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iling away - Chris De Burgh
내 꿈은 아주 소박했다.
그림 공부를 해서 유치원생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는 선생님.
태어나고 자란 곳이 동네에서 기와집이 한 채있는 시골 강촌이었다 .
육성회비가 없어서 국민학교를 못 가는 아이들이
동네에 한두 명이 있어서
우리 엄니 아부지가 나 때문에 힘들지 않으실까
어린 마음에 욕심보다 포기를 배웠고
공부를 멀리하기 시작했지만
성적은 그런대로 좋았는지 급장도 해보고
중학교 들어가서는 부반장이라는 완장을 차기도 했다.
우리 엄니는 툭하면 윗마을 봉시동댁 둘째 아들놈은
서울에서 은행에 취직을 하여
에브리데이 돈을 떡 주무르듯이 주물럭거린다고 부러워하셨다.
여자가 핵교는 무신 핵교여! 다 부질없는 짓이여.
그저 여자는 어서어서 취직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당께.
그 당시에는 서울에서 은행에 취직하면 최고급 직장이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공부도 하기 싫은데 잘 됐다 싶기도 하고
희미하게 문학소녀를 꿈꿨는데 날마다 박살이 나고 있었다.
결국 원하지도 않는 상고를 들어가 빈 책가방을 들고 놀러 다니는 꼴이 되었고
공부에 취미가 없는 몇몇 친구들과 어울려 튀김집 팥죽집 매점으로 싸돌아다녔다.
토요일마다 학생들로 옴짝달싹도 못하는 완행열차를 타야만 했다.
그 역전 이름을 지금도 외우고 있다.
(보성,광곡 이양, 입교, 석정리 능주, 만수,화순 앵남,남평,효천, 남광주,광주)
가끔 기차 안에서 만나는 은진이
국민학교 때부터 노래자랑 대회 상을 휩쓸고 껄렁대고 다니더니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온갖 푸성귀와 쌀 보리로 바꾼 금쪽같은 돈을 생활비로 받아와서
외상값 갚고 짝꿍한테 빌린 돈 갚고 나면 이틀 만인 화요일에 또 거지가 되어
완행열차에 몸을 실을 날을 기다려야 했다.
카메라가 귀한 시절 학교 앞에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구랫나루에
눈썹만 완전 송승헌인 털보 사진관 아저씨가 있었다.
점심시간이면 카메라를 목에 두르고 학생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기웃거리면
우리 엄니 뼈 꼴 빠지는 돈인 줄도 모르고 팥죽집에 외상도 하는데
뭐 일단 찍고 보자 해서 마구 들이댔다.
수 백 장은 될 것이다.
어쩌다 돈이 없을 때 운동장 구석에 사진을 펼쳐놓고 주인을 기다리면
빙빙 돌아 그 자리를 피했다.
나를 쫄래쫄래 거의 스토커 수준이었던 단짝 친구는
오이의 향이 좋다고 오이를 좋아하고
자칭 문학소녀라고 여고생의 향기에 젖어
한수산의 소설책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면서
국어 선생님을 사모한다는 표현을 노골적으로 하였다.
영원할 것 같았던 친구들 뿔뿔이 흩어지고
사진을 들여다보면 그날이 오늘 같은데
어언 몇 십 년이 흘러 버렸고 남은 것은 사진밖에 없다.
추석도 다가오고 빚은 송편이 아니라도
송편을 보면 어머니의 얼굴이 보인다.
첫댓글 흔히 주옥같은 글이라 하지요.
오늘 가리나무님의 글이 저한테는
보석처럼 귀하게 읽힙니다.
글 속에 오만 것이 다 있지요.
깨끗하고 따스합니다.
그냥 눈에 잘 들어오고 읽기 쉽게 쓰는 글이라
부끄럽습니다
추억을 가슴에 안고
가끔 끄집어 낼 수 있다는것만으로
행복 입니다
지언님의 격려글에
고개가 숙여 집니다
여고시절 당시의 심경과 환경을 매우 리얼하게 표현하시니
저도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돌아 올 수 없은 그때가 그립습니다.
글 솜씨가 좋으시니 학생시절 문학소녀가 분명합니다.
아름다운 영혼님
반갑습니다
여고시절이 있으면 남고시절도 있겠지요?
혹시 마음에 드는 여고생 뒤를 따라가신 적은 없나요? ㅎㅎ
문학소녀~ 맞습니다
마음만요
민초라거나 백성이라는 말이 그런 사연들로 뭉쳐져 있다고 하겠지요.
모습들이야 다 다르지만 내 어린 누이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은 성장과정을 거쳤고요.
추석이 가까워 오니 고향생각이 많이 나나봅니다.
이 아래 글도 그렇고요.
설은 너무 춥고 새해의 시작이라 추석과는 많이 다르지요
추석이 되면 가을바람도 불고그래서
고향이 더 그리워지나 봅니다
어린 시절 추억을
요렇게 써낼 수 있는 힘은
역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지요.
부유한 가정에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여도
그분에게 물어 보셔요.
가리나무님보다
더 불만이 많을 겁니다.
* 앞 정렬로 하시면 좋겠습니다.
수필방에 오신지 얼마 되지 않으니
이해는 합니다.^^
콩꽃님
어렸을때 어려움이 지금 생각하면
살아가면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행복이 있고 없고와 다름도 알고요
고맙습니다 ~
사진이 가운데 있어서 앞정렬로 하다보니
왼족 귀퉁이에 몰려 있는 것 같아
꺼림직하면서 올렸었는데 수정해야겠네요
@가리나무
사진 올리실 때
윗줄에 기호 처럼 생긴 것이 뜹니다.
맨 왼쪽 것이 크기 조절.저는 250 으로 하지요.
그 옆이 좌 정렬입니다.
클릭하고 따라 하시면 됩니다.
그게 어렵다면
글부터 적으십시요.
@지언
자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사진 크기 설정과 이미지 편집 다 아는데
사진과 글을 가운데로 몰리게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이제보니 왼쪽 정렬이 깔끔하네요
그 시절 사진을 펼쳐놓고 보면
기억 속의 나는 범생이었는데
사진 속의 나는 왜 그렇게
불량학생으로 보이는지...ㅎㅎ
힘들긴 하셨겠지만 통학 기차에
대한 추억도 간직하고 있네요.
저는 도시 변두리에 살아
그런 추억이 늘 부러웠지요.
두레상 펴두고 형들과 누나들과
추석 앞두고 송편 만들던, 팥고물
냄새와 남매들 웃음소리 가득했던
추억 속의 추석풍경이 그립습니다.
사진을보면 다 나타납니다
마음속 깊은곳에 불량끼가 숨어 있었는지도요 ㅎ
완행열차의 추억도 각 역마다 풍기는 냄새도 다 기억 합니다
돌아오는 추석~
송편 많이 드시고
살도 많이 찌세요 ㅎㅎ
여고때는
그 젊음의 풋풋함이
영원할거라 믿었지요.
가장 아름답고 멋진 그시절이
너무 그립습니다.
이젠 이렇게 할매가 되었지만요.ㅋ
할매는 무슨 할매요 ㅎ
제라님
이쁘요 ~~ ❤💘💘
빛나는 재능이 많으신 가리나무님.
너무 일찍 철이 들어 부모님 걱정에
욕심 보다 포기를 먼저 배우신....
제가 지난 댓글에서 가리나무라는 이름에서
희생이 느껴진다고 했었는데 비슷하게 짐작했네요.
갈고 닦을 기회는 놓쳤지만 그 재능들은 온전히 가리나무님 안에
그대로 머물고 있으니 이 곳 수필방에서 마음껏 펼치시길요.
헤도네님
반갑습니다
어찌그리 제 마음을 속속들이 알아차리셨는지요
재능이라기보다는 지난날의 일기로 생각 합니다
칭찬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돌아보면 풋풋하던 그때가
그립지요.
그때는 왜그리도 범생이로 살았는지~
때론 나도 좀 놀아볼걸, 그런 생각이
들때도 있네요ㅎ
가리나무 님의 여고시절의 글이
그리움을 불러오네요.
잘 읽었습니다.
학생은 공부가 첫째입니다
모범생은 헛짓을 하지 않아 재미 없을 수 있지만
학생의 기본은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이지요
나름 모법생대로 추억이 있으실겁니다 ~
혹시 별명이 깜장토끼아니셨나요
제가 처음 알게된 소녀의 별명이 깜장토끼였습니다
양갈래머리 까만소녀 참 앳되고 예쁩니다
이수미의 여고시절 선물로 드립니다
https://youtu.be/XBM3O5r1Yiw?si=4soMk_EEE65UVCl_
PLAY
땡 !~ 틀렸어요
깜둥이였습니다 ㅎ
우리 연식의 사람들은
이수미의 여고생을 다 알지요
오랜만에 듣습니다
그 시절 엔 대부분의 생각들이나
바램이 선생님이 되거나 아니면 시 나 수필 또는 소설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들 했습니다^^
저도 작가가 되고 싶어 몸살을 알았었지요
그래서 학원 이란 잡지에 원고를 놓고
운좋게 가작으로 뽑혀 실린적도 있었습니다 ㅋ
살다보니 나는 엉뚱한곳에 와 있습니다
여학생이건 남학생이건 그런 기질이 다 있었나 봅니다
저는 작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아예 접었어요
같은 반 친구들 연애편지 몇번 써 준적도 있는데
아련 합니다
보성에서 광주까지 기차통학을 하셨군요.
나도 중학생 시졀 기차통학을 하였는데 ᆢ공감가는 글 잘 읽었습니다
보성에서 광주역
역마다의 풍경을 아지도 생생하게 기억 합니다
광주에 가까워지는 남평역에 이르면
도시 냄새가 살살!~~풍기기 시작하지요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플로라님
반갑습니다
하늘은 높고 푸르고
아름다운 가을날들 입니다
행복한 가을 되시길요
철 없지만 꿈 많던 그리운 시절
진솔하게 엮어내어
아름다운 작품을 하나 만드셨네 ㅎ
잘 읽었어요.건필 유지하시고
즐겁게 지내세요.
한스님
안녕하세요?
요즈음 몸이 좀 이상하여
안녕하세요란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누구나 저맘때면 꿈이 많았지요 ㅎ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가을 되시길요
예쁘기도 하셔라
뿅망치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아이고
귄 있고 참 사랑스럽소 !
뭐니뭐니
해싸도 젊을 때가 시상인 것을 ...
글도 좋았는데
사진에 홀려부럿소 ㅎㅎㅎ
윤슬하여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꿀꿀이 밥 주셔야지요 ㅎㅎ
제가 올가을엔 가을을 많이 타나 봅니다
올해에는 유난히 지난 추억을 부여잡고 있습니다
@가리나무
저는 늘 가을이에요
그러니
이 짓(글 쓰기)을 안하려해도
손가락에다 단풍을 달고 사니
가리나무님의 글 행간에서는
저도 그렇지만
흙 내음이 나요
우리콰는 자신의 이야기하기에
급급해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야하는
남의 이야기를 다룰 새가 없다는 게
늘 아쉬움으로 남죠
고향 뒷동산에 오르듯
가리나무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건필하십시요ㆍ
제가 중3 때까지 옛날 깜장 교복 입은
마지막 교복 세대라서 그런지 선배님들의
정서를 물려받아 저희 고교 시절만 해도
대부분 여학생들 문학소녀에 시 한 두 개 정도는
외우고 다녔지요. 저도 친구들 연애편지 대필로
용돈 벌이 가끔 했는데 내용은 제가 작성하고
글씨는 필체 좋은 녀석이 쓰고 나름 분업화 되었던 ㅋ
폼 잰다고 시를 꼭 넣어서 쓰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편지덕에 결혼한 커플도 있으니 나름 성공 ㅎㅎ
가리나무님 눈이 참 깊고 그윽하니 이뻐요^^
혹시 토끼머리 뿔나는 그런 날이 와서
제가 일본 가면 밥 한 끼 사주시나요? ^^:
밥만이겠어요?
돈까츠 , 쓰시 , 우동 ..... 등등 말씀만하세요
까이꺼 ㅎ
겨울꽃장수님도 한문장 하셨나보네요
저는 필체가 그런대로 괜찮아 엽서에 시 쓰는것도 대필 했습니다
무보상 ㅎ
여고생이 가방들고 있는 인형이 볼수록 귀여워요
' 남은것은 사진뿐이라~ '
' 어디서 좀 많이 놀아보셨군요~~'
~ 노래방 멘트~
저의 그 시절과는 거의 정반대의 길이어요!!
오늘도 역시 가슴이 뻥 뚫리는 선곡에
감사드리면서~~
저와는 정반대라면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뻘짓 안하시고
모범생이셨군요
지나고보면 모두 추억이 됩니다
마른님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나이컨님
안녕하세요
우리학교 명찰은 파란색 바탕이었습니다
튀김집에서 여학생 쪽수에 밀리면 아무래도 주눅이 들지요 ㅎ
과자부스러기,아이스크림,튀김,팥죽을 먹는 재미에
3년이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남학생 교복은 거의 검정색이고 모자도 검정
저도 싫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공고생은 야간학생도 있었는데
껄렁껄렁대면서 홀쭉한 가방만 들고 다니는 불량 남학생이 많았어요
나이컨님은 공부 하시느라고 바쁘셨나 봅니다 ㅎㅎ
그러게요. 우리에게도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이 있었어요.
넘 멀어서 아련합니다.
저도 고등학교 다닐때 공부 안했어요.
시간 났다하면 서울이니까 연극 보러다니고
영화나 보러 다니고 문학사상 창간호에 나왔던 박경리 작가의 토지 얼마나 심취했던지.
저희 아버지는 소설책 만 본다고
저만 보면 화를 내시고 그랬어요.
아버지 애물단지였어요ㅠㅠ
나무랑님
반갑습니다
그런 말이 있지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쟎아요
그때야 속을 썩혀드려서 부모님이 걱정을 하셨겠지만
지금은 아니실 것 입니다
날마다 좋은 일 많이 있으시고
행복한 가을 되세요
어려서부터
이목구비 이뿐
연예인 기질 얼굴
이시군요 ㅎㅎ
참 좋은계절
해외도 아무나 오나요??
다 소질이죠 그쵸? ㅎ
다들 그렇게
이날 여기까지 왔으니.
힘내서
잘 살아 보자구요!!!~~
어릴때 예쁘면 커서 손해예요
나이가 들어가니 거기서거기 ㅎ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인삿말도
그냥 그랬던 친구의 인삿말은
어머!~ 하나도 안 변했네
예뻤던 애들에게는
못알아보겠다
그 얼굴이 다 어디로 갔다냐 ㅎㅎ
씁쓸 합니다
뭐 즈그들은 안변했나?
해외에 사는것도
역마살도 있고
어렸을때부터 어느정도 정해진 운명 이라고 봅니다
어디에 살던 잘 살아야지요
수샨님은 항상 씩씩하시니까
잘 살고 계실거예요
나열하신 완행열차 역 명
저도 기억이 새록새록요 ㅎ
광주에서 고등학교 다녔거든요
전남 광주
맞지요?
광주에서 남고는 대충 알고 있는데 ......ㅎ
만나서 반갑습니다
@가리나무
네~~ 전남 광주요
대충 알고 계시는 그 학교 ㅎ
@뭇별 ㅎㅎ 설마 지원동에 야간상고는 아니겄쥬? ㅋ
글이 물 흐르듯 잘도 넘어갑니다.
수필방이나 삶방에 쓰시면 팬들이 많으실 겁니다.ㅎ
손수건님
오셨군요 ㅎ
삶방에 수필방에 어줍잖은 글 몇개 올렸는데
흔히들 말하지요
술마시다가 안주가 떨어졌다고 ....
워낙 책을 읽지않아 밑천이 달랑달랑 합니다
이 글과 비슷한 글 여기 있어요 ㅎ 불량 여고생
https://cafe.daum.net/beautiful5060/8vuU/11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