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축제의 달 10월을 맞으며
- 포항 영일만에서 최초로 개최한 국군의 날 행사 -
어느새 10월을 맞이했다. 10월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달이다. 해마다 10월에는 결혼 시즌과 단풍놀이, 여러 문화축제와 스포츠 행사, 각종전시회와 세미나 등 많은 이벤트 행사가 여기저기서 열리고, 정부와 국회도 국정감사와 새해 예산편성 심의 등으로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연중 가장 바쁜 달이다.
올해도 달력을 보니 10월 한 달은 온통 기념일로 가득 차있다. 1일은 국군의 날, 2일은 노인의 날, 3일은 개천절, 5일은 세계 한인의 날, 8일은 재향군인의 날, 9일은 한글날, 10일은 임산부의 날, 15일은 체육의 날과 민방위 날, 16일은 문화의 날, 부마민주항쟁 기념일, 21일은 경찰의 날, 24일은 국제연합일, 25일은 독도의 날, 26일은 금융의 날, 28일은 교정(矯正)의 날, 29일은 지방자치의 날이다. 여기에 절기상으로는 8일은 한로(寒露), 23일은 상강(霜降)이다.
그러나 올해도 아쉽게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부분의 행사가 축소.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국군의 날 행사이다. 1989년까지 공휴일로 제정되어 여의도 광장과 광화문, 종로일대에서 국군의 위용을 펼쳤던 대규모 국군의 날 행사와 시가행진은 최근 볼 수도 없었고, 몇 년 전부터 계룡대에서 소규모로 실시하였다. 그러나 올해 2021년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처음으로 해병대가 주관하여 경북 포항 해병대 제1사단 인근 영일만에서 비교적 개최하였다. 이곳은 지난 23일 하와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고국 품으로 돌아온 6.25 전쟁 국군전사자 68구의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석주 일병은 경북 경주 출신, 고(故) 정환조 일병은 포항 출신으로 두 영웅의 고향에서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실시하게 되어 그 의의가 크다. 이번 행사에는 육해공군 중요전력이 참가한 작전명령 ‘피스메이커’인 합동상륙작전도 시연하였다. 행사에 참석한 문대통령은 강군 자주국방을 강조하면서 “우리 군은 최첨단 과학기술 군으로 도약하여 현재 국방력 세계6위가 되었으며, 군 혁신의 핵심인 인권혁신이 선진강군으로 가는 길이며, 대통령의 책무는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라고 언급하였다.
다음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작년에 개최하기로 했던 제101회 전국체전이 취소되어 올해로 연기되었다. 그러나 올해의 제 102회 전국체전도 오는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경북 구미 시민운동장을 포함해 경북 12개 도시 70여개 경기장에서 개최하기로 예정되었지만 사상초유 축소경기로 고등부 경기만 열리고 성인 일반부와 대학부 경기가 취소되어 대다수 올림픽 스타 선수들의 모습도 볼 수 없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아쉽고 그리운 것은 초등학교의 운동회다. 어릴 적 초등학교에 다닐 때 만국기가 걸린 운동장에서 청군과 백군으로 나눠 머리띠를 매고 100m 달리기, 400m 계주, 장애물 통과경기, 풍선주머니 먼저 깨기, 기마싸움, 부모님과 손잡고 함께 뛰기 등도 하고, 또 재학생 전체가 모여 마스게임을 펼쳤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학생만의 운동회가 아니라 그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대축제였다. 그러나 요즘 시골에는 학교도 많이 문을 닫고, 남아있는 학교마저도 학생 수가 적어 아쉽게도 옛날 운동회의 모습은 다시는 보기 어렵다.
필자는 어느 달보다 10월을 좋아한다. 10월의 높고 파란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 있고, 길가에는 곱게 핀 코스모스가 아름다운 자태로 하늘거린다. 들판에는 오곡이 황금빛으로 무르익고 산에는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동네 집 뜰에는 국화향기가 그윽한 참으로 아름다운 달이다. 10월은 가을의 중턱에서 각종 행사를 치루기에 알맞은 달이다. 그래서 예부터 가을은 수확의 계절, 남자의 계절, 독서의 계절, 사색의 계절, 축제의 계절, 여행의 계절,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결실의 계절인 10월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여유롭고 풍성하게 하며, 날씨도 춥지도 덥지도 않으면서 따스한 햇살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 사람들의 활동을 윤활하게 한다. 특히 가을에 산에 오르면 몸도 활기차고 기분도 상쾌하다.
아무튼 올해 10월은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행사가 취소되어 필자는 혼자 집에서 조용히 머물면서 좋은 책도 읽고 글도 써보고, 낙엽을 밟으며 오솔길도 거닐면서 깊은 사색에 잠겨보면서 가을의 맛을 실컷 음미해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여러 독자님들도 취미활동을 살려 보람된 10월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