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나뭇잎 초대장 (김정배 (지은이), 유재엽 (그림) | 별빛서재 )
『나뭇잎 초대장』은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환상동화이다. 준호는 아빠와 살다가 제주 할머니 집에서 살게 된다. 아빠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준호를 돌봐줄 수 없어서이다. 작품의 공간적 배경에서도 문학적 서사를 기대하게 하는 작가의 역량이 보인다. 할머니 집은 오래전에 벽오동 숲에서 봉황이 나타났다는 봉황리 마을이다. 할머니네 뒤편에는 벽오동나무 숲과 울창한 대나무 숲이 있다. 대나무 숲 입구에는 봉황 샘물도 있다.
준호는 엄마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부재를 느끼지 못하고 지낸다. 하지만 1학년 현장학습 날에 엄마들이 싸준 토끼김밥과 문어김밥을 보고 엄마를 그리워한다. 어버이날에는 엄마 사진에 엄마가 좋아하는 과꽃을 그려 올려둔다.
‘엄마를 만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딱 한 번이라도.’(15쪽)
준호의 그리움은 점점 간절해지지만, 할머니를 생각해서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3학년이 된 준호에게 갈등이 생긴다. 할머니가 아빠에게 새살림을 차리라고 종용하는 것이다. 준호에게 엄마는 과꽃을 좋아했다는 엄마밖에 없다.
냇가에서 물놀이 하기로 한 요한이를 기다리면서 준호는 엄마를 불러 본다. 집으로 오는 길에 깃털이 내려와 준호를 벽오동 숲으로 안내하고 날개를 다친 아기새를 구해준다. 봉황새라는 걸 짐작하게 한다.
준호는 나뭇잎 초대장을 받는다. 나뭇잎에서 줄기가 뻗어서 하늘에 닿은 나무를 타고 엄마를 만난다. 하늘나라 임금의 신하였던 아기새의 아빠가 하늘 사다리를 내려준 것이다. 엄마는 하늘정원에서 꽃을 가꾸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사실은 아빠가 새엄마 되실 분이라며 인사하러 온 적이 있어요. 제가 싫다고 했어요. 새엄마로 받아들이기 싫었거든요. 저는 자꾸만 엄마 얼굴이 떠올라요. 저한테는 엄마만이 제 엄마예요.” (97쪽)
“(…) 너한테 길러줄 엄마가 생긴다면 엄마는 이곳에서 기쁘게 꽃을 가꾸며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물론 네 생각도 중요하지만.” (98쪽)
준호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엄마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열게 된다. 아이의 심리가 잘 나타나서 애틋한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가족의 유형이 다양해질수록 서로 존중해 줘야 한다는 걸, 준호의 행동과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출처 : 생명과문학 봄호
첫댓글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