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첫 날부터 소란스럽게 하루를 보내고...
하교하는 길....
"리랑아... 학교 생활 어땠어?
친구는 많이 사귄 거야?
영진이가 잘해 줘?"
하나 하나 물어보거라...
가끔 내가 아리랑이 아닌 아리오로 착각할 만큼...
리오로 있었을 때처럼 서슴없이 잘 대해주는 대성이...
"음.. 우선 학교 생활이라... 아직 처음이니까 어색하고...
친구는... 하하.. 너희들만 있으면 되지 별로 바라지도 않아~!!
그리고..마지막으로 물은 게...아!
영진이는 나.름.대.로 잘해 줘..."
바라지 않기는... 여자로서 다니는 학교...
많이 기대하고 친구도 많이 사귀려고 했는데... 에휴...
내 팔자는 참 쌍곡선을 이뤄 꼬여도 단단히 꼬였지...
"야... 나름대로라니?"
눈에 불을 켜며 말하는 황영진...
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을 해봐라~!!
양심이란 게 있다면 지금 네가 날 그렇게 노려보지는 못 할 테니... .....
노려보는 것 보니.. 넌 양심이 없구나... ;;...
어쨌든~!!
네가 오늘 하루 종일 내 일에 태클을 걸었으면 걸었지!!
도와준 적은 없었다~!!
"솔직하게 말한 거야... 내 생각에는 아닌 것 같지만..
네 딴에는 잘해준다고 한 것 같으니까... 나.름.대.로..."
"쳇...
야!! 민운혁... 네 약혼녀 무섭더라..
앞으로 맞아서 골병 들으면 내 오피스텔로 와라.. 내가 돌봐줄게...."
왜 얘기가 거기로 튀는 거냐!!
그리고... 내가 왜 민운혁 쉑이를 때려?!!
"??"
"무슨 말이야? 무섭다니?"
민운혁의 묻는 듯한 눈빛과 현택이의 물음....
"무슨 말이긴 오늘.. 악!!..."
지그시 발을 밟아주며
(왼쪽 눈과 오른 쪽 눈 사이에 주름을 만들고
오른 쪽 눈을 45도 각도로 치켜 뜨며)
황영진을 쏘아보았다...
"아..아무 것도 아니야...아무튼!! 민운혁!!
나중에... 만약 나중에 싸우게 되거든 주변에
던질 만한 것은 꼭 치우고 싸워라...
칼은 더더욱...꼭!! 치워!!"
뭔지는 모르지만 알겠다는 눈빛과 함께...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민운혁....
이 자식아!!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란 말이다!!!
결국 민운혁은 집에 오는 길 내내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경계하면서 왔다...
황영진... 내 언젠가 날 잡아 널 죽여주마~!!!
"야... 장 봐야겠다... 먹을 게 없어..."
냉장고를 한 참 뒤지다가 인상을 쓰며 말하는 자식...
"그래... 안 그래도 장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저녁 반찬거리도 사야하고..."
"가자... "
"응..."
"야... 백화점 가자니까 왜 시장에 가는 건데?"
장을 보러 백화점과 시장 사이에서 머뭇거리던 나는
시장 쪽으로 발길을 돌렸고
민운혁 자식은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 한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어떻게 보며 백화점보다 시장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편한 것만 추구하면 못 쓴다..."
이렇게 저렇게 설득을 해서 결국 시장에 왔다...
음.. 우선 뭐부터 살까?
"운혁아.. 너 생선 뭐 좋아해?"
"고등어..."
흠.. 그럼 오늘은 고등어 조림이나 해 볼까?
"고등어 조림 좋아해?"
"상관없어... 고등어면 다 좋아..."
그럼 오늘 저녁 메뉴는 고등어 조림!!
이렇게 해서 우선 주 재료인
고등어를 사기 위해 생선 집에 갔다...
"아저씨... 고등어 2마리만 주세요... "
너무 많이 사도 골치니까...
근데... 고등어가 꾀 비싸다...
"아저씨... 좀 더 깎아주세요~~!
네? 너무 비싸단 말예요~"
결국 있는 애교 없는 애교 다 떨어서 1000원이나 깎아
단 돈 천 원에 고등어 두 마리를 샀다...
거기에 아저씨가 덤으로 한 마리를 더 얹어 줬으니...
두말해서 무엇하랴?!!
"대단하다...
어떻게 단 돈 1000원으로 고등어 3마리를 사냐?
네 얼굴에는 철판이라도 깔았냐?"
칭찬으로 들으마...
"응..나 대단하지~!
그리고 시장이라면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백화점보다 더 싼 가격으로 물건을 살수도 있어...
백화점처럼 딱딱 기계적이지 않아...
그래서 깨끗하고 편한 백화점보다 푸근하고 풍성한 시장에 온 거야...."
"쿡... 그래.. 너 잘났다... 다음은 뭐 사야 하냐?"
"파, 마늘, 양파, 무.....
그리고 반찬거리도.... 대충 그 정도?"
"많이도 남았네...
아무튼 빨리 장 보고 집에 가자... 피곤해..."
"아... 피곤해..."
고등어를 살 때와 비슷하게
애교란 애교는 다 떨어 진짜 싸게 산 식 재료들...
내 생각에도 난 정말 독한 년인 것 같다...
장사하는 쪽에서도 물건은 많이 팔았는데 들어온 돈이 별로 없는...
바로 그런 손님이 나다...
"너 꼭 아주머니들 같았다...
깎아 달라고 때를 쓰면서... 하.. 그렇게 해서 500원 깎으니까 좋냐?"
"당연히 좋지~!! 500원이 어디야?
그리고 그 돈이 다 땅파서 나냐?
다 부모님들이 주시는 돈이잖아~!!
넌 부자 집 자식이라 모르겠지만... 살림을 도맡아서(?) 했던
내게는 500원도 굉장히 큰돈이었다고..."
다른 집 가정에서는 엄마들이 가계부를 쓰겠지만
우리 집에서는 내가 가계부를 썼으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어도 알아들었으리라 생각된다...
"쿡..."
웃으려면 크게 웃던가... 비웃는 거냐?
암튼 얼굴에 보기 좋은 미소와 함께 눈웃음을 치고(?)
유유히 자기 방으로 가는 녀석...
"잘난아~ 이거 먹어..."
어차피 내 정체도 알았겠다... 본디 자기 이름을 찾은 잘난이...
오는 길에 개 껌을 발견하고 잘난이 생각에 샀는데...
정말 잘 먹는다... 에구... 귀여운 것...
"자~! 그럼 고등어 조림을 만들어 보실까?!!"
(민운혁 시점)
"아저씨... 좀 더 깎아주세요~~!
네? 너무 비싸단 말예요~"
얼굴에 철판을 깔아도 이거보다는 두껍지 않을 것이다...
뻔뻔스럽기도 해라...
결국 1000원이나 깎고 아저씨에게 덤으로 고등어 한 마리를 받는 녀석...
"헤헤..."
그렇게도 좋을까?
머리에 꽃만 달면 미친년으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처음에는 옆에 있는 게 부끄러웠는데...
3번 정도 옆에서 구경(?)하니 이제는 익숙해져서
나도 모르게 웃으며 그 아이를 보고 있다...
"아주머니~~"
다른 때는 한 번도 내지 않던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서
정말 친한 사이처럼 들러붙는 아리랑...
누가 보면 진짜 친한 사인 줄 알겠군...
"알았어~!! 새색시가 너무 예뻐서 싸게 주는 줄 알아...
완전 빚지는 장사라고..."
새색시...
분명 내 쪽을 힐끔거리는 걸 보면
나와 아리랑이 부부인 걸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져서는 베시시 웃는 아리랑...
"헤헤... 감사합니다... 운혁아 가자!"
"응..."
아리랑을 뒤따라가는 내게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아주머니...
"남편이 잘해 줘... 어린 나이에 시집살이하는 것도 힘들다고...
싹싹하니 시부모님 사랑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그래도 남편 사랑보다 하겠어?"
남편이라.... 쿡..
"네...잘해줘야죠...
근데 정말 귀엽죠?"
"응...
정말 잘 얻었다니까..."
"그런 것 같아요..."
처음에는 약혼 소식에 아버지를 죽일(?) 생각을 할 정도로 미웠는데...
이제는 고마워지네...
"고등어 조림 맛 어때?"
"맛있어..."
그런 무표정한 얼굴로 '맛있어...' 라고 얘기하면 다냐?
좀 더 그럴듯한 표정과 말투를 구사해서
이 누님(?)을 기쁘게 해주란 말이다!!
"하하... 다행이네..."
"너... 부 활동 할 부서 정했어?"
"응?"
"아리오로 있었을 때는 아무 것도 안하고 시간만 때우는 독서 부에 들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활동하는 부서에 들라는 얘기야..."
아... 그러고 보니... 아리오로 있을 때 대성이의
'독서 부는 아무 것도 안하고 그냥 시간 때우는 부서야...
거기 가는 애들,
책은 안 읽고 들어갈 부서가 없어서 간 애들이 태반이거든...'
라는 말에 두말하지 않고 독서 부에 들었었지...
정말 아무 것도 안 하고 놀기만 했으니까..
"이번 축제 때는 부서 별로 경쟁도 있을 텐데...
설마 또 독서 부를 들려고?"
그렇네... 축제 때
'우리들의 시간 때우는 모습' 해 가지고 보여줄 수도 없으니까...
"한 번 추천해 줘봐....
나도 축제는 재미있게 보내고 싶거든..."
"축제 때 인기 있는 부서는 댄스 부나 연극 부....
그밖에 만화 부도... 다른 스포츠 부도 있기는 하지만...
자기 부서 활동 중심으로는 하지 않으니까..."
하긴... 테니스 부나 축구 부... 농구 부에서
축제 때 자기 부서 활동으로 어필하기는 힘들지..
"축제도 얼마 안 남았고...
그 동안 생각해서 이번 주 금요일까지 부서 정해라..."
"응.... 근데.. 운혁이 너는 무슨 부야?"
운혁이가 든 부라면 잘난 무리가 들었을 테고...
웬만하면 같이 드는 게 좋겠지?!
"학생 임원은 부 활동 없어...
임원으로서도 바쁘니까..."
헤.. 좋겠네... 따로 고민할 필요가 없으니까... 흠..
"그러면 선도하는 애들은? 무현이나 현택이... 송현이....?"
"선도부 역시 바쁘니까 부 활동 없어...
그래도 따로 부 활동을 가지고 싶다면 임원이든 선도든 가능하지만..."
헤... 자기가 부 활동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고...
좋구나... 나도 임원이나 할까?
(불가능하다에 전 재산을 건다...)
"저기... 축제는 몇 일 해?"
"이틀... 첫 날은 오후 6시까지 반 별로...
이튿날 오후 6시까지 부서별로 준비한 것들을 하지...
그리고 12시까지 캠프파이어 비슷한 걸 해....
폭죽도 터트리고... 커플 별로 춤도 추고...
말 그대로 자유시간... 그 시간에는 술도 허용돼..."
술이라... 대단하네... 학교에서 술도 허용할 정도라니...
너무 자유롭잖아?....
이틀... 짧기는 하지만 오히려 오래해서 힘 빼는 것보다는 나을 지도....
"가면 무도회?"
아침 조례시간을 빌려 축제에 대한 회의는 꾀나 오래 걸렸다...
근데.. 가면 무도회라...
반장인 황영진이 나가서 말한 제의는 꾀나 뜻밖이었다...
아이들 모두 의외라는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황영진... 대체 무슨 생각이냐?!!
"반장... 그건 좀 힘들지 않을까?
다른 반은 돈벌이가 되는 카페나 음식점을 한다는 데..."
한 아이의 질문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과
자신감에 넘치는 얼굴로 답하는 영진 쉑이..
"다행이야... 모두 비슷한 종류에 것들을 하잖아?!...
오히려 색 다른 우리 반이 어필할 수도 있어...
우선 이틀 날 커플끼리 춤을 추잖아...
뿐만 아니라 12시까지 자유시간이니 거의가 커플 경쟁이지...
하지만 정작 커플은 몇 안돼...
축제를 시작하면서 만들어지니까... 그걸 이용하는 거야..."
흠... 괜찮은 제안일 수도...
"너희들도 알다시피 첫 날은 교외 출입이 금지이고
이튿날만 교외 출입이 가능하잖아...
그러니까 첫 날 교내 커플을 이뤄주자는 거지...
교외에서 전혀 접근을 못하니까 교내 아이들만의 경쟁이 될 수도 있고...
그걸 노리는 거야...
더구나 가면을 썼으니 얼굴에 자신이 없는 애들도 참여 할 수 있지...
나중에 커플이 돼서 나갈 때 퇴짜 맞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은 내 책임 아니니 신경 쓰지 않기로 하고..."
자식... 머리 좀 썼네...
근데.. 너무 무책임하구나...
"우리가 준비할 거는 가면과 옷...
그리고 파티 장을 꾸밀 약간의 장식이야...
음료수 같은 것도 당연히 우리 몫이고...
이래봬도 내가 운동장 반을 빌렸거든... 거기서 하면 될 꺼야..."
"가면과 옷은 어떻게 준비해?
우리가 준비하기에는 힘들 것 같은데...
그리고 가면 무도회장으로 돈벌이가 될까?"
돈.. 돈... 돈에 환장했냐?
"가면과 옷은 연극 부에서 지원해 주기로 했어...
모자라는 것은 우리가 부담하면 되고...
그리고 돈은....
입장료랑 옷과 가면을 빌려주는 것으로 받으면 되니까...
좀 비싸게 받아도 커플에 눈이 멀어 꾀나 잘 될걸..."
"괜찮겠는데...
그럼 그 걸로 결정하자~!!"
그래서 우리 반은 가면 무도회를 하기로 했다...
근데... 황영진 쉑이... 발도 넓구나...
운동장은 그렇다 쳐도... 연극 부에서도 도와주기로 했다니...
"그럼 우리 반은 가면 무도회 하는 걸로 한다..."
"오케이~!!"
아이들의 반응에 흡족한 지
'씨익~' 웃으며 나가는 영진이 쉑이...
아마 학생회에 통보를 하러 가는 거겠지...
"아... 그리고 아리랑... 너는 잠깐 나 좀 보자..."
갑자기 지목하다니... 그것도 그렇게 큰 목소리로...
어쩔 수 없이 여자 애들의 눈초리를 받으며 황영진 쉑이를 따라갔다...
"왜?"
"너 아직 부서 안 정했지?"
"응..."
"그럼 연극 부에 들어..."
에? 연극 부?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웬 연극 부?"
"연극 부는 인원이 약간 부족해...
그래서 우리 반을 도와주는 대신
아직 부서를 정하지 못하는 너랑 임원이지만
내키면 부서를 정할 수 있는 내가 그 부서로 들어가기로 했어..."
이...이봐!! 그렇다고 날 팔아 먹냐?!!
"야.. 그런 게 어딨어?
아무리 반이 중요해도 그렇지... 친구를 팔아 먹냐?"
"나도 팔려 가는 거야..."
"그건 네가 정했으니까 상관없지~!!"
"어차피 너 따로 들고 싶은 부서도 없잖아..."
맞는 말이기는 해도...
"알았지?
그렇게 알고 오늘 연극 부에 가서 등록해..."
"쳇... 알았어..."
뭐야?
결국 우리 반을 위해 내가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건가?
(너뿐만이 아니라니까....)
결국 연극 부에 등록하러 왔다...
에휴... 요즘 들어 한 숨만 늘었네....
'드르륵'
"저... 연극 부에 들려고 왔는데요..."
"어서 와..."
인상 좋은 남자 선배가 반겨준다....
근데...
저 뒤통수들... 많이 본 듯한데....
"어? 리랑아~!
이제야 오는 거야? 빨리 와~!!"
어? 대성이? 그럼... 설마..
"뭐하냐? 멍하니 서서...
빨리 와서 등록해..."
채무현...
잘난 무리?!!
"황영진?"
내가 황영진에게 설명하라는 듯한
눈빛으로 쏘아보자 입을 여는 녀석...
"나만 들어가기 뭣해서 끌어들였어..."
한 마디로 물귀신 작전이구나...
"뭐해?"
운혁이의 물음에 정신을 차리고
나 또한 잘난 무리에 섞여 등록을 했다..
결국 잘난 무리와 같이 부 활동을 하게 되는 건가?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창작 ]
캠 사진 한장으로 남자가 되다!! **21**
어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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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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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검색
첫댓글 재미잇어요~~^-^ 완결이 궁금해지는데요^^
ㅋㅋ 재밌어재밌어^0^//ㅎ 정말로 저도 완결이 궁금해요~ㅋㅋㅋ 빨리 써쥬세욘~ㅋ
글 간격이 너무 멀어ㅠ..ㅠ 글 간격 좀 적게 해주세요>ㅁ<ㅋ -by. 승맨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