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570
천자문187
동봉
0661나 아我
0662재주 예藝
0663기장 서黍
0664피 직稷
워이쑤지我艺黍稷Woyishuji
(바야흐로 들녘에서 농사를짓되)
-찰기장과 메기장을 나는심으리-
0661나 아我
나 아我 자는 뜻모음會意문자입니다
손手과 창戈이 만난 글자라고 생각하였으나
옛 글자 자형으로 보아 아닌 듯 싶습니다
톱니 모양의 날 선 무기로 톱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나 아我 자의 왼쪽에 붙인 글자가
손 수手 자가 아닌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으레 무기이겠지요
중국어에서 무기 무武 자의 발음과
나 오吾 자의 소릿값이 모두 우Wu입니다
무기를 들고 지키는 주체가 누구입니까
과연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기에
양손에 무기를 들고 지키려 했겠습니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무기 무武 자와 소리값이 같은 무武를 들어
나吾와 같은 세계로 취급했으며
나중에 발음이 같은 이유에서
나我의 뜻으로 옮겨 쓰게 되었을 것입니다
'나'를 표현하는 데는 어떤 자들이 있을까요
01. 나 아我
02. 나 아䢩
03. 나 오吾
04. 나 여予
05. 나 여余
06. 나 이台
07. 나 이㣍
08. 나 짐朕
09. 나 암俺
10. 나 앙卬
11. 나 앙姎
12. 나 농儂
13. 나 농侬
14. 나 찰咱
15. 나 찰偺
16. 나 잠喒
여기서 '나'의 대표격은 '나아我' 자입니다
나 아我 자에는 전사법이 숨어있습니다
한자로 된 나 아我 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앞서 예를 든 일설의 손 수手 자와
창 과戈 자의 만남일 수도 있습니다만
나는 손 수手 자를 창이 아닌 무기
이를테면 날카로운 톱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옛글자에서 표현한 톱날 무기 때문이고
나는 전혀 엉뚱한 생각을 해 봅니다
어차피於此彼 언어의 해석은 시대에 따라
항상 다른 관점에서 볼 수가 있으니까요
어차피! 그러고 보니 '어차피'란 말도
이쪽此이든 저쪽彼이든 간에란 뜻입니다
내 생각건대 한자 '나 아我' 자에서
진정한 나를 찿는 궁극에 이르러서는
결국 본체夲體냐 그림자냐 하는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라고 했을 때
나는 누구며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그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이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 있는
묻는 자와 물음의 본체를 놓고
다시 사고하는 그 나 중에
과연 어떤 것이 진정한 나인가 하는 것입니다
데칼코마니Decalcomanie입니다
나 아我 자는 데칼코마니의 대표적 글자입니다
손 수手자 한 자를 물감으로 써놓고
물감이 채 마르기 전에 절반으로 접었다 펴면
양쪽에 똑같은 손 수手 자가 나타나겠지요
하나는 바르게 하나는 외로 나타납니다
손 수手 자 대신 창과戈 자도 좋습니다
물감으로 창戈을 그린 뒤 곧바로 접었다 펴면
양쪽에 각각 하나의 창이 찍혀 나올 것입니다
내 해석이 좀 엉뚱하기는 하더라도
데칼코마니 기법을 통해 '나我'를 찾으려 했던
선인들의 지혜가 참으로 놀랍습니다
나䢩는 다섯五 가지 감관口으로
이루어진 그림자와 같은 존재이기에
단련攵하며 쉼 없이 닦아가는辶 자입니다
나吾는 다섯五 가지 그림자陰입니다
나予는 어리디어린 존재며
나余는 고뇌苦하고 아파余하는 존재며
나台는 별台처럼 반짝㣍이는 자입니다
나咱는 끊임없이 나 스스로自에게
내가 누구인가를 물을 수 있는
생각하는 자며 또한 철학하는 자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자는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표현되는 '나我' 자입니다
'천강유수천강월千江有水千江月'이라
물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나
다 달이 담기고 비추기 마련입니다
물水에 비친 이 많은 달月은 그림자입니다
이들 그림자에는 본체本月가 있습니다
나我의 본체는 오직 하나일뿐입니다
본체는 둘이 될 수 없고 오직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림자는
열이 되고 백이 되고
천이 되고 만이 됩니다
억이 되고 천백억이 됩니다
그리하여 천백억화신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들을 크게 묶으면
첫째는 공간으로 드러낸 그림자이고
둘째는 시간으로 드러낸 그림자입니다
같은 시간대에 일천 강물에 동시에 비춤은
공간으로 나타낸 달그림자입니다
그러나 하루 전의 달이 오늘의 달이 아니며
한 시간 전의 달이
1분 전의 달이
한 시간 뒤의
1분 뒤의 달일 수는 없습니다
내가 64년간 살아오면서 남긴
발자취와 추억은 내 시간의 그림자이며
64년간 오가고 머무른 이미지는
지금은 단지 생각으로만 남아있지만
공간 속에 누벼놓은 내 공간의 그림자입니다
그림자는 본체가 없어지면 지워진다고요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언제 어디서나 생각해낼Remember 때
그 추억은 데칼코마니아로 나타납니다
가령 데칼코마니아 기법에 의해
손 수手 자가 양쪽으로 찍혀 있다면
하나의 손은 나我의 성취를 위해서 쓰고
또다른 손은 나의 벗들을 위해 쓸 것입니다
또한 데칼코마니아 기법에 따라
창 과戈 자가 양쪽으로 찍혀 있다면
하나의 창은 나我의 본체를 보호하고
또다른 창은 나의 그림자를 지키고 보호할 일입니다
자신의 그림자도 지키고 보호한다고요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그림자도 보호합니다
본체 못지 않게 자신의 그림자도 소중합니다
청정하고 드넓고 가없는 법신만이
소중한 것은 아닙니다
그림자에 해당하는 보신과 화신까지도
법신 못지않게 소중하고 또 소중합니다
그러기에 마음씨 마음가짐도 소중하지만
말씨와 맵시도 똑같이 소중합니다
나 아我 자에 들어있는 뜻입니다
1. 나
2. 우리
3. 외고집, 자기 생각을 굽히지 않는 것
4. 나의
5. 아집을 부리다
6. 굶주리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
吾 : 나 오/친하지 않을 어/땅 이름 아
반대 뜻을 가진 한자
彼 : 저 피
모양이 비슷한 한자
餓 : 주릴 아 따위가 있지요
0662재주 예藝
재주 예/심을 예藝 자는
부수 초두머리艹에 꼴소리形聲문자입니다
재주 예芸 자의 본자本字며
소릿값을 지닌
나무를 심는 모양의 재주 예埶 자와
자유로움의 뜻 구름 운云 자와
자연스러움의 뜻 초두머리艹가 만나
아름다운 솜씨를 표현해낸다 하여
재주 예藝자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01. 재주
02. 기예
03. 법도
04. 학문
05. 법
06. 글
07. 과녁
08. 심다
09. 재주가 있다
10. 나누다
11. 극진하다
다른 꼴 같은 뜻글자에
艺 : 재주 예/심을 예
芸 : 평지 운/재주 예/심을 예
秇 : 재주 예/심을 예
兿 : 재주 예/심을 예
埶 : 재주 예/심을 예/형세 세
藝 : 재주 예/심을 예
蓻 : 풀 많이 날 집/재주 예/심을 예 자가 있고
같은 뜻을 가진 한자에
伎 : 재간 기
倆 : 재주 량/둘 량
才 : 재주 재
技 : 재주 기
術 : 재주 술/취락 이름 수 자가 있습니다
김밥 한 줄에도 솜씨가 있고
스카프 하나에도 예술이 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김밥을 말고
어떤 옷 컬러에 어떤 스카프가 어울리는지
이들 하나하나에도 솜씨와 예술이 있습니다
고운 마음에서 솜씨가 나오고
아름다워지려는 마음에서 맵시가 나오며
순수를 생각할 때 예술이 나옵니다
따라서 어떤 솜씨
어떤 재주
어떤 예술도
본 바탕은 순수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재주 예/솜씨 예/심을 예藝 자를 보십시오
첫째 초두머리艹가 자연입니다
둘째 구름云도 자연입니다
셋째 대지坴가 자연 아니던가요
넷째 지구丸 자체가 바로 순수자연입니다
다섯째 곡식으로서 벼秇가 자연입니다
여섯째 행복蓻은 순수일 때 가능합니다
여기서는 심을 예藝 자로 새기지만
일반적으로는 재주 예藝자로 새깁니다
'재주 예'는 '예술 예藝'자로도 많이 쓰입니다
예술에 대해서는 얘깃거리가 참 많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밤에서 새벽까지
한 달이고 일 년이고 십 년이고
내내 얘기하더라도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0663기장 서黍
기장 서黍 자는 뜻모음會意문자입니다
일설에는 곡식을 나타내는 벼 화禾 자와
나머지 글자 비 우雨 자의 생략형이
서로 만나 이루어진 글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실은 비 우雨 자의 생략형이 아니라
뜰 탄/물에 뜰 탄氽/汆 자입니다
아무튼 볏과의 곡식은 물雨이 충분할 때
제대로 된 수확을 낼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1. 기장, 볏과의 한해살이풀
2. 무게의 단위, 기장 한 알의 중량, 극소 중량
3. 3되들이 술 그릇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는
粱 : 기장 량 자가 있습니다
기장 서黍는 벼화禾가 부수이고
기장 량粱은 쌀미米가 부수이니
알고 보면 찧었느냐 안 찧었느냐일뿐입니다
0664피 직稷
피 직稷 자는 꼴소리形聲문자입니다
뜻을 간직한 벼화변禾에
소릿값을 지닌 글자 보습 측畟 자가 만나
피 직稷 자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1. 피 : 볏과의 한해살이풀
2. 기장 : 역시 볏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3. 곡신穀神, 오곡의 신
4. 농관農官
5. 빠르다
6. 삼가다,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7. 합하다
8. 해가 기울다
기장 서黍 자와 피 직稷 자를
찰기장과 메기장으로 풀이한 근거는
약학서《뻔차오강무夲草綱目Bencao Gangmu》입니다
저자 리시전李時珍Lishizhen은 언급합니다
"서黍는 찰기장이고
직稷은 메기장이다 "
한문을 익힐 때 참고할 분이 있습니다
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e입니다
그의 생애와 사상에 대해서는 접어두고
그가 식물학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 데는
그만이 지닌 식물의 폭넓은 이해와
깊은 사랑 때문이었음은 다 알고 있습니다
그가 단순히 식물학자라고 하여
식물의 분류에만 힘을 쏟은 게 아닙니다
나는 칼 폰 린네의 말을 존경합니다
"사람은 영혼을 갖고 있으나
동물은 자동적 기계나 다름없다고
신학에서는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동물이 영혼을 갖고 있으며
다만 그 고귀함에 차이가 있다고 보는 게
옳다고 믿는다."라는 말을요
기장이라는 한해살이풀을 놓고 그는
벼목 볏과 기장속 기장이라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또 피稷를 놓고도
벼목 볏과 기장족 피속 피로 분류합니다
여기서 기장과 피가 모두
벼목이고 볏과라는 것입니다
목目과 과科가 같다는 것은
결국 비슷하거나 같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18세기에 서양에서
칼 폰 린네가 동식물을 분류했다면
중국의 한자에는 부수部首가 있습니다
겨우 214자밖에 되지 않는 부수이지만
수십만 자 한자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습니다
기장 서黍와 피 직稷 자가
같은 벼화禾 부수임을 통하여
이들이 다 벼처럼 논이나 늪에서 자란다는 점
벼와 마찬가지로
같은 한해살이풀이고
같은 속씨식물군이며
같은 외떡잎식물군이고
같은 닭의장풀군으로 좁혀진다는 것입니다
한해살이풀도 풀은 풀인데
초두머리艹 부수가 아니고 벼화변禾이라면
같은 식물계에도 분류 갈래가 다릅니다
자전에는 벼화禾 부수가 290자에 이르고
초두머리艹는 1238자나 됩니다
사람인亻부수는 136자이고요
한자의 부수를 보면서
칼 폰 린네의 생물 분류 단계를 비교해 봄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계문강목과속종界門綱目科屬種
종속과목강문계種屬科目綱門界
그야 거꾸로 외든 바로 외든 좋습니다
엊그제 제시한 '수의단위'와 함께
염불 외듯 외워 두면 쓰일 데가 있을 테니까요
07/24/28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

첫댓글 '나'를 표현~
나는 누구인가?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한 자 한 자 익혀감이 재미납니다
여유로운 날은 더욱 더 흥미롭습니다
간만의 여유로움이 주는 행복 더하기로 주변을 둘러 볼 수 있는 마음도 함께 열리네요
일체 중생 모두가 행복하기를 두 손 모읍니다
스님!
진짜로 무더운 여름 날씨입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합니다.
건강 잘 챙기십시요!
실린달 보살님. 유익한 하루 만드세요
이갑수 거사님, 고맙습니다. 더위를 사랑하여 벗으로 삼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