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은 상상 속의 동물이다. 12간지 열두 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실재하지 않는 동물이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면서도 그 어떤 동물보다도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동물이 바로 용이다. 아무도 본 일이 없으면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낙타 머리에 사슴의 뿔을 달고, 토끼의 눈에 소의 귀를 가졌다. 목덜미는 뱀이고, 배는 이무기와 같다. 물고기 비늘에 호랑이의 발, 매의 발톱을 가진 동물이다.
용은 온몸이 모두 81개의 비늘로 덮여 있다. 구리 쟁반을 울리듯 우렁찬 소리를 낸다. 입 주위에는 탄력 있는 꼬불꼬불한 긴 수염이 나 있다. 턱 밑에는 신비한 능력을 갖춘 여의주(如意珠)가 있다. 이 구슬에서 무궁무진한 신통력이 나와 마음대로 조화를 부린다.

영조대왕(英祖大王, 1694~1776)용은 임금을 상징하므로, 임금이 입는 옷은 곤룡포(袞龍袍), 임금의 얼굴은 용안(龍顔)이라 하였다.
옛 사람들은 용이 물과 구름을 만들어 낸다고 믿었다. 용이 땅 속에 들어가 생물을 만들고, 생물의 기운이 하늘로 올라가 구름을 만든다고 생각하였다. 구름을 박차고 하늘로 오르는 용을 가장 신령스럽고 존귀한 이미지로 받아들였다. 용은 언제나 임금을 상징하였다.
임금이 입는 옷은 곤룡포(袞龍袍)라고 하고, 임금의 얼굴은 용안(龍顔)이라 하였다. 임금이 타는 수레는 용어(龍馭), 임금이 앉는 의자는 용상(龍床)이라고 하였다.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용이 날아 하늘로 올라가는 노래'라는 뜻이다.
용의 신체 부위와 관련해 만들어진 말도 많다. 용수철(龍鬚鐵)은 용의 수염처럼 탄력 있는 쇠붙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용의 수염은 꼬불꼬불하면서 강한 탄성을 지녔다. 그래서 동그랗게 말아 올라가 충격을 완충시켜 주는 철선(鐵線)을 용수철이라고 이름 붙였다.
역린(逆鱗)이라는 말도 있다. 린(鱗)은 물고기나 동물의 비늘이고, 역린(逆鱗)은 결을 거슬러 난 비늘이다. 용의 턱 아래에는 다른 비늘과 반대 방향으로 난 역린이 있다고 한다. 용은 성격이 온순해서 길들여 탈 수가 있다. 다만 실수로 이 역린을 건드리면 용은 성을 내어 그 사람을 죽인다고 한다. 역린은 신하가 잘못을 범해 임금의 노여움을 사는 것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어변성룡(魚變成龍)과 용문점액(龍門點額)
어변성룡(魚變成龍)이라는 말은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었다는 뜻이다. 노력 끝에 전과는 완전히 다른 훌륭한 사람이 된 것을 비유하는데, 보통은 과거에 급제해서 벼슬길에 들어선 것을 가리킨다. 이 말은 잘 알려진 등용문(登龍門)의 고사에서 나왔다.
등용문(登龍門)은 말 그대로 용문(龍門)을 오른다는 뜻이다. 용문은 황하(黃河) 상류에 있는 협곡 이름이다. 이곳은 여울이 매우 세차고 빨라 웬만큼 큰 물고기도 여간해서는 상류로 거슬러 오르지 못한다. 하지만 일단 이곳을 오르기만 하면 용으로 변해 하늘로 날아 올라간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등용문은 힘겨운 난관을 뚫고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르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쓴다.
용문을 오르기만 하면 이전의 물고기는 용으로 변하여 하늘로 솟구쳐 날아오르지만, 오르지 못한 물고기는 점액(點額), 즉 이마[額]에 점이 찍힌다. 무슨 말인고 하니, 용문을 솟아오르려다가 떨어질 때 바위에 이마를 부딪쳐 큰 상처를 입고 하류로 떠내려가는 것을 말한다. 점액은 과거에 낙방한 것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같은 노력을 하였는데 하나는 용문을 올라 용이 되고, 하나는 바위에 부딪쳐 상처를 입고 하류로 떠내려간다. 과거에 급제한 사람과 낙방한 사람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지만,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한 사람은 하류의 더러운 물에서 놀고, 한 사람은 상류의 맑고 깊은 물에서 놀게 된다.

잉어 조각상창덕궁 후원에 있는 부용지 일대는 조선 시대에 과거 시험을 치던 곳이다. 석축에 돋을 새김으로 조각한 잉어는 과거 합격을 축원하는 어변성룡(魚變成龍)의 고사를 상징한다.

어변성룡(魚變成龍)을 표현한 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