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
호프집에서 기본적으로 취급하는 안주들 몇가지가 다인데
그냥 안주니까 먹는 것이지 맛있어서 시켜 먹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노가리가 제일 괜찮긴한데,
대부분 피처하나 시켜놓고 그냥 안주 없이 술 먹습니다.
술?
병맥주, 양주야 그 맛이 그 맛일 것이고,
이 집 생맥주 맛있다는 사람,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생맥주 가지고 장난치거나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동네 허름한 통닭집에서나 먹을법한 생맥주가 거기 있습니다.
서비스?
선불입니다. 돈내면 술하고 안주는 갖다줍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인사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합석은 기본입니다. 자리 없으면 서로 밀착, 자리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나마 서빙한테 먼저 인사하면서 잘보이면 자리 만들어 줍니다.
서비스, 대접 이런 개념이 들어설 공간이 없는 곳입니다.
화장실? 인테리어?
신촌에서 최악의 화장실 꼽으라면 첫 손에 들거라고 생각합니다.
손 씻는 곳도 없습니다.
남자 소변기에 물나오는 것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여자 화장실은 안 들어가봐서 모르겠는데 물은 나오는 것 갔더군요.
인테리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4인석 테이블, 2인석 테이블 그런 것 없습니다.
기다란 통짜 테이블에 20년전 교실 나무의자들이 죽 늘어서 있습니다.
그냥 오는 순서대로 대충 끼어 앉으면 됩니다.
음악?
판은 좀 있습니다. 몇장인지는 잘모르겠습니다.
세다가 해 바뀔지도 모릅니다.
천장에 BOSE901이란 나름 좋은 스피커가 달려있습니다.
락에 좋은 스피커로 유명한 놈입니다.
DJ 뒤쪽으로 한 20인치쯤 되보이는 우퍼 한쌍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음악 소리가 하도 커서 옆 사람이랑 얘기하려면 소리 질러야 됩니다.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도 음악소리에 눌려 시끄럽지 않습니다.
신청곡도 받습니다.
대신 신청곡이 나올 거란 기대는 말아야 합니다.
신청한다고 다 틀어주지 않습니다. DJ 마음대로입니다.
뭐 아리따운 아가씨가 고운 미소를 덤으로 얹는다면 모르겠습니다.
주말에 잘못 가면 고생합니다.
어찌어찌 외간 사람들 틈에 끼어앉아 술 한 잔 할라치면
여기저기, 앞 뒤 옆에서 춤추는 사람들때문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난리도 아닙니다.
왠 모르는 인간이 같이 춤추자고 팔도 끌어 당깁니다.
바싹 밀착하고 앉아서인지
내 옆에 앉은 모르는 사람들과도 친해지는 것은 금방입니다.
건배 한번 하면 바로 친구가 됩니다.
잘못 걸리면 미국사람, 독일사람, 영국사람 등등
외국인 만나서 팔자에 없는 외국어를 쥐어짜게 됩니다.
우드스탁이라면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나이트 부킹을 생각하시면 곤란합니다.
각잡고 술 마실 공간도 아니고
대부분 안주도 없이 강냉이에 생맥주 마시면서
긴장은 어디 갔는지도 모르게 풀어진 사람들 사이에서
부킹 같은게 통할리가 없습니다.
그냥 분위기가 좋고 음악이 좋은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니까 죽이 잘 맞는 수준입니다.
물론 옆에 괜찮은 이성이 앉아준다면 뭐 고마운 일이겠지요. 하하하.
여기 다닌지 한 십년쯤 된 것 같습니다.
신촌 갈 일이 있으면 무조건 들리는 곳입니다.
시원한 음악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흥얼거리다보면
일주일치 스트레스가 홀랑 날라갑니다.
위치는,
연대 앞 파파이스 골목으로 들어가시면
편의점-닭갈비 4거리에서 좌회전,
10미터쯤 가다 3거리에서 우회전,
그대로 50미터쯤 가시면 왼쪽으로 우드스탁이 있습니다.
바로 옆에 송아저씨 빈대떡이 유명하죠.
피처가 8,000원. 안주들은 10,000원 왔다갔다합니다.
병맥주들도 구색이 마추어져 있습니다.
양주도 기본적인 것들이 몇가지가 있고
스트레이트와 간단한 칵테일도 팔고 있습니다.
대부분 안주 없이 피처만 시켜서 기본안주 강냉이와 먹는 분위기입니다.
간단하게 초코렛 하나 사와서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주 안 시킨다고, 안주 사와서 먹는다고 눈치주는 경우 없습니다.
양주 병째로 시켜서 먹는 분위기도 아니고
피처 먹다가 한 잔씩 시켜먹거나
입이 심심하면 안주도 같이 할 수도 있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주말에 아저씨 하나가 맥주잔 들고 머리 흔들고 있으면 접니다.
뭐 그런 아저씨들이 좀 많긴하지만 다니다 보면 대충 알게됩니다.
우드스탁에서 만납시다.
첫댓글 ㅎㅎㅎ 우드스탁 분위기를 기가막히게 자~알 설명해주셨네요. 주말에 갔었는데,,, 분위기에 젖고, 술에 젖어서, 몸치(?)인 제가 나도 모르게 그만,, 일어나서,,흔들흔들,, 오바를 하고 말았네요.ㅋㅋ 암튼 멋진 곳입니다. 여러분한테 강추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