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20·남)씨는 신발을 구입하러 갔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신발 밑창을 살펴보니 뒤꿈치의 바깥쪽만 닳아있었던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전의 신발도 동일한 부위만 닳아있었다는 김씨. 그는 척추가 휘었을 때 신발 바깥쪽이 닳는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혹시 척추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 했다.
사실 김씨의 말이 그렇게 터무니없는 소리는 아니다. 일례로 척추측만증 환자의 경우 신발 뒤축의 바깥쪽이 많이 닳는 현상이 동반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척추측만증 환자에게서 이 같은 현상이 관찰되는 건 아니라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신발의 닳는 부위를 보고 어느 정도 질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선 신발의 바깥쪽이 닳을 때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척추측만증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들병원 재활의학과 이정환 과장은 “척추측만증 환자 일부에서 골반의 각도, 다리의 길이 등이 다른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경우 신발의 닳는 차이로 알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척추에 문제가 없는 사람도 신발 뒤축의 바깥쪽이 닳기 때문에 이 현상으로 모두 척추측만증을 의심할 수 없다는 게 이 과장의 설명이다.
경우에 따라 심하게 신발이 닳은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발의 각도가 바깥쪽으로 회전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발이 돌아가게 되면 다리도 함께 돌아가고 골반 등에 영향을 끼쳐 척추측만증이 생기기도 하며 신체의 특정 부위에 과중한 부담을 줄 수 있어 근육통, 관절통, 골반 높이의 차이, 약간의 측만증이 동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신발의 안쪽이 닳는 경우에는 평발을 의심할 수 있다.
보통의 발을 들었을 때 발바닥이 평평한 경우를 평발로 생각하기 쉬우나 의학적으로 평발이란 서 있을 때 발바닥에 오목하게 들어간 아치부분이 많이 무너져 정상인에 비해 바닥에 더 많이 닿는 상태를 말한다.
이정환 과장은 “(평발의 경우) 발목이 안쪽으로 많이 구부러져 종아리 근육이라든지 무릎 안쪽 등에 필요 이상의 자극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이상이 발견되면 문제점을 파악한 후 자신에게 맞는 깔창 등을 사용해 걷거나 서 있는 동안만이라도 교정하는 게 좋다.
아직 성장기의 아이라면 교정용 보조기를 꾸준히 착용하게 해 교정하게끔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10대 중반을 넘긴 시기라면 이 방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유념하는 게 좋다.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 발의 모양이 좋지 않거나 안짱다리, 성장통 등을 자주 호소하는 아이라면 병원을 찾아 발과 다리의 각도나 척추측만증 여부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신발의 특정 부위가 닳는다고 해서 무리하게 치료에 임할 경우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정환 과장은 “자신이 가동할 수 있는 근육 등을 움직여 보상하려 해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문제가 2개 생기는 것”이라며 “오히려 고쳐지기 어렵거나 교정이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