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요즘 그야말로 동네 북 신세입니다. 그의 옛 명성을 생각하면 참으로 뜻밖의 일입니다. 위르겐 클린스만은 올해 60살이며 독일의 유명한 선수 출신입니다. 클린스만은 1990년 서독 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자 UEFA 유로 1996 우승의 핵심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1990년대 가장 강력한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그는 지금 독일과 미국의 이중 국적자이며 2011년부터 5년동안 미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 아시안컵 이후 엄청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역대 외국 감독가운데 가장 지적을 많이 받는 인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는 단지 이번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게 0대2로 패했기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는 지난해 2023년 2월 27일 2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벤투감독의 후임으로 한국의 새로운 감독이 되었습니다. 벤투감독의 고사로 인해 공석이 된 감독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그의 부임 일성이 한국에 주로 거주하며 한국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의 여론은 비교적 후한 평가를 했습니다. 역대급 스타 선수출신에다 한국에도 클린스만에 대한 팬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실망이 몰려온 것은 그가 부임한 후 얼마되지 않았을 때부터 입니다. 특정 국가의 대표팀 감독은 그냥 이름만 붙여진 그런 상징적인 자리가 아닙니다. 세계 20위권인 축구수준을 적어도 몇단계 즉 10위권 안으로 도약시켜야 하는 묵시적인 약속이 전제가 된 것입니다. 스타 선수 출신 감독이라고 경기에서 어드벤티지를 얻는 것도 당연히 아닙니다. 그가 감독이 되면서 그는 한국의 K리그를 비롯한 한국 성인축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만 했습니다. 각 경기장을 찾아다니며 자신에게 맞는 선수들을 발굴해 내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첫번째 과제임이 틀림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일을 결코 하지 않았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한국의 밤거리를 걸어 본 것도 지역 축구장의 경기후 그 지역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알고자 노력한 흔적이 전무합니다. 전임 벤투감독이 지금도 유튜브나 포르투갈 언론에 나와 한국의 문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한국에 머물지를 않는데 무슨 그런 경험이 쌓이겠습니까. 그는 미국과 독일을 오가며 그가 누렸던 옛 스타 선수의 이미지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 대표팀의 관리는 차 코치 등 특정인 몇명이 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 대표 선수들의 이름은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냥 특정 A매치때 잠시 모여 몸푸는 수준에 그친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이번 아시안컵때도 마찬가집니다. 예선전때 요르단의 경기에서 2대2로 간신히 비긴 것을 감안하면 4강전에서 뭔가 새로운 작전이나 대책이 나왔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전은 감독 부임 첫경기나 며칠전 경기나 다라진 것이 없습니다. 유럽리그에서 기량을 날리던 선수들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모양새입니다. 그렇게 할바에야 그냥 감독없이 선수들 끼리 경기에 나서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옵니다.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전반전에 요르단 선수들의 현란한 개인기나 경기 운영에 한국팀은 허둥댔습니다. 경기전날 언론에서는 요르단의 주요선수가 결장함에 따라 한국선수들은 요르단의 1.5팀과 경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뚱맞은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한국팀은 정말 밀리기 시작합니다. 이때 등장해야 하는 것이 바로 감독의 작전입니다. 아무리 대단한 선수라도 콘디션의 난조를 일으킬 수도 있고 피곤이 쌓여 제 기량을 발휘하지 않을 수도 종종 있습니다. 이럴때 나서라고 그 비싼 연봉주고 데려온 것이 바로 감독 아닙니까. 경기가 안풀리면 과감하게 선수 교체를 하든가 적의 허를 찌르는 변칙작전도 동원해야 하는 것이 감독 아닌가 말입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그냥 편안하게 경기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작전의 변화 이런 것은 예당초 그의 머리속에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경기가 끝난 후에 그의 자세는 더욱 가관입니다. 그냥 웃지요 입니다. 물론 패배후 야단법석을 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지만 처절한 패배후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히죽히죽거리는 것은 더욱 속을 뒤집어 놓기 충분합니다. 한국 국민들이 경기후 분노를 터뜨린 것은 단지 경기에서 진 것만이 아니였습니다. 경기속에 감독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감독이 승리하고자하는 애착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기면 좋고 져도 괜찮고 그런 자세였지요. 그리고 그는 패배후 기자들의 질문에 이제 월드컵을 준비해야죠 그랬답니다. 뭔가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는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감독 자신부터 깨닳고 작전을 짜겠다고 해야 정상아닙니까. 바둑에서 왜 경기후 복기를 하는지 클린스만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것입니다. 예전 스타플레이어에 그냥 머물러 있는 모습입니다. 자신이 왜 수십명의 한국 축구 대표 선수들을 감독해야 할 자리에 있는지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는 모양 아닙니까. 그래서 국민들은 분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클린스만 감독을 욕하지만 그는 원래 그런 성향의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냥 낭만적이고 태평스럽고 세계인적 기질을 가지고 자신만의 멋에 취해 살아가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단지 한국의 축구협회만 몰랐던 것입니다. 클린스만이 한국에 와서 한국을 골탕먹기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을 리는 없지 않겠습니다. 이것 저것 그리고 한국 축구의 특징과 성향 등 가지가지 요소를 생각하며 그 사령탑을 선택해야 하지 않았나 말입니다. 속은 전혀 모른채 겉만 보고 판단한 결과가 지금 이런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를 선택한 대한축구협회가 욕을 먹는 것입니다.
클린스만은 세계적인 축구 인물 즉 축구 사교계의 주요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는 특정 국가나 클럽의 감독대신 FIFA같은 조직에서 사교나 하고 인맥쌓기를 하는 그런 자리에 있으면 적합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대한 축구협회도 그런 의도로 클린스만을 영입한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들립니다. 한국 축구의 발전보다 어떻게 하면 FIFA의 임원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를 추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의 말 말입니다. 전임 회장처럼 말이죠. 대한축구협회는 모두 H 그룹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무슨 헌법에 나와 있습니까. 벌써 몇년동안입니까. 정몽준 회장이 1993년부터 회장을 맡고 난뒤 16년동안 회장을 했고 그 후임에 조중연씨가 4년했으며 2013년부터 지금까지 11년동안 정몽규회장이 맡고 있습니다. 1993년부터 2024년 31년동안 4년을 제외한 27년을 H 그룹인사들의 회장을 맡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대한축구협회처럼 무소불위의 조직도 없을 것입니다. 축구만큼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종목도 없습니다. 그런만큼 대한축구협회처럼 욕을 많이 먹는 곳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지적이나 욕을 먹어도 대한 축구협회처럼 전혀 변하지 않는 조직도 없을 것입니다. 이번 아시안컵 이후 클린스만 감독을 해임하라는 소리가 높습니다. 위약금이 어마어마 하지만 그런 인물을 데려온 대한축구협회가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는 극한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예로부터 요상하게 혈연 지역 학연에 억매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악습을 타파하기 위해 네덜란드 히딩크 감독을 데려오기도 했습니다. 대표 선수에 특정학교 출신이 많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지요. 히딩크 감독은 철저하게 기본기 위주로 선수선발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많은 외국인 감독을 영입했고 그 학연에 의한 선수선발은 이제 자리를 감추는 듯 합니다. 그러면 이제 다시 한국 출신 감독을 선임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옆나라 일본은 그래도 일본인 출신 감독으로 나름 성과를 내지 않았습니까. 말많고 탈많은 외국인 감독 선임에서 이제는 한국인 출신 감독으로 교체해도 될 시기가 되지 않았는가 그런 생각이 이번 클린스만 감독 사태를 보면서 생기게됩니다. 또한 성역처럼 되어버린 대한축구협회속으로도 제대로 된 개혁의 물결이 흘러들어가야 되지 않겠나 그렇게 판단이 서게 됩니다.
2024년 2월 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