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에는 큰물난리 남한에는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 어수선한 한때를 보냈습니다. 근래에는 이러한 자연재해가 더 자주 일어나고 있는데요. 오늘은 자연재해 시 대처법에 대해 동의사 강유 선생님의 도움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이: 보통 북한에서 볼 수 있는 자연재해라고 하면 어떤 것을 말하는 겁니까?
강: 네. 거의 모두 수재라고 생각합니다. 수재는 연연 행사처럼 거의 해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수재에 대비하여 제방복구라던가 강바닥 낮추기 공사 같은 것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한다고 해도 수재가 일어난 다음 땜질식으로 지방인민들이 자체로 제방을 쌓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의 수재는 모두 인재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지금같이 지역적으로 폭우가 상상할 수 없이 쏟아져서 수재를 비롯한 자연재해를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는 발전된 국가들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태풍과 폭우에 많은 피해를 보고 있지만 북한은 산이 국토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이면서도 산이 벌거숭이어서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이: 최근에 있었던 큰물난리처럼 수해가 발생했을 때는 어떤 조치를 가정에서 취해야 하겠는지요?
강: 네. 옛날부터 7-8월은 장마철이라고 하였는데 지금은 그런 절기에 관계없이 국부적 혹은 지리적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자연재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기예보를 잘 듣고 사전에 수해를 비롯한 자연재해를 대비하여 가정에서 재해대비 물자들을 미리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고난의 행군전에는 전쟁을 대비해서 여러 가지 의약품과 비상식품을 준비하라고 조직적으로 강요했지만 고난의 행군 후에는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전쟁대비 예비물자 준비란 말이 거의 사라져 버렸습니다.
재해는 집단적으로 혹은 조직적 힘으로 막는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재해의 수해 자는 개인자체입니다. 때문에 재해가 나기 전에 개인별로 재해에 대비한 예비물자를 준비하고 개인마다 지참하게끔 준비해야 합니다. 이전에 가정에서 전쟁준비를 위하여 예방약품과 식량을 준비하라고 하였을 때 가정을 단위로 하게 하였는데 전쟁이나 자연재해 모두 가족을 상대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을 상대로 재해가 닥칩니다. 이번에 두만 강 범람에 의한 홍수를 살펴봐도 일단 홍수가 범람하면 무자비하고 혹독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중학교를 다닐 때 중국 길림성 왕청 현 대흥 구 홍수 이야기입니다.
수일간 비가 와서 가야하 물이 강둑까지 차 올라왔다 합니다. 대흥구 구장은 민병들을 동원하여 강둑에 보초를 세웠을 뿐 구내에 있는 수만 명 주민에 대한 대피명령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깐 사람들이 돼지 잡고 술 마시고 많은 이들은 비가 오니깐 일찍 감치 잠자리에 들고 이때 상류에 있던 춘향 저수지 땜이 터지면서 천교령이란 목재산적지에 산적되어 있던 수많은 통나무를 휩쓸고 하류로 내려가면서 마을과 농토가 모조리 결단 났을 뿐만 아니라 대흥구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대흥구라는 한 시내가 완전히 황토 속에 매장되어버렸습니다. 수재민을 돕기 위하여 우리 중학생들도 빵을 배낭에 메고 대흥구 수재지역에 갔었는데 그때 황폐화 되고 처참하던 모습이 티브이에서 방영되고 있는 두만강 수재지역과 방불했습니다.
이: 물난리가 났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식수 일 텐데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없어 주위에 물을 먹고 탈이 났을 때의 민간요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강: 네. 수재 때는 황톳물로 수원지뿐만 아니라 우물까지도 오염되기 쉽습니다. 한국이나 선진국처럼 물을 사서 먹는다면 미리 식수를 준비해두면 좋겠지만 북한은 먹는 물조차 때가 지나면 구하기 쉽지 않은 형편입니다. 그리고 수재가 났을 때는 식수가 더욱 위급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 사용할 수 있게 미리 물 여과기를 집에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북한에서는 수많은 가정과 사람들이 술을 빚어 생계를 유지하였습니다. 술을 여과하기 위하여 집에서 여과기를 만드는데 이런 여과기가 있으면 황톳물도 여과하여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과기를 만드는 것은 간단합니다. 1.8리터짜리 플라스틱(패트)병 밑굽을 자르고 병아구리 쪽으로 처음에는 깨끗한 면화 솜을 2센치 두께로 펴고 그다음 숯을 5센치, 그다음 깨끗한 모래를 5센치 폅니다. 이런 순서로 두 층 가량 만들고 그 위에 황톳물을 부으면 깨끗한 물로 여과되는데 이물은 반드시 끓여서 마시어야 합니다. 물속에 있는 잡질은 걸러낼 수는 있지만 물속에 있는 균까지는 거를 수 없습니다. 수재 후에는 반드시 질병이 발병하는데 주로 설사와 감기와 같은 두통과 전신 통입니다. 그리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때문에 불면증이 심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설사에는 주로 현초를 많이 사용합니다. 현초는 강가와 들에서 구하기가 쉽고 설사에 효능이 높은 설사멎이 약입니다. 달일 수 없을 때는 현초 잎을 그냥 씹어 먹어도 괜찮습니다. 조금 쓴맛이 나지만 설사는 금방 멎게 합니다.
이: 남한에서는 예전에 없었던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했는데 북한의 경우는 어떤가요?
강: 네. 이번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5.1의 지진과 5.4에 달하는 여진 때 무척 놀랐습니다. 우리는 아파트 맨 위층인 15층에서 사니깐 더 흔들리고 진동을 받은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크게 흔들리지는 않고 건물이 조금 덜덜 떠는 감을 느끼었는데 여진 때는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고 아래위로 덜덜 떠니깐 메스껍고 다리가 휘청거려서 바로 일어설 수 없었습니다. 진동이 멈추자 곧바로 밖으로 나갔는데 아파트 앞에 많은 주민들이 내려와서 아파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여기에 있으면 안 되니깐 아파트가 무너져도 피해를 보지 않을 넓은 공간으로 가야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북한에서 80년대 중반에 점심식사 후 잠깐 오침하려고 누웠다가 갑자기 전등이 그네 뛰듯 세차게 흔들림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큰 피해를 몰랐습니다. 피해가 있어도 북한은 워낙 그런 걸 발표하지 않으니깐 국민들은 잘 모르고 지내는 것이 정상이지요. 근데 근래에 탈북한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핵실험하면 함경북도 길주와 명천 그리고 함경남도 단천 등지에서는 지진처럼 많이 땅이 흔들렸다고 합니다. 중국 길림성 연길에서 소학생들이 지진을 느끼고 운동장으로 대피하였다는 보도를 보고 연길에 있는 친척들에게 물어봤더니 그들도 지진을 느끼었다고 합니다. 지진은 인명뿐만 아니라 생태계도 파괴합니다.
지진을 비롯한 자연재해를 직접 겪고 나면 자연에 대한 심리적인 두려움이 심신깊이 자리 잡게 됩니다. 지진 같은 재해는 인간에 너무 무자비하고 참혹한 후유증을 남게 합니다. 이런 자연에 대한 두려움이 불안을 조성하고 심리를 자극하여 한곳에 정착하는데 방해를 주게 됩니다. 나도 며칠 동안은 다리가 떨리고 불안하여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지진을 미리 대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를 처음 심각하게 깨달은 것 같습니다. 지진이 나서 대피하는 것은 이미 늦은 대비이고 죽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소극적인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지진이 나도 끄떡없는 내진설계로 지어진 건물에서 살아야 그나마 지진 대비가 되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 자연재해를 대비해서 준비해야할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요?
강: 네. 앞에서 설명 드린 것처럼 가족단위로 재해대비 물자를 준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재해는 사람 개개인에게 해당하기 때문에 재해에 사용할 물과 음식물을 최우선으로 하되 적어도 3일간 식량과 식수는 마련해야 합니다. 모든 재해는 3일이면 구호되거나 수재도 멈춰지기 때문입니다. 재해대비 3일은 자기 생명을 살리는 것이므로 이 3일을 잘 대비하게 준비하여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히 계십시오.
이;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은 자연 재해 시 대처법에 대한 주제로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 동의사 강유 선생님 진행에는 저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