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돌입하며>
일류병원은 시설이 아닌
사람에 대한 투자로부터
시작됩니다!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는 10월 7일(목) 7시로 파업에 돌입합니다.
가고 싶은 길, 가야 하는 길, 가지 않아야 하는 길...
우리 앞에는 수많은 길이 놓여 있습니다.
노사가 서로 존중하며 파업 없이 평화롭게 일하는 일터... 그것이 우리가 가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일하는 노동자의 땀방울을 하찮게 여기는 사측에 맞서 파업이 아니고서는 소통이 되지 않는 가슴 아픈 현실 앞에 로비로 모일 수 밖에 없는 길... 그것이 우리가 가야하는 길입니다.
그리고 시설과 장비 투자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면서 사람에게는 한 푼도 투자할 수 없다는 오만한 의료원에 분노하면서도 무기력하게 견뎌내는 길... 그것은 바로 우리가 가지 않아야할 길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느 길에 서있습니까?
4월부터 시작된 8차례의 교섭 요청, 철야농성, 조정신청과 조정취하, 그리고 다시 시작된 교섭과 조정.... 일련의 과정은 우리에게 절망감만 심어주었습니다.
병원의 무궁한 발전을 내세우며 눈감고 귀막고 그저 참아라, 참아라만 외치며 어떠한 소통도 거부하는 경영진의 모습은 우리에게 파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모든 언론에 고대의료원의 찬사가 쏟아질 때 그 안에서 일하는 우리들은 10%의 매출을 달성하기까지 쏟아지는 업무량과 노동강도에 얼굴이 피폐해져만 갔습니다. JCI, 의료기관인증평가, NCSI평가, 각 부서별 정도관리 등 1년 마다 계속되는 각종 평가로 업무이외 시간의 근무에도 우리는 말없이 일했습니다. 2년마다 사람이 바뀌는 비정규직으로 각종 트레이닝 업무만 가중될뿐더러 계약해지가 될 시점이면 부서가 마비될 지경이 되어도 우리는 계속 참아왔습니다.
그 쓰디쓴 인내의 결과가 무엇입니까?
살인적인 물가인상으로 임금으로 한달씩 버텨가는 조합원들을 ‘용돈 달라는 철없는 딸내미’로 치부하는 기획처장의 어이없는 발언이었습니다.
JCI 인증을 위해 비인간적 노동강도를 감내한 조합원의 고통을 ‘역겹다’고 비하하는 모멸과 멸시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2500억원이나 되는 시설투자만 들이밀면서 앵무새 마냥 또 다시 참으라는 요구뿐이었습니다.
언제까지 무엇을 위해 얼마나 더 참아야 합니까?
현재 고대의료원은 일류 병원으로 도약할 것인가, 영원히 이류 병원으로 남을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고대의료원이 일류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는 힘은 좋은 기계나 설비 등의 외형적인 시설이 아니라 바로 5500여명의 교직원, 사람입니다. 적은 인력으로도 각종 평가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힘! 형편없는 임금과 근로조건에서도 매년 10%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힘은 바로 5500여명에게 있습니다.
사람이야말로 의료원이 추구해야할 최고의 가치입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 없이 의료원의 발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제 고대의료원은 사람들에게 투자하여 전체 교직원의 저력을 다시금 키워나가야 할 때입니다. 사람들의 가치를 비용으로만 취급하고 있는 의료원 경영진과는 도저히 화해할 수 없습니다.
이 투쟁은 시설투자에 가려진 5500여명의 교직원, 사람들의 가치를 찾는 투쟁입니다.
이 투쟁은 고대의료원 노동자의 자존심을 지키는 투쟁입니다.
이 투쟁은 고대의료원의 노사관계를 바로 세우는 투쟁입니다.
이 투쟁은 무능한 경영진을 대신해 우리 조합원이 고대의료원의 주인임을 선포하는 투쟁입니다.
오늘 우리는 일하는 노동자가
고대의료원의 주인임을 선포한다!
고대의료원 조순영지부장, 삭발투쟁과 재단 단식농성 돌입
보건의료노조 교육선전실 / 2010.10.15 09:31:59
10월 7일 돌입한 고대의료원 파업이 일주일을 넘기며 장기화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는 의료원의 무능경영과 교섭 거부를 규탄하고, 고려중앙학원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오늘인 10월 15일부터 고려대학교 재단 앞에서 지부장 단식농성을 전개할 예정이다. 재단 앞 단식농성은 고대의료원 노동조합 창립 이래 처음 전개되는 사상초유의 투쟁이다.
최근 고려대학교는 기업식 경영시스템 개편, 대학평의회와 등록금 심의위원회 거부, 비정규직 양산 등 학내 구성원들을 배제한 비민주적인 운영으로 학내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수화 경향으로 치우치는 고려중앙학원 경영철학에 대한 학내 비판 여론이 확대되어 가는 지금, 고대의료원지부 조순영지부장의 재단 앞 단식농성은 고려대학교 학내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고대의료원지부가 올해 총파업에 돌입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사측의 비상식적 교섭 거부와 불성실교섭 때문이다. 사측은 5개월 동안 올해 현장교섭을 거부해왔고, 노조의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이후 1차 조정회의에서 추석 전 타결을 약속했으나 극도의 불성실교섭으로 약속을 불이행했다.
이후 10월 7일 고대의료원이 파업에 돌입하고,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고대의료원 경영진과 고려중앙학원은 대화조차 거부한 채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고대의료원 노사는 11일 노동부 중재로 성사된 대표자 면담에서 실무교섭을 필두로 교섭을 재개하자고 합의한 바 있으나, 사측은 대표자면담에서 확약한 실무교섭 추진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 또한 2010년 산별현장교섭에서 원칙으로 합의한 목요일 본교섭마저 거부하며 사태 해결은커녕 노사관계를 더욱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14일에는 고려대학교 제 민주단체가 기자회견 후 손창성 고대의료원장과 김정배 재단 이사장 면담을 추진하려 했으나 이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이 같은 의료원과 재단에 맞서 고대의료원의 파업은 날이 갈수록 대오가 확산되며 투쟁이 더 강고해지고 있다.
14일에는 고대의료원지부 조순영지부장의 삭발식이 안암병원 로비에서 400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전개됐다. 조순영 지부장의 삭발과 단식투쟁을 계기로 파업 장기화에도 사태 해결의 의지가 없는 의료원과 재단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가 더욱 촉발되고, 투쟁의 열기가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대의료원 투쟁은 파업 사태의 진원지인 의료원을 넘어서서, 고려중앙학원에 대한 학원 전체의 투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대의료원 파업 투쟁을 지지하는 고려대학교 제 민주단체는 14일 고대의료원 안암병원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대의료원 파업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제 민주단체는 지금의 고대의료원의 장기파업 사태를 대학을 기업식 이윤창출의 경영논리로만 운영하는 재단의 보수화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규정했다. 이에 향후 고려대학교 내의 현안문제에 대해 공동대처하고, 고대의료원 파업 사태 해결을 필두로 고려중앙학원을 올바른 사학재단으로 바로세우는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한 고대의료원 투쟁은 개별 지부를 넘어, 보건의료노조의 산별적 투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고대의료원 파업이 장기화되자 지난 12일~13일까지 전개된 4차 산별집중투쟁에 이어 5차 집중투쟁을 10월 25일~26일 간 1박 2일 동안 진행하기로 14일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확정했다.
@ 보건의료노조 교육선전실
[건강위원회] 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진보신당 조순영 당원
그제 월요일 저녁, 김종명 건강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삭발단식 농성중인 조순영 지부장을 만나기 위해 안암동 고대병원으로 갔습니다.
병원 입구에는 사측에서 붙여놓은 '환자와 보호자들께 드리는 글' 대자보가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 4개월간의 교섭과정에 단 한 번도 성의 있게 응하지 않은 사측입니다. 로비 안으로 들어가니 노동조합의 대자보도 보였습니다.
1층 로비에 조합원들과 함께 조순영 지부장이 있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삭발하고 4일째 단식 중이었습니다. 고대병원 노동조합은 현재 파업 중입니다.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고 지부장이 단식을 하는 이유는 ‘사측의 성실한 교섭 촉구’입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결정한 2009년 노동법 개악이 있습니다.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면서 특정 노조활동에 필요한 시간을 사측과의 협의를 통해 확보하도록(타임오프제) 했는데, 고대병원 사측이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년 12월30일 ‘추미애표 노동법 개악 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 착잡한 마음으로 민주노총 농성 천막이 줄줄이 늘어선 눈 쌓인 여의도공원을 걸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복수노조는 막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열어준 추미애의 결단(?)이 이후 노동자에게 어떤 고난을 강요할지 상상하기도 싫었습니다. 삭발한 조순영 당원을 보면서 이해할 수 없었고 용서할 수 없었던 이름, 추미애가 떠올랐습니다.
조순영 지부장은 진보신당 당원입니다.
바쁜 노동조합 활동 중에도 건강위원회 활동에 가장 열성적인 당원입니다. 단식으로 몸이 힘들텐데 밝은 얼굴로 맞아주고 새 대표단 소식도 묻습니다. 건강보험보장성강화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국민 건강을 지키자는 건강위원회 위원이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하면 되냐?”고 농담도 했습니다.
그간 고대병원이 있는 서울 성북당협의 김준수 위원장, 백재호 사무국장, 구로당협의 강상구 위원장 등이 적극적으로 연대해줘서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정권과 자본의 노조말살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는 조순영 당원이 건강 해치지 않고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당원들께서도 관심 가져주세요.~~~~~ 신임 대표단에서도 한번 방문해주시면 좋을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