큰아들이 가끔 실패도 하고 손해도 보지만 그래 지하방으로 이사 가 몇년 살아도 보고
패물도 다 팔으면서도 한 번도 내 앞에 와 남편 원망도 않고 흉도 보지 않는 며느리이다.
이번에도 '아범 낳아주고 잘 길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라고 하루 전날 인사 메세지를 보내는 며느리이다.
나 보다도 훨씬 착하고 성실하며 완벽한 사람이니 나 무엇을 더 바라리오.
생전 힘들다는 소리 않고 도와달라 소리 않지만 두번인가 목돈을 좀 챙겨 주었고
큰 딸 손녀에게 3년간 매달 20만원씩을 도와 주었으니..... 나도 할미노릇 할만큼은 한듯 (ㅎ ㅎ ㅎ .....)
내가 살아있을 때 쓰는 것은 내 맘대로이다.
열 손가락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세명 자식에게 자로 잰듯 똑같이 줄수는 없는 법....
가능한 똑같이 사랑할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 되는 법....
난 내가 주고 싶은 자식에게 수시로 줄 것이다. 나의 통장에 잔고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특히나 신앙적으로 앞서가는 자식에게는 아낌없이 더 줄 것이다.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는 동생에 비하면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오늘 생긴 돈은 두 여동생에게 나누어 주었다. 안 받은 셈 치고....
맛있게 먹고 용돈도 받았다고 좋아하는 동생들 보며 더없이 행복하였다.
큰며느리가 탁구장으로 해 온 수제 찐빵...
첫댓글 시부모님과 시이모님들과 함께 한 식사로 저도 행복했습니다...뭐든 내가 해줄수 있을때가 더 행복하다는 생각에 음식을 하게 되면 친구들이나 다른사람들에게 나눠주게 되네요...받는것보다 내가 해줬을때 느끼는 행복은 몇배가 되는걸 알기에....아직도 빚이 있고 부모님이나 자식한테 부담주지 않고 해결하려다 보니 두분 부모님과 친정엄마께 용돈을 넉넉히 못드려 죄송한 맘이 항상 잇네요,,,40중후반에 갑자기 부도가 나서 빚 2억이 생겼을때는 죽고싶을 정도로 우울하고 매일 눈물로 지새웠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온 탓에 지금도 매달 얼마씩 갚아 나가고 있음에 감사를 드리며 빚에서 해방되는날 한턱 쏘겠습니다.
그래 에미의 나눔으로 행복을 느끼는 것... 아주 좋은 방법이지... 순간의 선택을 잘못한 에미가 삶의 무게가 만만치않구나.. 어쩌겠니 실패도하고 손해도 보면서 성숙해 가는거지.
부유치 못한 시집에 능력없는 남편 만나 고달픈 삶을 살면서도 누구도 원망않고 굳건히 가정을 지켜가며 자식들 보란듯이 키워놓았으니...장하고 대견스럽구나 이제 아이들 다 커서 제 삶을 살 정도이니 너무 고달프게 애쓰지 말고 큰맘으로 여유로움으로 최선을 다하며 살면 될거야... 모든것이 내 뜻대로만은 안되니 하나님 뜻에.....부모에게도 지금처럼만하면 돼. 더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도리어 힘든 너희들에게 도움을 못 주는게 안타까울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