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초록 보양식, 녹즙
간 해독 돕고 혈류 개선 효과
"위암 수술 뒤 5년간 케일.명일엽(신선초).돌미나리.질경이 등을 녹즙으로 만들어 먹었다. 맛이 쓰다고 느껴지면 꿀.요구르트를 넣었고, 때로는 효모.인삼 엑기스를 타서 마셨다."
강원대 바이오산업공학부 함승시 교수는 녹즙 전도사다. 그는 "녹즙 속엔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하고 건강을 돕는 생리활성물질이 많으므로 매일 200㎖~1ℓ를 마셔도 좋다"며
"영양소의 흡수가 빠르고(20분 내 60~70%), 채소를 생으로 또는 요리해 먹는 것보다 훨씬 많이 먹을 수 있으며, 가열하지 않으므로 영양소의 파괴가 없다"고 녹즙을 예찬했다.
또 면역력을 높이고 암을 예방하며 술독을 풀어주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도 효과적이란다.
◆ 주로 사용되는 채소 4종 녹즙은 어떤 채소로도 만들 수 있지만 특별히 많이 쓰는 채소는 네 가지다. 명일엽.케일.돌미나리.당근이다. 이 중 명일엽은 일본이 원산지지만 요즘엔 한국에서 더 많이 재배된다.
최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71차 한국식품과학회 학술대회에서 일본 다카라 바이오사의 이쿠노신 가토 사장은 "미나리과인 명일엽의 황색즙에서 찰콘 등 당뇨병 개선 성분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명일엽엔 또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루틴과 지방간을 예방하는 콜린이 들어 있다. 간 해독을 돕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도 있다.
학회에서 한남대 식품영양과 강명희 교수는 "명일엽 녹즙을 흡연자에게 6주간 마시게 한 결과 이들의 DNA(유전자) 손상이 15 ~ 30%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며 "DNA가 많이 손상된 흡연자는 항산화 효과가 높은 녹즙을 지속적으로 복용할 것"을 권했다.
케일은 서양에서 인기 높은 채소로 간 해독, 당뇨병 개선, 면역력 증강, 혈류 개선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맛이 쓰다는 것이 단점이다.
돌미나리도 간 해독, 숙취 해소를 돕는다. 당근은 섬유소와 비타민A가 풍부하고 처음 녹즙을 대하는 사람도 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당근은 또 다른 녹즙의 맛을 순화할 목적으로도 넣는다. 지금까지 당근은 비타민C ´파괴자´로 통했다. ´오이(비타민C 풍부)와 당근을 같이 먹지 말라´는 말까지 있었다. 그러나 학회에서 부산대 식품영양과 박건영 교수는 "당근은 비타민C 파괴와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나리보다 돌미나리가, 일반 케일보다 유기농 케일이 생리활성(건강)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 녹즙을 먹는 두가지 방법 하나는 녹즙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사먹는 것이다. 현재 판매용 녹즙 시장은 연간 1000억원 규모. 풀무원 녹즙(약 50% 점유).참다운 건강식품.참선진종합식품.새벽을 여는 사람들.동초식품 등 5개 회사가 전체 판매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가격은 한병(120 ~ 150㎖)에 1500 ~ 2000원. 전날 저녁에 만든 녹즙을 업체가 매일 아침 가정에 배달해준다. 유통 기한은 3일 이내이므로 받는 즉시 마시거나 냉장고에 보관해뒀다 그날 안에 마시는 것이 좋다. 녹즙은 열처리를 하지 않아 세균 오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름엔 반나절만 지나도 녹즙의 부패가 시작될 수 있다(풀무원 김태석 박사).
현재 녹즙회사 제품은 명일엽.케일.돌미나리.당근 중 한 원료로 즙을 낸 것이 대부분이다. 여러 채소를 섞거나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석류.파인애플 엑기스 등을 첨가한 혼합 녹즙도 있다.
가정에서 직접 녹즙을 만들어 먹으려면 녹즙기(10만 ~ 30만원)가 필요하다. 원료 채소를 잘 씻고 적당한 크기로 썬 뒤 녹즙기에 넣어 즙을 낸다. 비용이 회사 제품을 사 먹을 때의 절반 수준이고,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채소를 녹즙기에 함께 넣어 마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신선한 유기농 채소를 구입하는 일이 쉽지 않다. 또 채소는 잘 짓무르고 쉽게 수분이 날아간다. 보통 녹즙 한잔(100㎖)을 얻으려면 150g의 채소가 필요하다. 시장에서 명일엽.케일.당근은 ㎏당 2000원쯤이면 살 수 있으나 돌미나리.알로에 등은 구하기가 힘들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