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전북데에서의 출범식 이후로 정말 제대로 된 평화적인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습니다.학생대오만도 1만 5천명. 제가 1, 2학년 때는 고작 3천이었고 원천봉쇄 때문에 선봉대 뛰느라고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이번은 모두가 즐길 수 있었던 평화로운 광란의(?) 축제였습니다. 우리 새내기들이 그러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한 명이라도 더 같이 와서 보는 건데... 정말 최고라 최고. 끝없이 이어지는 문화공연, 눈물나게 했던 감동의 라이터쇼, 민중들과 함께 했던 민중연대 한마당, 의장옹립 등 비를 맞아도 연신 즐거웠습니다. 특히 반미자주관, 조국통일과, 한총련 역사관, 조국통일과, 열사관, 민중관 등 박람회를 부산대 거리마다 만들어 놓아서 모든 걸 한 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출범식 간 형들은 진짜 감동을 받았고 최고를 연발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반미의 구호가 비단 청년학생들만 외치는 건 아니라고 확실히 느꼈습니다. 민중연대한마당에서 노동자, 농민, 각계 단체에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반미를 소리높여 외쳤습니다. 특히 매향리 대책위원장님의 말씀에서는 숙연해졌고 반미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단 매향리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당시 전국에서 일어났던 학살만행, 고엽제 살포, 광주학살, 주한미군범죄, 기업들의 해외매각, 수입개방 강요, 경제침탈, 불평등한 한미행정협정 등 나열하기 힘들만큼 미국의 본질에 대해 전민중이 공감하는 시간이었고 반미를 외치는 자리였습니다. 거리행진을 할 때 부산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도 받았구요. 미국놈들 물러가라고 외칠 때는 더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민주노총도 그저께 반미투쟁선포식을 진행한 것처럼 반미는 이제 시대의 대세라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누구보다도 뜨거운 피를 가진 양심을 가진 지성이라고 말하는 우리 청년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좀 안타까운 마음도 없지 않습니다. 대학이 상업주의화, 개인주의화가 정착되어 버린 듯한 모습. 비록 함께 거리로 거리로 나가지는 못해도 반미를 제대로 느낄 수도 없는 건지... 그런 문제는 개인적으로 차이가 나고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이 있다지만 이것은 바로 모든 개인들의 문제고 모든 민중들의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청년이 서야 조국이 선다는 말처럼 청년학생들의 투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그리고 모든 민중들과 함께. 역사는 증명해 줍니다. 4.19, 5.18, 6월 항쟁 등에서 나타나듯이 이 땅의 민중들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한 삼 한 사람이 모여 바다를 이루었을 때의 그 힘을. 지금이 그러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때보다 반미의 인식이 높아진 바로 지금이.
6월 본격적으로 이 땅의 민중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전국노동자대회, 전국빈민대회, 전국농민대회, 6.10민중대회 등 전민중의 투쟁이 불길처럼 솟아납니다. 그 길에 우리 청년학생들이 먼저 나서고 함께 투쟁햇으면 좋겠습니다.
청년이여, 피가 있거든 일어서라(4.19때 한 고등학교에서의 투쟁선포식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