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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문학과 고전에서 배우는 미래의 공부법’이란 주제로 강연을 펼친 고미숙 작가. | (사)행복한 미래교육포럼(대표 최창의) 초청으로 고미숙 작가의 강연이 지난 17일 고양교육지원청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은 학부모, 교사,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인문학과 고전에서 배우는 미래의 공부법’이란 주제로 열렸다.
고미숙 작가는 인문학에 대해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느 시공간에 있는지, 인생이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길 찾기’라고 정의했다.
“욕구는 계속 올라가는데 능력은 제로 상태로 돌아가고 있으니 몸이 소외되고 정신이 분열될 수밖에 없어요.”
고 작가는 고전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고전의 지혜를 빌리지 않고 불구덩이를 헤쳐갈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떤 상품으로, 어떤 교육제도로 이 욕망과 폭력과 자살의 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요. 욕망과 능력 사이가 너무 벌어져 있어요. 이 둘 사이를 매개할 수 있는 것이 고전의 지혜입니다.”
이야기는 ‘학교 교육’으로 넘어갔다. “학생들에게 장래 포부가 뭐냐고 하면 기껏해야 의사, 변호사 등의 직업을 나열할 뿐, 어떤 인간이 되겠다거나 삶의 어떤 의미를 깨우치겠다는 식의 발상은 전혀 없어요.” 고 작가는 사람들이 지식의 대부분을 학교 밖에서 얻는데도 오로지 학교에서만 배움을 익혀야 한다는 환상이 있다고 지적했다.
“초·중·고의 목표는 대학이 됐고 대학에 가서는 1학년부터 취업에 ‘올인’하고 있어요. 계속 자발성이 없는 공부를 하고 있어요. 자발성이 결여되어있기 때문에 중년이 위험합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 그동안 애쓴 것들이 다 도루묵이 되어버릴 수 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중년을 보내버리기도 해요. 자발성이 완벽하게 실종된 이 문제를 저는 몸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 작가는 고전에서 삶의 좌표와 지혜를 찾아야한다고 강조하면서 고전공부의 방법으로 ‘암송’과 ‘구술’을 소개했다. 암송은 소리를 통해 자기 안의 타자를 발견하게 되고 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능력을 터득해 타인의 목소리가 자기 안에 흘러오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두뇌보다는 몸으로 익히는 공부이다. 이에 비해 암기는 개별적이고 묵독에 의한 두뇌 플레이다.
암기는 신체가 허약해지지만 암송은 신체 전체의 기운을 활발하게 소통시키는 공부법이다. 암송은 외국어와 지식을 습득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또 한 가지는 공부법은 ‘구술’이다. 지식의 토대이자 평생의 자산인 독서를 할 때 구술이 중요하다. 구술이 문장으로 연결되면 글쓰기가 되고 생활에 적용되면 리더십으로 연결된다. 놀랍게도 리더십의 많은 부분은 상황을 언어화하는 능력인 것이다. 고미숙 작가는 고전평론가로 경제적 자립과 배움이 가능한 공간을 표방한 연구공동체 ‘수유+너머’를 만들었으며 현재 인문의역학연구소 ‘감이당’에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