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0606 순천 송광 초연정 원림에서 놀다

[범고개]

어머니와 아침을 먹고 광주로 갈 차비를 한다.

개가 큰 길까지 뛰어가며 배웅을 한다.

5시쯤 한강이가 운전연습을 한번 더 해달라 해서

작은 산을 들러 광주로 가기로 하고 산을 찾는다.

오봉산 용암산도 좋고 오랜만에 옹성산도 좋겠다.

얼른 다녀와 늦은 점심을 먹어도 좋겠다.

조성에 들렀다가 그냥 벌교쪽으로 운전한다.

충호형이 안내해 줘 눈빛 친구들과 다녀 온 초연정에 가기로한다.

이읍에서 송광면소재지로 들어간다.

주암IC까지의 4차로 연결도로는 공사 중이다.

차가 얼마나 다닐까? 높은 교각을 보면서 인간이 세운 국가의 괴력을 본다.

바보에게 막걸리를 사 오라 한다.

가게 두개를 들러 3,000원 주고 두병을 사 온다.

곡천터미널은 송광정류장으로 바뀌었다.

옛송광초 부근에서 후곡 삼청리쪽으로 들어간다.

다리를 건너 펑퍼짐하게 너른 산 사이를 지난다.

유경마을을 지나 왕대마을 정자 앞에 주차한다.(유경이니 왕대는 공민왕의 피난과 관련있댄다.)

모내기를 한 논 사이와 땅콩 옥수수가 심어지 밭사이를 지나 보리수나무 열매 가득한 집을 지난다.

키가 큰 푸르른 나무가 우산처럼 가린다.

정자를 두고 암반의 물 사이를 걷는다.

물은 가난하지만 맑다.

배낭을 풀고 신발을 벗는다.

물을 히젓고 들어가니 차다. 조심스레 나와 막걸리를 마신다.

블루투스를 켜 노랠 듣는다.

춤을 춰 보고 싶기도 한데 서툴다.

바보는 활 쏘는 폼을 잡다가 백신주사 맞은 부위가 아프다고 한다.

리코더라도 하나 있었으면

시집이라도 한 권 챙길 걸

모기들이 윙위거리며 맴돈다.

깔개도 없고 모기장도 없다.

그래도 우린 즐겁다.

그러고 보니 배낭에 대유학당의 대학 중용이 있다.

꺼내 바보에게 첫문장들을을 외우게 한다.

유학에 대해 잠깐 논쟁?을 한다.

난 안다고도 모른다고도 할 대학과 중용에 대해 할말이 없다.

과일 담아온 그릇을 베고 눕는다.

누워서 마난 나무는 또 좋다. 이파리도 좋고 가지가 붙은 줄기도 좋다.

두 시간쯤 놀았을까, 챙겨 초연정으로 올라간다.

월청에서 건너편 산을 쳐다본다.

산에 가는 이에게 등산로를 물으니 오늘은 어려울 거라고 한다.

내려오며 보리똥을 혼자 따 먹는데 민박집 남자가 보고 있다.

인사를 하니 웃는다.

삼청리에서 내려와 후곡으로 들어가 화순 복교로 가려는데 길이 없다.

후곡마을 앞 그늘에서 잠을 한숨자고 다시 다리를 건너 곡천으로 나와 광주로 간다.

다음엔 복교에서 들어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