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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백
방송일: 20051019
동영상 : 줄거리:
극본 : 김 수 진
씬1/ 엘리베이터 앞(N/ENG)
정민, 퇴근하고 원룸으로 들어서다
윤아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는 걸 본다.
정민 얼른 뛰어가려다 멈칫 그 자리에 서고.
엘리베이터 천천히 닫히고 정민 계속 그
자리에만 서있다.
정민 (자신없는 NA) 분명 다시 돌아올꺼라는 믿음도..윤아씨와 마주할 자신도...이젠 없다..
정민, 천천히 엘리베이터로 다가가 버튼 눌러
문 열면 보이는 타이틀..
TITLE.. 샌드백..
씬2/ 방송국 회의실 (N)
미자, 대본 보고 있는데 현우 들어오며
현우 오늘 게스트가 갑자기 바뀌었어
미자 (침울해지는) 그래? 왜? 아~ 내가 좋아하는 가수 였는데.. 왜? 못나온대?
현우 과로로 어제 쓰러졌대..
미자 그럼.. 누구 다른 사람 안나와?
현우 어? 나오지~
미자 누구?
현우 김종국~
미자 (아무렇지 않은 듯) 응.. 김종국.. (하다 갑자기 깜짝 놀라며) 김종국?
현우 (미소) 응
미자 (근육 시늉하며) 이 김종국?
현우 (미소) 응.
미자 (노래 불러보며) 언제나 제자리 걸음~ 이 김종
국?
현우 (웃는다) 그래.. 그렇게 좋아?
미자 그럼~ 김종국 최고지~ 몸이 그냥... 어우~ 너무 남자 답잖아.. (하다가 현우 의식하고) ..노래를 너무 잘하잖아~
현우 (표정)
씬3/ 남자원룸(N)
정민, 어깨 처져서 들어오는데 동직 TV보며
배까지 부여잡고 깔깔대고 있다.
정민, 흘깃 TV보고는
정민 너두 참 대단하다.. 어쩜 지가 나온 거 보면서 그렇게 좋아하냐.. 암튼 환자야 저거..
정민, 어이없어 하며 침실쪽으로 발 돌리는데
동직 (갑자기 흐느끼는) 흑.. 흑.. 흑...!!
정민 (화들짝 놀라 돌아서며) 야! 왜 그래? 왜 그래?
동직 (계속 흐느끼며) 저 연기가 뭐가 어때서.. (하소연) 내가 저 연기 때문에 얼마나 욕을 먹었는지 아니? 아니 저 정도면 됐지.. 저게 뭐가 어때서..그 사람들 많은데.. 나를 바보로 만드냐고 왜?왜!!!
동직, 계속 몸 뒤틀며 발작하고
정민 (동직 잡으며) 야~ 너 왜 이래~ 너 연기 안되는 거 어제 오늘 일도 아니잖아~
동직, 발작하다 정민 휙 째리고 정민 코 훅..
씬4/ 녹음실(N)
미자 올드미스 다이어리 녹음중이고
김종국 게스트로 미자 옆에 앉아있다.
현우, 부스 밖에서 큐 사인주자
미자 (깔깔 웃다가) 광고 나가는 동안 김종국씨랑 이런저런 얘기 나눠봤는데요 정말 얘기도 너무 재밌게 하시네요~ 호호호~ (아쉬운) 아유 시간만 좀 더 있었으면 말씀 더 나누고 싶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종국 (아쉬운 듯) 그러게요..아쉽네요..
미자 이번 2집은.. 활동 더 하실 거죠?
종국 (상황에 맞는 대사 더 하고)
미자 (마무리) 오늘 이렇게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구요 다음에도 또 저희 올미다에 나와주시는 거죠?
종국 (흔쾌히) 물론이죠!!
미자 (마무리) 그럼 김종국씨의 따끈따끈한 신곡 들으시면서 오늘 방송 마치겠습니다. 내일도 미자네 집으로 놀러오세요~
현우 엔딩 시그널 내보내고
현우 수고하셨습니다~
미자와 종국 밖으로 나오며
미자 (너무 좋아라) 너무 수고하셨어요~ 밤늦게까지..
종국 저도 재밌었어요..
미자 (좋아라) 어쩜 노래두 잘하시구 (몸 훑는 시선) 몸도 멋지시구..호호..
현우 (살짝 정신없는 미자 말리고) 갑작스럽게 나와달라 그래서 좀 미안하네요..
종국 아유.. 뭘요.. 김피디님이 지피디님 칭찬을 워낙 많이 하셔야죠? (하다) 근데.. 결혼하신다구...
현우 (부끄) 아.. 네..
그때 미자 발로 현우 발 툭툭 치고
현우 ‘뭐?’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미자 (재채기 하는 듯 섞어서) 축!가.. 축!가...
현우 (알아챘지만 난처) 아.. 저기.. 바쁘시겠지만.. 혹시 괜찮으시면 저희 결혼식 때 오셔서 식사라도 어떻게..
미자 (그게 아니잖아~ 표정)
현우 (난처) 아니.. 뭐 시간이 더 나시면 축..
종국 (흔쾌히 OL) 아. 축가요~ 제가 영광이죠~ 매니저랑 스케줄 정리해서 시간 맞춰볼게요. 언제에요?
미자 (재빨리) 시월 이십구일이요. 너무 감사해요~ 사실 제가 (부끄럽다) 그날의 신부랍니다.
종국 네? 그러면 두분이...?
현우 (멋쩍게 웃으며) ..네
종국 야~ 제 주변에 이쁜 여자가 또 한명 사라지는 거네요?
미자 (부끄럽다) 어우~ 무슨.. (몸 비비 꼬면)
현우 (이 여자 왜 이러나 보다가) 그럼 매니저 분 한테 연락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종국 아유 별 말씀을요.. (나가며) 그럼~
미자 (나가는 종국 뒷통수에 대고) 조심해서 가세요~ (중얼) 근육들 다칠라..
현우, 미자 힐긋 보고 자기 가슴팍 근육
한번 확인해보는.
다음날
씬5/ 남자원룸(D)
동직 통화하고 있다.
동직 아니 왜요? (사이) 아니 감독님.. 그건 제가 할 수 있다고 그랬잖습니까?
피디 (F) 아니 꼭 못해서가 아니라요.. 시간도 별로 없 고 하니까.. 이번만 좀 이해하세요. 그럼 끊어요.
동직 (전화 끊곤 열받아 씩씩거린다)
정민 출근준비 마치고 거실로 나오는데
정민 (힐긋보고) 오늘 촬영 없냐?
동직 (조용히 있다가 허탈한 듯 웃음웃고) 오늘 촬영분.. 대역으로 간댄다... (무릎사이에 얼굴 묻고) 아.. 열받아.. 아.. 쪽팔려..
정민 (타이르며) 야 사실.. 너가 춤은 안되긴 하잖아~
동직 (찌릿!!)
정민 (헉!) 아니.. 신나게 추긴 하는데.. 좀 족보는 없잖아~
동직 (열받는) 자식.. 지일 아니라구.
정민 (도망가듯 나가며) 나 먼저 간다~
동직 울상으로 앉아있다가 어디론가
전화거는데
동직 (수신음 가자마자 투정부리듯) 지영아~
S.E/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동직 (짜증) 씨이.. (다시 무릎에 얼굴 묻고)
씬6/ 녹음실(D)
지영 전화기, 부재중 전화 표시되어 있고.
지영과 미자 신나게 얘기 중이다.
지영 (같이 신난) 야~ 진짜 김종국이 축가 불러준대?
그때 문 열고 들어서는 현우
지영 (황홀) 김종국이 왠일이니~ 그 가슴팍에 붙은 시루떡 근육..아으~
현우, 그 말 듣고 가슴팍 만져보고는
부실한지 조용히 구석에서 팔굽혀 펴기하고
미자 우리 결혼 얘긴 김종국이 먼저 꺼냈.. (하다 현우보고) 자기..거기서 뭐해?
현우 (그제서야 민망..) 아.. 여기 뒤에 뭐가 떨어졌네... 아이.. 참..(괜히 뒤쪽 뒤지고 있다)
지영 아무튼 너무 좋겠다.. 김종국이 축가 불러주는 결혼식.. (부러운 한숨 쉬고 나가려고 핸드폰 들다가) 어? 전화왔었네? (전화걸며 나간다)
현우, 슬쩍 미자쪽으로 다가와서
현우 (조용히) 그렇게 좋아?
미자 (생뚱) 뭐가?
현우 시루떡..
미자 (어이없어 웃으며) 아침부터 왠 떡 타령이야..
현우, 뻘쭘한 표정.
씬7/ 주차장(D/ENG)
정민, 주차장으로 들어서는데 앞쪽에
통화하며 걸어가는 윤아 보인다.
정민 별말 없이 윤아 발걸음을 따라 걷는다
윤아 (밝게 통화중) 그래요. 그럼 오늘 저녁은 제가 살께요..(사이) 하하..그래요 그럼. 네에~
윤아 전화끊고 차쪽으로 돌아서다 뒤에
서있던 정민보고
윤아 (살짝 놀란) 뭐야..아는척 하지 그랬어~ 사람 놀래게..
정민 (직감으로 상대가 누군지 안다) 통화중이길래..
윤아 (평소대로) 출근 늦네?
정민 (씁쓸) 어..
정민, 뭔가 다음 말을 기다리는데 윤아
말 끝난 듯 차에 키 꽂고, 정민 멀뚱 서있다
맞은편 자기 차로 와서 차에 탄다.
윤아, 먼저 출발하며 손 들어서 인사하고
정민도 어정쩡하게 손들어 답 인사.
정민, 안전벨트 착용하려는데 벨트 잘 안
빠지는 듯 신경질적으로 당겨보다 안 나오자
괜히 핸들 꽝 내려치고.
씬8/ 그릇가게(D/ENG)
영옥, 가게 안으로 들어서며
영옥 저기 들통하나 줘요~ 그 뼈고으는데 좋은걸루..
주인, 들통 가질러 간 사이에 영옥,
그릇들 보는데 저쪽에 한 모녀 그릇
고르고 있다.
모 (그릇 보이며) 이건 어때?
녀 노티나..엄마가 시집가? 이런거 고르게?
모 (힐난) 얘는~ 이런게 오래두고 써도 유행안타구 좋아~
녀 그래두~ 내가 쓸껀데 내가 맘에 들어야지~
모녀 틱틱 거리면서도 웃으면서 그릇보고
영옥, 멍하니 그 둘을 보고 있다.
주인 (들통 영옥에게 건네며) 이 정도 크기면 되시겠어요?
영옥 (정신들어) 아. 이정도면 됐네..(돈 꺼내주고)
주인 잠시만 기다리세요~(돈 거슬러주러 가고)
모 (한참 보다) 좀 돌아보고 올께요~
모녀 사이좋게 가게 나서는 모습을
보던 영옥, 그 딸의 뒷모습에 혼자
걸어가는 미자 뒷모습이 겹쳐지고..
영옥, 맘이 아프다..
씬9/ 동네일각(D/ENG)
영옥, 집쪽으로 걸어올라가며 한숨.
(계속 미자 엄마 얼굴은 안 나오게)
회상// 영옥 앉아있고 한복입은 여자
뒷모습, 영옥한테 큰절한다.
영옥표정 딱히 좋지도 않은 듯 그냥
그렇다.
영옥 (담담히 E) 딱히 이쁘지도.. 그렇다고 곰살맞지도 않던 니가 우리집에 들어왔을 때.. 솔직히 썩 맘에 들진 않았었어.. 근데 아들이 좋대니까.. 그냥 그렇대니까.. 그냥 식군가 보다 하며 산거지 뭐..
씬10/ 거실(D)
영옥, 들통 들고 들어서는데 우현 나와서
들통 받아들고 뚜껑 열어보더니
우현 사돈어른 사골은요?
영옥 어? 사골? (하다) 아이구 깜빡했네 내 이 정신 좀 봐~
우현 (씩 웃고) 사골 고으신다구 들통 사러 가셨으면서.. 제가 금방 가서 사올께요~
우현, 나가고. 영옥 씁쓸히 서있는데
TV앞에 앉아있던 영숙과 혜옥.
혜옥 (빈정) 거봐~ 언니두 별 수 없지? 나이 들면 다 그렇게 된다니까~
영숙 (혜옥 머리 쥐어박고) 한참 어린 것이 건방지게~
영옥, 별말없이 서있자 혜옥 휙 돌아보고
혜옥 (영옥한테 달려와 이젠 달래는) 언니.. 괜찮아~ 그정돈 별로 심각한 거 아니야.. 그냥 방금 전에 말한 거 까먹구, 신고 갔던 신발 놔두고 오구.. 글구 아주 가아끔 집에 오는 길이 기억 안나구 그 정도 밖에 안되는 거야... 괜찮아~
영옥, 혜옥 한심하게 보다가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영숙 (혜옥쪽으로 와서 걱정스레) 심한 게 아니어야 될텐데..
혜옥 (걱정스레 끄덕끄덕) 그러게.. 내가 유전이었구만
씬11/ 출판사 사무실 (D)
이대리 의욕없는 듯 파일만 이리저리
뒤적거리고 있는데 중국집 배달부 들어선다.
이대 (당황) 어.. 안 시켰는데..
부록 (들어서며) 내가 시켰네.. 그래도 배를 채워야 뭐라도 할 거 아닌가.. (둘러보다 희섭이 없자) 어디 갔어?
이대 (맥 빠져서) 예.. 한번 알아보겠다구 나갔습니다..
배달부 짜장면 3그릇 내려놓고 가고
부록 (애써 웃으며) 들어..
둘, 어두운 표정으로 짜장면 비빈다.
부록 (짜장면 비비며) 너무 걱정들 말어.. 내가 알아서 할테니..
씬12/ 거리일각(D/ENG)
동직, 통화하고 있다 (타이트 샷, 샌드백 안보이게)
동직 (미소) 네.. 감독님.. 아유~ 괜찮죠.. (사이) 그거야 제가 연기 안되서 그런 걸요 뭐.. (사이) 그건 제 가 못 춰서 그런 거구요.. 괜찮아요 (웃으며) 그 럼요.. 네 알겠습니다. 들어가세요 감독님~
카메라 빠지면 어깨에 샌드백 매고 있다.
샌드백 안으며
동직 야! 김원미! 니가 감독이면 다야?
점점 열받는 표정
동직 너! 쫌만 기다려~
하곤, 씩씩거리며 샌드백 매고 걸어간다.
씬13/ 회의실(D)
미자, 성우들이랑 수다떨고 있고
현우 안 좋은 표정으로 앉아있다.
민지 (부러운) 진짜 좋겠다~ 나 언니 결혼식때 맨 앞에 앉아야지~ 김종국 보게~
동균 (감탄) 역시 피디가 최고구만.. 요새 제일 잘나가는 가수가 축가도 불러주구..
현우 (흐뭇한 표정)
원준 그러게.. 우린 결혼식때 무슨.. 성우들끼리 더빙을 할수도 없구.. 허허..
승태 나도 한 노래 하는데.. (목 가다듬고) 한 남자가 있어~ (삑사리 내고)
성우들 다들 ‘아서라~’분위기로 승태 보며
웃는데 영진은 침울하고.
미자 (신난) 솔직히 난 어설프게 동창이네 친구네 하면서 축가 부르는 거 되게 이상해서 내 결혼식 땐 하지 말아야겠다 했는데.. 김종국이래잖아!!
현우 (약간 기분 상하는 표정)
미자 (못 듣고) 그 미성있잖아~ 마치 빈 소년 합창단이..
영진 (버럭) 야! 대본들 안보니? 대본들.. 지금이 잡담하는 시간이야?
일동, 당황하며 현우 눈치 보면
현우 (무표정) 김영진씨가 역시 제일 프로답네요.. 대본 좀 보죠~
씬14/ 남자 화장실(D/ENG)
한 개인공간 안에서 흘러나오는 미성.
/개인공간
현우, 변좌에 앉아서 열심히 목 가다듬으며
미성 내보려는데 잘 안되는 듯 하고.
현우 (짜증나는 듯) 에이씨.. 기타는 내가 더 잘 친다. (하다 자신의 몸 둘러보며 여기 저기 만지며 근육 확인해본다) 에이.. 헬쓰나 계속할 걸...
현우, 답답한 표정
씬15/ 작가 집앞(D/ENG)
부록, 계속 전화해보는데 전화기 꺼져있고.
부록 한숨 푹 내쉬다가 초인종 눌러보는데
인기척도 없다.
부록, 조용히 문 앞에 쭈그리고 앉는다.
씬16/ 원룸 옥상(N/ENG)
동직, 샌드백 달아놓고 열심히 가격중이다.
동직 (열심히 펀치 날리며) 캐릭터 분석을 못해? 뭐? 춤을 못 춰? 야! 춤을 잘 췄으면 내가 땐서를 했지 연기를 하고 있겠냐? 내가 우습냐? 만만해?!!
그때 옥상 문 열리며 정민 들어서고
정민 (한심한 듯 보며) 혹시 한강 갔나 싶었더니 여?냐? (샌드백보고) 뭐야.. 샀어?
동직 (샌드백 노려보며) 어.. 이러다 홧병 나 죽지 싶어서 하나 샀다..
정민 (다가와 만져보며) 진짜한텐 화 낼 배짱은 없고 이딴 걸로 화풀이 좀 해보겠다? 자식.. 소심하긴..
동직 (변명) 야, 괜히 화난다구 사람 치면 내 인생 쫑나는 데.. 이렇게라도 해야지~ 그리구 이게 몸 키우는데도 좋대니까.. 너도 한번 쳐봐~
정민 (툭툭 쳐보더니) 됐다~ 난 누구처럼 괜한 거에 화풀이 안한다~ (내려가며) 대충하고 내려와~ 술이나 한잔 하자~
그때 동직 전화벨 울리고.
동직 (전화받고) 어, 지영이냐? (하다) 뭐? 또 회식?!! 니네 학원은 무슨 회식을 맨날.. (하다 끊어진 듯) 야! 야! 김지영!! 이게 진짜!! (화난 듯 샌드백 노려보다 세게 우다다다 연타!) 으아아아아!!(하고 떨어져서 씩씩대다가 놀란 듯 샌드백 끌어안으며) 헉! 지영아, 많이 아퍼? 미안.. 아이구..
씬17/ 남자원룸(N)
정민, 냉장고 열어보는데 맥주 없다.
정민, 혀 쯧 차고는 냉장고 문 세게 텅!
닫아버리고.
사러나갈 듯 현관 쪽으로 발길 돌렸다가
‘에이!!’하고는 의자에 털썩 앉아서
머리 아픈 듯 머리 감싸 쥔다.
씬18/ 미자방(N)
노을 지는 미자방, 문이 삐걱 열리고
영옥 들어서는데 영옥 눈에
책상에서 가방 챙기고 있는 중학생 미자..
미자 (영옥 휙 돌아보고) 할머니, 오늘은 내가 엄마 병원 갈테니까 할머닌 쉬어.. 무릎도 안 좋대매~
현재의 영옥, 가방 챙기는 미자 교복
치마쪽을 보는데 교복 주름 펴져있고
뻔질뻔질 광이 난다.
미자 (가방 다 챙기고 돌아서며 바삐) 나 갔다 올게~
중학생 미자, 영옥 옆을 스쳐 나가고.
영옥, 바닥에 주저앉아서 무릎께에 손을
댄다.
영옥 (담담히 E) 늙어서 온통 삐걱대는 몸.. 맘대로 아프지도 못했지.. 남들은 며느리 봐서 호강한다 했지만.. 난 그런 건 꿈도 못 꿨다... 니 병수발하랴 부록이에 미자.. 게다가 사돈에 동생들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하늘이 노래지고 가슴이 욱신거리는게.. 참 이내 팔자는 왜 이리도 기구할까 싶고..
그때 방으로 들어오는 실제 미자.
미자 (놀라) 어? 할머니 여기서 뭐해?
영옥 (일어서며) 아니 그냥.. 저녁은 먹었냐?
미자 어, 먹었지. 시간이 몇신데.. 빨리 주무셔야죠~
영옥 그래.. 너도 어서 씻구 자라..
영옥, 천천히 문 열고 옷 갈아입으려
옷장 앞에 서있는 미자 뒷모습을 보다가
영옥 (살짝 원망섞인 E) 저거.. 시집갈 때 까지만.. 그 때 까지만 좀 살아주지..
영옥, 쓸쓸히 문 닫고 나가고.
씬/ 방송국 외경(D)
씬19/ 녹음실(D)
놀라고 있는 미자
미자 왜? 왜 못한대?
현우 (표정 나쁘지만은 않다) 어.. 재미교포들 위문공연 간대나봐.. 갑자기 잡혔대.. 우리 결혼식때나 한국에 올 거 같대..
미자 (서운) 뭐야.. 친구들한테 김종국 보러 오라구 다 전화돌렸더니만.. (하다 현우보고) 그럼 어떡해? 우리 축가는 누가 불러?
현우 (종이 가져와 보여주며) 그래서 말인데..내가 명단을 좀 뽑아왔거든? 봐봐..
미자 (한참 종이 보다가 현우 보며) 뭐야.. 왜 다들 이래? 좀 잘생기고 멋진 사람 없어?
현우 (시침 뚝) 아무래도 축가다 보니까.. 음악성 위주로..
미자 표정.
씬20/ 거실(D)
영옥, 멍하니 거실에 앉아서 창밖의 화분들
보고 있다.
회상// 화분으로 얼굴 가려진 침대위의 여자로
넘어오면
미자모 (입매만 보이게, 조용히) 어머니..죄송해요..
그 앞에 망연히 서 있는 영옥
영옥 (E) 니가 많이 안 좋다구..이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사 얘길 들었을 때두.. 이제 너 가고 나면 우리 부록이랑 미자는 어쩌나..
다시 현재로 돌아온 영옥, 화분들보며
영옥 (E) 그 생각이 젤 먼저 들었다.. 그게 그때 내 솔직한 맘이었어..
혜옥과 영숙, 건성으로 카탈로그 넘기면서
영옥 흘깃 훔쳐보다 영옥이 스륵 돌아보자
혜옥 (화들짝 놀라 영숙 보며 오버) 어머.. 언니..이 이불 진짜 이쁘다~ 미자보고 이거 사라 그래~
영숙 (같이 오버) 아, 집안세간은 미자가 다 산댔잖어.
영옥, 다시 창밖으로 고개 돌리자
영숙과 혜옥 숨 돌리고.
영옥 (E) 조금만 더 살아주지.. 미자 그거 지 앞가림 할때까지만.. 그때 까지만.. 그렇게 혼자 아픈 너한테 욕심을 냈었다..
씬21/ 작가 집 앞(D/ENG)
부록, 다시 작가 집 앞에 와있고 전화를
걸려다 또 안 받겠지 하는 마음에 핸드폰
집어넣고 초인종을 누른다.
역시나 인기척이 없고.
부록, 여러번 눌러보다 스르륵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씬22/ 남자 원룸 주방(N)
정민, 집에 일 가져와서 하다가
플래시//주차장에서 웃으며 통화하던
윤아 모습.
정민, 서류철에서 서류 꺼내려다 잘
안되는 지 낑낑, 그러다 짜증나는 듯
서류철 확 집어던지고.
냉장고 열고 맥주 찾는데 없다.
정민 (짜증) 아이씨. 좀 마셨으면 채워놓고 그래봐라 ~임마!! 어?!! 장동직!! 야!!(하다) 이거 어디갔어?
씬23/ 작가 집 앞(N/ENG)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있던 부록,
한참 멍하니 앉아있다가 다시 초인종을
눌러본다. 여전히 대답 없고.
부록, 다시 초인종을 누르고는
부록 (마지막 희망이다..) 이보게.. 최작가.. 자네가 원래 그럴려고 한 게 아니란 건.. 다 아네.. 내가 자넬 한 두해 본 것도 아니고.. (절박하다) 근데 나 좀 보세.. 나 이번에 무너지면 정말 갈 곳이 없네.. 우리딸.. 우리딸 미자.. 결혼도 해야 되고..
부록, 말을 차마 다 못 잇고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부록, 괴로운 듯 이마 짚는데 찌지직
소리나더니 초인종에서
최작가 (면목없는 E) 최부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부록, 가만히 앉아있다 천천히 일어나
그 집앞을 떠난다.
씬24/ 원룸 앞(N/ENG)
정민, 편의점에서 맥주 사서 걸어오다가
입구 어딘가에 걸터 앉아 한 캔 따서 마시려는데
바로 앞에서 차 한 대 서고 윤아 내리는 거 보인다.
윤아 (차안의 사람에게) 고마워요. 조심해서 가세요..
정민, 차안의 사람이 서피디임을 안다.
정민, 멈춰서서 바라보는데 윤아와
인사를 끝낸 차 부릉 떠나고.
윤아, 그 차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서있다.
윤아의 흐뭇한 표정과 정민의 씁쓸한
표정이 교차로 보이고 정민 손에서
줄줄 흐르는 맥주 캔..
씬25/ 녹음실(N)
암튼.. 종국은 부스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
약간 디제이 멘트처럼 얘기하고 노래한다. .....
미자 현우 녹음실 들어서며
현우 빨리 정리하고 나가자~
미자 (궁금한 듯) 자기야.. 그럼 축가는 누구할 건데? (시무룩) 아.. 김종국이 했으면 너무 좋았을텐데..
이때 울리는 현우 전화벨
현우 여보세요? (사이) 네 김종국씨~
종국 (F) 죄송해요.. 약속 못지켜서...
현우 아니에요.. 어쩔 수 없죠..
종국 (F) 저기.. 부스 안 좀 보실래요?
현우, 부스안 보면 미자도 따라서 보고
부스안 불 켜지고 김종국 그 안에 있다.
종국 (F) 여기 마이크 좀 살려주실래요?
현우, 미자 어리둥절한데.. 현우 마이크 살리면
종국 (웃으며) .. 이렇게라도 축하해주고 싶었어요...
꼭 축가를 결혼식에만 부르라는 법은 없잖아요?
현우, 미자 환한 얼굴로 끄덕끄덕
종국 지현우 피디님과 최미자씨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하게 잘 사세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축하의 노래 불러 드릴게요... (웃으며) 여기서의 한남자는 지현우 피디님입니다.
현우, 미자 기대에 찬 표정
종국, ‘한남자’ 부르기 시작한다.
행복에 찬 예비 신랑신부의 모습위로
김종국의 노래 감미롭게 울려 퍼지는
씬26/ 원룸 옥상(N/ENG)
동직, 샌드백 한참 두들기고 나서
호흡 고르며 종이 펴보고 있다.
동직 (종이 보며 헉헉) 창우는 이만하면 됐고.. 그럼 이번엔.. (하다) 그래.. 김정민.. 너 이자식 너도 혼 좀 나봐야 돼.. 너 고등학교 때 맨날 나 똘마니처럼 부리구 말이야.. 맨날 점심 때 매점 가서 빵 사오라면서 돈도 안주고.. 야 그때 내가 힘이 없어서 참은 줄 아냐? 차~ 다 니 인생이 불쌍..
그때 옥상 문 떨어질 듯 세게 열리며
정민 옥상으로 들어서고.
놀란 동직, 침 꿀꺽 한번 삼키고
동직 (두려운) 들..었냐?
정민 아무말없이 샌드백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동직 (놀래서) 아니.. 저기 정민아.. 그게 아니라..
정민, 어깨랑 목 풀며 샌드백 쪽으로
다가오자
동직 (놀래 물러나며) 야 임마 장난이야~ 장난~ (울상) 진짜 아니라니까~
정민, 샌드백 앞으로 가 서더니
펀치 재보는 것도 없이 그냥 한 대 날려버리고
동직 눈 찔끔 감는다.
잠시후, 동직 한쪽 눈 살짝 떠보는데
정민 손 샌드백 뚫고 들어가 있고.
동직 (놀라서) 야! 임마..(하다) 이게 얼마 짜린데!! 야!!!
정민, 미련 없이 돌아서서 걸어오며
정민 (E) 샌드백이나.. 인간이나..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한계라는 건 있는 법이다..
어이없이 정민 뒷모습 보고 있던 동직,
샌드백 부여잡고 구멍난 곳 어루만지며
동직 (울먹) 김 감독님~ 박 작가~ 창우야~ 아이고.. 지영아~
씬27/ 거실(N)
영옥, 창밖을 내다보고 섰다.
우현, 주방에서 나오다 영옥 보고
우현 뭐하세요?
영옥 (창밖 내다보며) 오늘 미자가 늦는다 그랬나?
우현 글쎄요.. 아 오늘 뭐 혼수 사는 거 마무리 하러 간다구 그러던데..
영옥, 슬그머니 현관쪽으로 가고
우현 다 늦게 어디가시게요?
영옥 그냥 마실 좀 갈 겸 나갔다가 미자 오나 보려구..
우현 쌀쌀한데 그냥 계시지..
영옥 (나서며) 다녀옴세..
씬28/ 동네일각(N/ENG)
영옥, 천천히 걸으며
영옥 (E) 너 떠나구 어린 고거 손에 지 에미 유품이라고 뭐하나 쥐어줄게 있어야 말이지.. 별로 갖고 들어 온 것도 없다보니 떠날 때 남긴 것도 없더구나.. 낡은 옷 쪼가리 몇 개에 먹다 남은 약봉지.. 그게 다 였어.. 니가 우리 식구로 살았던 흔적이라곤 그게 다 였어..
그러다 앞쪽에서 뭔가 재잘대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는데 영옥 앞쪽에 미자가
한 여자의 팔짱을 끼고 뭔가를 얘기하고
있다.
미자 (신나) 그래서 약속 못지킬 거 같다구.. 우릴 계속 기다린 거에요.. 그러더니 부스안에서 미리 축가를 불러 주는데.. 너무 낭만적인 거 있죠? 김종국.. 사람 진짜 괜찮죠? 그죠?
이모 (빙긋 웃으며) 그렇네..
영옥, 자세히 보다가 이모란 걸 안다.
영옥, 이모의 팔짱까지 끼고 재잘대는
미자를 보니 더 맘이 아프다.
영옥, 눈물이 날 것 같아 코를 훅
들이키는데 그 소리에 미자 돌아보고
미자 어? 할머니~
이모 (알아보고) 어머. 사돈어르신~
영옥 (몸둘바 몰라하며) 아.. 안녕하셨어요..
미자 (영옥 보고) 어디 갔다 오는 거야?
영옥 그냥.. 잠깐 바람쐬러..
미자 오늘 이모님이랑 같이 회사마치구 혼수 보러 갔었는데 이모님이 진짜 이쁜 이불 사주셨어. (애교) 그죠오?
이모 (미자가 이뻐서 웃기만 하다가) 전 이만 가볼께요..
영옥 (황급히) 아유 여기까지 오셨는데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 하구 가셔야죠~
이모 아닙니다. 시간도 늦었구요.. (발 떼며) 그럼 가볼께요~ (인사하곤 미자보고) 그럼 들어가~
미자 (아쉬운) 차라도 한잔 하구 가시지.. 그럼 제가 택시 잡아드릴께요~ (영옥보고) 할머니 잠깐 갔다 올게요~
미자 서둘러 이모쪽으로 내려가서
이모 택시 잡아서 태워준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영옥.
이모를 태운 택시 떠나자 미자,
돌아서서 웃으며 영옥쪽으로 달려온다.
영옥 (감정이 북받치는 E) 조거.. 조거..
미자, 헤헤 웃으며 점점 더 영옥쪽으로
달려온다.
영옥 (눈물나는 E) 조거.. 이쁜 조거 하나 남겼으니.. 됐다... 얘야...
영옥, 미자가 안보게 얼른 돌아서서
눈물닦고 자기를 향해 뛰어오는 미자를
보고 서있는데서 스틸.
F.O.
씬29/ 자판기 앞(D) - 에필로그
F.I// 현우 목소리만 들린다.
카메라 따라가보면 현우다.
누군가와 얘기하고 있다.
현우 형! 한번만 들어주라~ 아끼는 동생이 결혼하는데 축가 한번 못해줘? 응? (애교) 혀엉~
보면, 난감한 표정의 강호동 앉아있다.
호동 현우야~ 니 맘 다 알고.. 니 원하는 거 이 형이 다 해줄 수 있는데.. 와 하필 축가고? 내가 가수 가?
현우 그래두 내 결혼식엔 형이 축가 해줘야된단 말이 에요~
호동 내 사회 봐주께~ 내가 무신 축가고?
현우 사회는 동엽이 형이 봐준다 그랬단 말이에요.
호동 그럼 내 차라리 주례 봐주께~ 응? 나 노래 한 개 도 몬한다
현우 (삐졌다)
호동 (달랜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뭐? 뭔 노래 하 면 되는데?
현우 아무거나.. 형 잘하는 거 없어요?
호동 (애드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