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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여성시대 치르치르 미치르
소로마을 방명록
* 개같은 13일째.
피로 교환 가능. 발가락 쓰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걸. 신체 부위보다 피가 좀 더 가치있는 듯. 한번 교환할 때 5~10ml씩임.
인간한테 맹장은 딱히 필요 없음.
눈은 원래 두 개인데 나는 하나고 귀는 원래 한 개. 팔이랑 같은 쪽에 붙어있음. 팔 한 개 다리 두 개. 손가락은 원래 다섯 개인데 나는 한 개 남음. 전에 두 개 썰리고 솜뭉치가 손가락 두 개 발가락 한 개 가져감. 손가락 한 개 남겨논 거는 이거라도 안쓰고 있으면 정줄 놓을 것 같아서 남겨둠.
손가락이랑 발가락 가치는 같음.
여기서 또 뭐 기억해야하지... 여기 애들이 뭐 가져갈 때 아프지 않아서 자꾸 그냥 신체 부위로 계산하게 되는데 여기서 나가면 없어진 부분들 다 어떡하지?
하긴 나갈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 걍 살아야지 뭐.
나중에 혹시라도 이거 보고 나갈 사람 있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알아낸 거 다 적어볼게.
전에 집에 사는 애들은 다 적었었고.....
내가 뭘 안적었지? 주막....주막 편의시설ㅋㅋㅋㅋ 적을게.
일단 주막 숙박시설 맞고, 1박에 30원임. 근데 식당에서 파는 음식이 보통 10~15원정도 하거든? 돈 구할 수 있으면 그냥 솜뭉치네 집 가. 근데 식당에서 파는 메뉴가 5개라 5번밖에 못씀. 나는 돈 좀 남았었는데 음식 다 써먹어서.. 그리고 나도 먹어야 해서.
하루에 한 끼는 먹어야 해. 안 그러면 헛것이 보여. 나 첫날에 굶었다가 내 팔 뜯어먹었었어. 그래서 팔 약간 뜯겨있는데........ 근데 좀 먹을 만했어. 생각보다 비리지 않더라고. 근데 여기서 더 먹으면 팔 못 쓸 거 같아서.
아. 주막 쓰기로 했지.
일단 식당 메뉴는 다섯 개야. 국밥, 전, 삼겹살이랑 비슷하게 생긴 바비큐, 볶음요리, 젓갈. 쌀 비슷한 거 들어간 건 국밥밖에 없음. 근데 아무거나 걍 먹으면 배가 부른 느낌 들어서. 그리고 음식류 시키면 물은 그냥 줘. 나는 페트병 있었어서 거기다가 담아서 가지고 다녔어. 마을에 물을 구할 수 있는 곳 여기밖에 없음.
중앙에 우물 있기는 한데 그건 마시지 마. 그거 마시면 기분이 엄청 좋아지거든. 목말라서 우물에서 물 떠먹고 신나서 노래부르고 다녔는데 그때 십새끼가 소리 바락바락 질러줘서 다행이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한테 닥치라고 한거같기도 하고. 근데 매번 그러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그냥 마시지 마.
국밥은 나쁘지 않아. 그날그날 안에 건더기가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는데 전에 한 번 그냥 국물이랑 밥만 말아져 있을 때가 있었거든. 그때 주인이 진짜 미안해하면서 그건 공짜로 주더라. 난 뭐 개꿀이긴 했는데. 그다음에 갔을 때 건더기 엄청 많이 넣은 국밥 먹어보라고 자꾸 권유해서 힘들었음. 그냥 바비큐 주문하니까 엄청 시무룩해했음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어떡함. 연속으로 같은 음식은 못먹는데.
전은 별로임. 네 제 별점은요~~~바로바로~~~ 5점 만점에 0.5점입니다~~!!! 진짜 개 퍽퍽해. 아니 애초에 이게 전인지도 잘 모르겠어. 전은 원래 그...겉에 뭐 둘러야 하는거 아닌가? 전 만들 때 쓰는거 뭐지? 아무튼..... 여기 식당에서 파는 전은 약간 육포느낌인데 퍽퍽하고 딱딱해서 먹기 힘들어. 이걸 왜 전이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는데 주인이 전이라고 하니까 나도 그냥 전이라고 부름. 아. 시킨 건 다 먹어야 한다고 내가 적었나? 안 적었나? 시킨거 다 먹어야 해. 그래서 이건 두 번밖에 안시켜봤어.
바비큐가 제일 괜찮음. 별점 ★★☆. 왜 5점 만점에 두 개 반이냐고? 그야 음식 맛이 다 개쓰레기니까. 둘째 날에 식당 음식 먹었을 때는 진짜 음쓰 먹는 줄 알았는데... 사람은 적응의 존재라고 또 먹다보니까 먹어지더라. 근데 이건 특별메뉴라 없을 때도 있더라. 바비큐 하려면 가축 잡아야 하는데 또 사유재산은 손댈 수가 없잖아. 그래서 주인이 직접 잡으러 다녀야 하는데 식당은 오래 비울 수가 없어서? 그래서 나한테 한 번 부탁한 적도 있는데 그건 거절했어. 일단 부탁받았을 때 손가락이 세 개밖에 없었어서 잡기 힘들 것 같기도 했고. 그리고 가축들 엄청 시끄럽거든. 시끄럽게 할 때마다 까망이가 가서 줘 팸. 그니까 좀 조용히 좀 하지.
볶음요리는 뭘 볶았는지 모르겠어. 어쩔 땐 빨간 양념이고 어쩔 땐 초록 양념이고 그래. 씹어보면 약간 채소? 느낌이긴 한데. 맛은 무맛임. 아무 맛도 안나. 그냥 씹히는 식감만 있어. 딱히 뭐가 없어서 할 말이 없네.
젓갈은 진짜 개개개개개개개개개쓰레기. 별점 마이너스 오백만점. 비려. 먹지 말기.
식당 위생상태 진짜 별론데 이것도 뭐 보다보니 볼만해져서. 근데 왜 요리하는 곳이랑 밥먹는 곳이랑 분리를 안해놓은걸까?
이거 건의좀 해야할거같아.
기념품 가게에는 이것저것 많아. 보통 신체부위를 많이 파는데 투명인간이 단골손님인 듯. 근데 저거 샀다가 다시 교환했다가 샀다가 교환했다가 하는 거 너무 가성비 떨어지는 거 아닌가? 하긴 난 살 일이 없어서 모르겠네.
그리고 마을 자체 기념품도 있긴 해. 팔찌랑 무슨 조각상? 같은거랑 티켓같은 거 팔아. 딱히 기념할 만한 게 먼지 모르겠어섴ㅋㅋㅋㅋㅋ 기념품 살 일은 없을 거 같긴 해.
화장실 ㅋㅋㅋㅋㅋㅋ화장실이 좀 빡쳐. 아니 아무 데나 쌀 수 없으니까 화장실을 가긴 해야하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장실 칸 총 네 개인데 첫 번쨰 칸은 청소도구함이고 네 번째 칸은 거기서 사는 애가 있는 듯. 아니 빈집 다 놔두고 왜 화장실에서 처 사는거임? 진짜 이해할 수가 없네.
청소도구함 열려 있을 때가 많은데 화장실 들어갔을 때 청소도구함 열려있으면 바로 닫고 실례했다고 말해야 함. 지들이 관리 못해놓고 나한테 지랄이야. 글고 가끔 청소하다가 마무리 못했는지 청소 도구들 막 바닥에 널려있을 때 있거든? 그것도 정리해줘야 함. 이렇게 부려먹을 거면 입금해라 이새끼들아.
청소는 보통 밤에 하는 듯. 그래서 아침엔 항상 깨끗함. 근데 밤 될 때쯤엔 항상 더러워져. 예의는 지키는데 공중도덕은 없는듯욬ㅋㅋㅋㅋㅋ
화장실 가고 싶으면 그래서 두 번째나 세 번째 칸 써야 하는데 여기 둘 다 문 안잠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볼일 보다가 문 벌컥 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여기서도 우리의 십새끼는 화냄. 지가 열어놓고 왜 나한테 화내는 지 모르겠네. 나도 열받아서 한번 대판 싸웠거든. 중간에 까망이가 와서 엄청 말리긴 했는데. 하여간 프라이버시는 개나 줬지.
근데 또 가끔은 두 번째 세 번째 잠겨있을 때가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어느 장단에 맞추라고요? 통일좀 하지? 이런 경우에는 네 번째 칸에 부탁해야 하는데 진짜 개치사하게 사용료 받아. 그래서 정 급할 때 아님 이용 안해. 근데 혹시 이용할거면 노크하고 사용좀 하겠다고 말한 담에 사용 후에 사용료 내면 돼. 근데 얘 사용 시간으로 비용 받더라? 한번 급똥이어서 들어갔다가 20ml 털림. 내 피같은 피.... 진짜 20ml면 음식 세 번은 사 먹을 수 있는데. 너무 바가지 아닌가?
...내가 알고 있는 건 대충 다 적은 거 같긴 한데. 적은 거 다시 읽어볼 정신은 없네. 좀 횡설수설한거 같은게 그냥 감안하고 봐줘. 너가 누군진 모르지만 너도 이 마을에서 10일 넘게 살다 보면 좀 제정신 아니지 않을까?
그래도 누군가가 읽어줬음 좋겠다.
누가 이거 읽는다면, 그래서 마을 밖에 나간다면, 우리 엄마한테 내 소식 좀 전해줘.
내 이름은 김여시고, 여자고, 나이는 2X살이야. 살던 곳은 기억이 안나는데.... 나 아마 실종신고 되어있지 않을까?
누가 나간다면...나 그래도 안죽고 열심히 살아 있다고 좀 전해주라.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엄마 보러 갈거라고도 좀 전해주고.
.....진짜 부탁좀 할게.
소로마을 방명록
* 나 집 생겼지롱!!!!!!!!!!!!!!!!!!!!!!!!!!!!!!!!!
이제 다른 애들 집에서 안자도 된다!!!!
아앀ㅋㅋㅋ 그동안 눈치 오지게 보였었는데
너네 초대할게!
내집은 마을 입구에서 왼쪽 첫번째 집이야!!
놀러와! 잘해줄게!
● ? ? ? ?
! ! ! ! ! !
()) (() (안녕(
(추가)
1. 2. 3. 4.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없어요. 없습니다.
않아요.
읽어보세요.
친절한 소로마을 이야기는 담편이 끝이야!
아 가축이 그 팔다리 잘려서 묶여있던 인간들 말하는거구나
아니 거기서 내집마련을 하면 억크ㅔ요ㅜ
여샤...정신차려!!!!!
자꾸 신체부위 개수 잘못 말할 때 진짜 무서움;; 근데 결국 주민이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