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 프라탓 도이 수텝
(Wat Phrathat Doi Suthep)
글 | 김형근 (본지 편집인)
도이 수텝 사원
수 많은 사찰이 있는 방콕에 이어 치앙마이에도 대략 300개의 사찰이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제주도가 대략 360개 사찰이 있다고 하는데 제주도 인구는 대략 70만으로 18만인 치앙마이에 비해 4배 정도 많다. 치앙마이 300개 사찰들도 다 특징이 있고, 역사적 내력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사찰로서 ‘왓 프라탓 도이 수텝(Wat Phrathat Doi Suthep)’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간략하게 ‘도이 수텝’이라고 부른다. ‘란나 왕국’ 시대에 창건된 이 사찰은 치앙마이 시내에서 보면 저 멀리 산위에 있는 것이 보인다. 누군가가 이야기 한다. 치앙마이에 와서 도이 수텝 사원을 올라 보지 않고는 치앙마이를 여행했다 말하지 말라고!
그렇게 도이 수텝 사원은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사원이며 란나 (Lanna Kingdom)의 역사를 가슴에 품은 채 지금도 치앙마이 아 니 태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사원이다. '왓'은 사원, '도이'는 산이라 뜻이다. '수텝'은 신선 또는 은둔자의 뜻이며 ' 프라탓'은 왕실에서 지정한, 즉 왕실이 관리하는 사원의 이름 앞 에 붙이는 말로 태국 사원을 여행하다가 이 '프라탓'이란 이름이 붙은 사원은 무엇인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면 된다. 정리하면 ‘왓 프라탓 도이 수텝(Wat Phrathat Doi Suthep)’은 왕실이 지정한 신선이 노니는 수텝 산 위에 있는 사원 이라는 뜻이 며 도이 수텝 사원의 정식 명칭이다.수텝 산은 1,677미터이고 도이수텝사원은 산 중턱에 세워져 있다.
1층 보리수 나무
경내 1층에 있는 사리를 등에 얹은 코끼리 상
이 사원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어깨 뼈)가 모셔져 있다고 한다. 그 사리가 이곳까지 모셔진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게 전해내려온다. 전설에 의하면 란나왕조 가 세워지고 얼마 지나지 않을 무렵 지금의 태국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이미 세워진 남부의‘수코타이왕조’에 수마나(Sumana Thera)라는 왕실 고승 이 있었다. 그 수마나 스님이 특이한 꿈을 몇 회 반복해서 꾸게 되는데... 흰 바위 안에 부처님의 사리가 모셔져 있는 꿈 이었다. 이 꿈을 기 이하게 여긴 수마나 스님은 꿈속의 흰 바위를 찾기 시작 했고 빵차(Pang Cha)라고 하는 곳에서 실제로 그 흰 바위를 발견하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후 스님은 이 사실을 당시 수코타이 왕인 담마(Dharmmaraja) 왕에게 고하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실 사원을 건립 할 것을 제안 한다. 그러나 담마라자왕은 그 사실을 믿지 않았고 사원을 건립 하는 것 또한 허락 하지 않았다. 그 이야기가 이웃 국가인 란나왕조에 까지 소문이 났고 란나왕국 의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하여 구심점이 되게 할 사건을 찾던 란나왕국의 누나온(King Nu Naone)왕의 귀에 까지 들리게 되었다. 누나온 왕은 서로 우호관계에 있던 수코타이 의 담마라자왕에게 그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달라고 요청을 하고 1368년에 담마라자왕은 그 요청을 수락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란나로 오게 되었고 누나온 왕 은 사리를 보관할 사원을 새로 건축하게 된다. 사원이 새로 건축 되는 동안 진신사리를 직접 가져온 수마나 스님은 사원이 건축되 는 약 2년 동안 지금의 람푼지역에 거주를 하였고 1371년 부처 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기 위하여 새로 건립된 사원이 바로 ‘왓 수 언 독(W at Suan Dok)’ 사원이다. ‘수언 독’ 사원이 완공이 되고 부처님의 사리는 람푼으로 부터 수마나스님에 의하여 운반이 된다. 그러나 수마나스님이 ‘수언 독’사원에 도착해서 부처님의 사리가 들어 있는 발우를 내리는 순간 부처님의 사리가 두 쪽이 난다. 이를 불경하게 생각하지 않고 부처님의 뜻이라 생각한 왕은 두 조각 중 작은 하나를 현재의 ‘수언 독’ 사원에 모시고 탑을 세웠으며 다른 한 조각을 어디에 모실까 하고 대신들과 고민을 하게 된다. 이후로 오랜 기간 다른 한 조각인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어디에 모실지 결론이 나지 않았고 왕의 제안에 의하여 당시 왕이 타고 다니던 흰 코끼리의 등에 올려 코끼리가 가는 곳이 사리가 모셔 질 부처님의 뜻이라 여기기로 결정한다. 이렇게 해서 사리는 코끼리의 등에 얹혀 졌고 왕을 포함한 대신 들은 코끼리의 뒤를 따랐다. 그런데 코끼리가 가는 곳은 왕궁 쪽 이 아닌 정글 숲 쪽 이었고 길도 없는 산을 코끼리는 3일 동안에 걸쳐 두 번을 쉬고 올라가서는 산 정상부근에 멈추어 섰고 그 자 리에서 세 번을 크게 울고는 그 자리에 쓰러져 죽었다고 전한다. 그 산의 당시 이름은 ‘도이 아오이 창(Doi Aoy Chang )’이며 현재의 도이 수텝이다. 그렇게 해서 코 끼리가 죽은 자리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실 탑을 1383년에 세웠는데 최초 높이가 7미터의 탑으로 1371년에 수안독사원에 처음으로 사리를 보관한 이후로 12년이 지나서야 두 번째 사리를 모시게 되었다. 이 시기 한국은 고려말에 해당한다. 이후에 계속해서 사원은 증축이 되었고 1525년 무앙깨우(King Muang Kaew)왕에 의하여 탑의 높이가 현재의 높이인 16 미터가 되었다. 1805년 210년간의 버마의 통치가 끝나고 까윌라(Chao Kawila)왕에 의하여 보수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1934년 ‘크루바 스리위차이(Phra Khruba Sriwichai1878~1938) ‘스님에 의하여 지금의 치앙마이 동물원이 있는 산 아래에서 사원 까지 약 12km에 달하는 도로가 정비 되었다.
***위 글은 인터넷 검색에 의해 <마이 투어> 에서 많이 차용하였다.
수완독 사원에 있는 사리를 등에 지고 이동하는 그림
호텔에 있는 사리를 등에 진 코끼리 동상
산 중턱 1층에 있는 크루바 스님의 동상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
2층에 있는 법당
도이 스텝의 이러한 내력때문에 코끼리가 사리 함을 등에 맨 조각을 치앙마이 시내에서 많이 볼 수가 있고, ‘수언 독’ 사원의 벽화에도 이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치앙마이 동물원에서 도이 수텝으로 오르다 보면 부처님이 아닌 커다란 황금 스님 좌 불상이 보인다. 항상 많은 태국 사람들이 그곳에서 불공을 드린다. 이 스님이 치앙마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님이로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도이 수텝 사원입구에 있는 큰 스님의 좌 불상 그리고 시내의 왓 프라싱 (프라싱 사원)에 들어서면 보리수 잎 모양의 긴 부채를 들고 계신 스님 상이 모두 크루바 스님이다. 사실 치앙마이의 거의 모든 사원에 스님의 불상이나 흔적이 있다. 버마가 치앙마이를 지배할 당시 란나의 모든 사원은 폐쇄가 되었 다. 미얀마인들에게 있어 그들의 불교는 인정이 되었고 란나의 불교는 불교로 인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기간이 무려 200년이다. 모든 사원은 흉가로 변하기 시작했고 흔적마저 사라져 버렸다. 미얀마가 떠나고 치앙마이 사람들은 도이 수텝 사원이 있는 지 조차 모르고 살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약 80년 전 태국(당시에는 시암)이 란나를 합병하며 사원 살리기를 시작했고 그때 크루바 스님이 그 역할을 하였다. 숲속에 숨겨졌던 도이 수텝 사원을 찾았고 그 곳까지 가는 길을 닦기 시작했 다. 모든 란나의 국민들이 그 일에 참석을 하였고 모두의 땀방울 이 모여서 되 찾아낸 사원이기에 치앙마이 최고의 사원으로 여겨 지는 것이다. 그 일을 주도한 스님이 크루바 스님이고 치앙마이 거의 모든 사 원을 고증해서 재 보수 하신 분이라고 한다.
사원 앞 필자
물을 뿌리며 축원하는 스님
탑돌이 하는 사람들
2층 법당 기둥에 붙어 있는 보시자 이름
계단을 이용하여 사원에 가는 사람들
도이수텝 사원 앞 주차장 부근의 점포들
나는 아침 일찍 이곳의 택시인 썽태우를 타고 오전에 도이 스텝을 찾았다. 숙소에서는 약 40분 걸렸다. 꼬불 꼬불 돌아서 가는 길이었다. 도이 수텝 앞에 도착하니 많은 점포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방문한 사찰중에서 점포수가 가장 많은 곳이었다. 여기에서 도이 수텝을 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한 가지 방법은 계단으로 올라가는 방법인데 계단이 너무 많았다. 300개라고 한다. 다른 방법은 엘레베이터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돈을 내야 한다. 나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갔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그곳이 1층이었다. 여기에 큰 고목이 몇 그루가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크루바 스님의 입상앞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불공을 드리고 있었다. 신발을 벗고 계단을 통해서 2층으로 올라간다. 2층의 경내는 완전 다른 세상이었다. 온통 황금으로 장식한 쩨디(탑)으로 눈이 부셨다. 휘황찬란한 탑과 탑 주변의 번쩍번쩍한 보호대인 장식물들은 대부분의 처음 방문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경외감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이 경내 전체 모습을 사진으로는 잘 찍으려면 드론으로 찍어야 전체가 나올 것 같았다. 다음 여행 부터는 드론을 연습해서 사진을 찍고 싶다 . 경내에는 태국인들 뿐만 아니라 서양인들도 많이 보였다.
도이쑤텝 중앙마당의 거대한 쩨디가 시야를 압도한다. 당초 쩨디는 7m 크기로 조성됐으나 몇 차례 증축을 거쳐 현재는 직경 12m, 높이 16m 크기로 커졌다. 또 7톤의 황금을 녹여 금빛으로 칠하고, 상단부는 푸미폰 태국 국왕이 보시한 다이아몬드로 장엄했다. 쩨디 네 모서리에는 거대한 우산 모양의 금세공 장식이 자리를 지키고, 주변의 금빛 찬연한 종과 불상들이 장엄함을 더한다. 사찰 여기저기를 돌아다보니, 새로 조성된 불상과 탑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렇게 하다가는 여백의 공간미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각과 불상을 크게 짓고, 황금으로 덧칠하는 소위 사찰장엄불사가 태국인들의 대체적인 신앙형태로 보였다. 어쨌든 불상과 탑 앞에서 향을 사르고, 절을 하며, 기도하고, 연꽃을 든채 하는 끝없는 탑돌이 행렬은 불교국가 태국의 뜨거운 불심을 고스란히 전하는 현장을 느낄 수 있었다.
2층 경내에는 사원도 있고, 조용히 명상할 수 있는 곳, 기도할 수 있는 곳도 많았다. 어떤 사람들은 탑돌이를 하고 있었다. 나도 탑을 3바퀴 돌면서 탑돌이를 하였다. 경내의 법당에서는 신도들이 부처님께 절을 하고 스님에게 보시하면 축원을 해 주었다. 법당 벽에 2018년 중국계 미국인이 1만 달러를 보시를 하였다고 크게 써 붙여 있었다. 이날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많아서 사찰 내에 있는 전망대에서는 아쉽게도 시내를 볼 수 없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주차장으로 내려갈 때는 309 계단을 걸어서 내려갔는데 걸어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다.
도이스텝 가는 방법
치앙마이 대학 입구에서 썽테오 타고 약 40분.
개장시간 :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까지. 하지만 이후에도 더 머물면서 일몰을 보면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