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6/5
천목온천에서 여행의 마지막 날 잠을 자고 일어나서 보니
호텔 앞만 넓은 것이 아니라 뒷편으로 넓은 호수도 있고
산책로가 있어 룸메이트인 하정과 함께 일찍 짐을 꾸려 놓고
밖으로 나갔다.
산책로를 따라 아침 공기를 마시며 한참을 걷다보니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났다.
주변을 둘러보니 민가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아낙이 나물을 씻고 었는데
고수의 향이 바람을 타고 먼곳까지 나는 것이었다.
나는 그 특유의 향이 너무나 짙어 잘 먹지는 않지만
어린시절 고향의 옆집 텃밭엔 늘 그 고수가 심어 있어서
그 향이 지금도 코끝에 닿으면 익숙하게 알아내는데
나하고는 달리 하정은 상추쌈을 고수와 같이 잘 먹는다며 아주 좋아하는 야채란다.
일행들이 모여 아침 식사를 한 룸에는 난정서, 모공정, 정섭, 건륭황제의 글씨등의
서각작품이 벽마다 걸려있어 품위를 더했고 호텔 객실 내부는 물론
곳곳에 감상하기 좋은 멋진 미술장식품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역시 서예를 하는 회원들이라 사진도 꼼꼼하게 찍고
선생님의 작품 설명에 귀를 쫑끗 세우는 것이 모두들 열정이 대단하다.
아침을 먹고 1시간여 차를 달려 처음 도착지였던 제남시에 닿아
일정에는 없었지만 東昌湖라고 불리는 거대한 담수호를 관람하고
원래 예정 되어있던 시내의 산동성박물관으로 향했다.
그 나라나 도시를 알려면 그곳에 있는 박물관을 들러보면 제대로 알 수 있듯이
예정대로 박물관을 찾아 갔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박물관은 유물교체작업으로 휴관하여 입장이 되지 않았다.
옥에 타라는 말을 이런 때 쓰는 말인가 보다.
여행 하는 내내 그런데로 불편함 없고 목표했던 데로 다 보고 배웠는데
산동성 박물관 관람이 일정대로 되지 못하니 조금 짜증이 났다.
약삭빠른 가이드가 이리저리 연락을 하더니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시립박물관이 있으니 그리 가서 전시되고 있는 작품전을 보자고 하였다.
하는 수없이 인근의 시립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고급 빌라촌을 가리키며 가이드가 하는 말이
제남시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동네라며 한국 돈으로 일억정도 갈 것이라고 하여
일행들이 목을 길게 빼고 차창 밖으로 둘러보니 일단은 경비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역사유물을 관람하고 마침 전시중인 개인의 서화전시와 학생들의 서예작품도 살펴 보고
작가와 인사도 나누고 방명록에 선생님과 내가 축하의 글로 흔적을 남겼다.
일정이 거의 다 끝났기에 박물관 앞에서 중국의 마지막 식사를 하는 동안
가이드를 데리고 나랑 하정은 잠시 식당을 빠져나와 술을 파는 곳을 찾아 갔다.
값나가는 비싼 술들이야 가끔 선물로 받아 마셔보기도 하고 그래서 잘 알지만
그 지역의 특산주들이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서
중국을 찾을 때면 나는 몇천원짜리 지역 술인 백주 한두병 사오는데
하남에서 산 두강주는 52도짜리인데 맛이 썩 좋아서 반쯤 마시다 남긴 것이 있고
제남의 효돌천이라는 빠이주를 한 병 사고 서안의 특산주인 서봉주 한 병을 샀다.
시간을 맞춰 공항으로 향하였다.
5일간 안내를 해준 가이드와 작별하고 짐을 꾸려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나니
어서 가족들에게 돌아가고픈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일단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3시 대한항공 KE848편으로 출발하여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6시가 되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미리 대전서 올라와 대기중이던 버스에 올라 대전으로 향하였다.
역시 우리나라 버스가 편하고 좋았다.
발을 얹어 놓을 수도 있고 몸을 뒤로 젖힐 수도 있고
텔레비젼을 통해 위성 방송도 잘 나오고.............
잠시 천안 휴게소에 들러 따듯한 국물을 먹기 위해 우동으로 늦은 저녁을 하고
대전 엑스포남문 광장에 이르니 미리 연락을 받은 가족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4박 5일 짧지 않은 기간 탈 없이 문화답사를 마칠수 있게끔 꼼꼼하게 계획하시고
바쁘신 가운데서도 더 좋은 여건에서 답사하도록 몇차례 수정해 가시며
늘 고심하셨던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또한 준비를 하고
답사동안 수고를 해준 회장님, 총무님,그리고 회원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한 가정의 주부이자 엄마이고 아내인 회원들을 4박 5일 동안 나들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준 회원들의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첫댓글 함께 여행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서향님...늘 행복한삶 꾸려나가세요...
어려운 상황에 무탈히 마치고 돌아오신 여행기 잘 감상했습니다.
즐거운 여행 길에 동행한 듯 행복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동행한듯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깔끔한 여행기~~~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