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나는 가성비에 사족을 못쓰고 환장하는 족속입니다. 예컨대 화장실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손톱 손질을 하는 따위로, 방금 가성비 철인 3종 경기를 했다는 것 아닙니까? 샤르트르를 귀에 꽂고 진접 역방향으로 트래킹 스타트 했어요. 진접고-유보라-공원을 들려 진접 천 오솔길을 가로질러 가마골 입구까지 30분쯤 걷다가 콩국수 집에 들렀어요. 딱 봐도 투박한 것이 핸드메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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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담근 김치가 밥을 부릅니다. 아싸! 무료 셀프네요. 찬물에 말아 먹는 김치&청양 고추맛이 매인을 재껴놓게 만들 만큼 맛입니다. 9000원에 행복은 이런 것일 겁니다. 담배 하나 피우고 양지리-오남 역-백병원 쪽으로 고-홈 했어요. 급하게 햇빛가리개를 내리고 에어컨과 선풍기를 켰어요. 바리캉으로 머리-눈썹-수염 손질을 했고 내친김에 염색까지 하고선 중화 시간 20분 뭘 할 건데 하며 자맥질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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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업 100개-아령 좌우 100개를 했는데도 시간이 남는 느낌입니다. 변기 닦기-세탁기 돌리기-냉장고 수박 쪼개 버리기까지 노래 부르면서 완주했어요. 샤워도 냉탕 온탕이 훨씬 상쾌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압니다. 샤르트르(1905-1980)를 실존주의자로 보기에는 구조주의자 같고 구조주의로 보기에는 실존주의 학자 같아서 '무신론적 실존주의' 철학자로 보는 것 같습니다. 일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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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냉전 시대에 활동했기 때문에 막스처럼 공산당과 가까이 지낸 탓에 필자에게는 매우 낯선 이름이지만 그의 명저 '존재와 무'를 읽고 사르트르에 풍덩 빠져버렸습니다. "사물은 기능, 용도가 정해져 있지만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로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좌절할 수도 스스로 만들어 갈 수도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겁니다. 쾅! 쾅! 사형은 '존재와 무'에서 인간은 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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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stantence의 사전적 의미가 '존재'하다 와 '바깥'을 의미한다면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에서 벗어날 수 없는 탈-존이 아닌 '자유롭도록 저주받은 존재'라는 뜻으로 이해했어요. 20세기 이전의 철학이 나는 누구인가? 라면 근대 이후 철학은 '타자와의 관계'로 봅니다. 샤르트르 형님은 인간이란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것이 핵심인데 의자처럼, 저항하지 않고 맥락 없이 사는 것들에 대하여 구토를 느낀다고 했습니다. 우엑. 행글라이더를 타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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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글라이딩은 행글라이더에 매달려(Hang) 비행(Glding) 하는 것이고, 패러글라이딩은 낙하산(Parachute) 모양의 물체를 타고 비행하는 것입니다. 욕망이란 결핍을 채우려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나는 욕망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자유란 무엇인가? 날 휘몰아치게 했던 그 바람을 타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비행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자유인이다!
2024.6.27.thu.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