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말이나 주일에는 솔직히 말해 좀 심심하다. 아들 딸들은 다들 자기 새끼들
데리고 나가 놀려고 하지 늙은 에미 애비 보기를 돌같이 한다. 예전에는 한 집에
살아도 자녀가 멀리 나갔다 오면 부모에게 찾아가 "먼길 잘 다녀왔습니다"하고
인사부터 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며칠전 서울과 인천에 사는 큰딸 작은 딸 식구들이
함께 필리핀 세부에 며칠간 휴가여행을 다녀왔어도 일언반구도 없다.
주중에는 주식시장이 열리니 주로 잃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한다고 바쁘다. 개장하자마자부터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으면 시간이 언제
지나가는지 모른다. 멀허자면 심심할 시간이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주말이나 주일
에는 주식시장이 문을 닫아버리니 오갈데가 없으니 심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뉴스나 드라마를 다시 틀 수는 없지 않은가.
심심한 참에 챗GPT에다 '심심풀이 땅콩'의 유래를 물었더니 이 녀석 하는 얘기는
다음과 같다.
[“심심풀이 땅콩”이라는 표현은 한국에서 흔히 사용되는 관용구로, 심심할 때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간식이나 활동을 뜻합니다.
유래
- 땅콩은 껍질을 까먹으며 오랜 시간 동안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간식으로, 부담 없이 먹기 좋습니다.
- 과거 한국에서는 땅콩이 값비싼 간식이 아니었기 때문에, 특별한 목적 없이도 가볍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 ‘심심풀이’는 말 그대로 "심심함을 달래는 것"을 뜻합니다.
- 책을 읽거나 TV를 보면서 가볍게 할 수 있는 행동을 의미하며, 음식뿐만 아니라 오락 활동에도 사용됩니다.
- “심심풀이 땅콩”이라는 말은 20세기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 이는 간단한 오락거리나 가벼운 간식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후에는 다양한 상황에 응용되면서
- 널리 퍼졌습니다.
요즘은 단순히 땅콩뿐만 아니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 게임, 퍼즐 등에도 "심심풀이"라는 표현이 붙기도 합니다. ]
하지만 위의 답은 아직 수박겉핥기식밖에 되지 않는다고 보인다.
여기서 심심풀이라는 말의 뜻은 '심심을 풀기' 또는 '심심하지 않게 하기 위한' 등의 의미다. 심심함을 풀기 위한 조치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바탕에 깔린 조건으로는 크게 힘이나 경비가 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취지에서는 크가가
작은 땅콩이 적당하고 크게 비싸지도 않으니 안성맞춤이다.
내가 '심심풀이 땅콩'을 들었던 것은 1960년도 초반, 진주와 부산간을 운행하는 기찻간에서였다. 첫차 열시차,네시차,
막차 {펑촌역 기준)이렇게 하루에 4번 다니던 기차는 항상 만원이었다. 그 만원 속을 헤치고 다니면서 '심심풀이 땅콩'
바구니를 한 손에 들고 크게 외치고 다니던 마치 조폭 처럼 생긴 장사꾼들이 있었다. "심심풀이 땅콩 왔습니다!" "오징어나
땅콩 있어요!" 굴뚝으로 검은 연기를 내뿜어며 칙칙폭촉 달리던 완행 기차가 느려서 타고 가는 사람들도 심심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