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홍수를 이루는 세상이다. 일찍이 요즘처럼 말이 많았던 시대는 없었으리라. SNS에 민감한 글이 뜨면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린다. 댓글은 또 다른 댓글을 낳는다. 말이 말을 부르는 세상이다.
말이 범람하지만 말 값을 못하는 말들이 참 많다.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세상 이치가 그렇듯 흔하면 가치가 떨어지는 법. 말이 흔하니 말 값이 떨어질 수 밖에…. 더구나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상스러운 말 따위로 말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사람들이 즐비한 판이니 더 말해 무엇하리. 말이나 들로 타인의 인격을 짓밟고 진실을 왜곡시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런 일은 자신의 인격을 지옥에 빠뜨리는 짓이다.
초(楚)나라의 노자(老子)는 말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말로 인한 오류를 경계했다. 그는 도덕경에서 ‘知者不言 言者不知(지자불언 언자부지)’이라고 역설했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라는 뜻이다.
참으로 아는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을 말로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이 아는 것을 말로 드러내는 사람은 참으로 아는 사람이 아니다. 겉치레로 화려하게 장식한 말이나 얕은 지식을 그럴 듯하게 포장한 말을 멀리해야 한다.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Josef Johann Wittgenstein; 1889~1951)은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고 했다. 정말 침묵이 금인 세상이다. 말이 많거나 품격을 잃으면 자연히 말 값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말 값이 떨어지면 자신의 인격도 땅바닥으로 추락한다.
우리 모두 쓸데없는 말이 많지 않은지 진정으로 반성해 보고 자신의 품격과 인격을 더 이상 훼손시키는 없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