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은 예부터 시인묵객들의 동경의 대상이었고 모든 사람들이 한번은 가고 싶어 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산이다 중국 사람들도 해동에 태어나 금강산에
한번 가고 죽는다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남북이 분단되고 우리가
갈수 없는 땅이 되어버리자 글이나 그림에서나 보며 꿈에서나 그리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왕 회장으로 불리는 어른이 계서 물꼬를 트게 되었고 평생 가지 못 할 곳으로
알던 금강산을 가게 되었으니 얼마나 설레었을까? 몇 년 전 해상으로 갈 기회가
있었으나 형편상 취소를 하고 내내 섭섭했던 마음이 풀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겨울이라 뭐 볼게 있겠느냐고 했지만 봄은 금강산이요 여름은 봉래산
가을은 풍악산이고 겨울은 개골산 하얀 눈이 쌓인 산은 설봉 산이라고 철마다
이름이 다른 산이고 보면 계절은 따져 무엇 할까? 그냥 설레는 마음만 가득했다
새벽에 떠나는 예정이라 전날 서울에 가서 자고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에 가는데
옆자리 배낭 맨 여자 분이 아는 체를 한다 압구정동 가세요? 함께 떠날 우리 가족
이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라도 얼마나 반가운지 구미에서 올라왔다고 한다 집결장소에
도착하니 그렇게 타보기 소원이던 민산 관광버스가 기다리고 있었고 함께할 일행은 속속
도착했다 버스가 넘쳐 형아님 봉고차에 일부는 타고 고성의 통일 전망대로 출발
산채전문점에서 처음으로 먹어보는 불로초와 여러 종류의 산나물과 김치로 이른 점심을
먹고 건봉사를 들러 부처님 치아를 친견하고 고성 전망대까지 이동하여 수속을 밟았다
내 나라인데 웬 수속이 그리 까다롭고 금지 사항이 많은지 일단 금강산 콘도에서 간단한
주의사항과 함께 관광증을 받고 카메라의 성능을 검사받고 휴대폰과 밧데리를 수거했다
이제 가는 구나 휴대폰을 맡기는 순간 이제 당분간 여기와는 단절인가 싶어 괜히
불안감이 밀려왔다
CIQ 에서 공항에서처럼 휴대품 검사를 받고 북에서 내려온 35인승버스 두 대에 옮겨 타고
드디어 북으로 출발했다 가는 도중 안내원의 설명으로 화진포의 두 별장도 보고
남방 한계선을 지나 민통선 곳곳에서부터 써있는 지뢰밭이라는 표지판이 섬뜩함을 준다
휴전선 55마일 철조망이 쳐진 문을지나 비무장지대. 아무도 살지 않는 그곳은 철새들만
간혹 보일뿐이고 늪지대에 갈대밭만 펼쳐있었다 영화 jsa 공동경비구역의 모델이 된 곳인 듯 했다
지금은 군사도로를 빌려 쓰고 있는데 금강산 관광 전용도로를 만드느라 한창이다
남과 북의 경계지점 그곳부터 확연하게 구분되는 풍경과 낯선 모습들.
나무하나 보이지 않는 사막화 되어버린 산과 푸석한 메마른 벌건 흙이 북쪽의 가난한
생활을 대변해 주는 듯 했다 남북을 잇는 동해 북부선을 건설하느라 공사가 한창 이었다
거의가 군인이라는데 검은 작업복을 입고 인력으로만 작업을 하고 있는데 한쪽에 서있는
현대라는 마크가 선명한 중장비들. 기술과 장비 비용은 현대에서 대고 인력은 북에서 댄다고 한다
사막화된 푸석한 돌산이 뭉개지는 것을 보며 자본이라는 힘에 무너져버리는 그들의
자존심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해 옴을 느꼈다 그들이 내세우는 자급자족이 몇 년의 흉년과
과다한 군비로 바닥난 살림 때문에 기아 국가로 전락한 지금 그들이 자존심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남북의 두 힘이 합쳐 끊어진 철도가 이어지는 것처럼
50년을 넘게 단절된 우리 민족이 서로의 이념을 떠나 하나로 이어지기를 기원해본다
저 돌산이 무너지는 것처럼 서로의 이데올로기도 무너져 남북이 하나 되는 그날은 언제일까?
군데군데 서있는 군인들의 왜소하고 깡마른 모습이 남한의 중학생정도의 체구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려서 먹지 못했던 요즘 청소년들은 더욱 작다고 한다 통일이 된다면
신체구조에서부터 차이가나서 그것도 문제가 된다고 하니 먹는 것이라도 도와 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방 한계선에 가니까 무섭게 생긴 군인 두 명이 와서 검문을 한다
그냥 한번 죽 훑어보는 정도이지만 가장 가깝게 보는 북한 사람이었다 무서운 표정과
필요이상의 거만한 몸가짐이 군인의 자존심 나아가서 북한 사람의 자존심과 허세를 보는 것 같다
주변 풍경은 겨울이어서 을씨년스러운 풍경이지만 너무 황폐해 있었다 농사를 지은 논은
거름기 없는 메마른 모습이었고 농작물도 가느다란 게 별로 수확한 것이 없어 보였다
북한은 회색의 나라였다 모든 집들이 회색이다 똑같은 집들이 집단으로 지어져 있는데
학교도 관공서도 아무 장식 없는 회색의 낡은 건물이었다 우리나라 60년대 정도나 될까?
북한 주민들도 걸어가고 있고 자전거가 많이 다니고 있다 두 달 월급을 모아야 살수 있다는
자전거는 번호판이 붙어있고 면허증도 가지고 있으며 두 사람은 탈수 없는 교통 법규가
있다고 한다 북한의 교통 법규는 사람보다 차가 우선이라고 했다 그만큼 차가 없다는 말이다
이곳은 시골이라 차가 없기도 하겠지만 그곳에서 승용차는 딱 두 대 보았다
평양 번호판이 붙어 있는 차라고 한다 그래도 이곳은 관광지고 남한 사람이 늘 보고 가는 곳이라
아무래도 혜택이 좀더 있지 않을까? 차가 이동 중에는 절대로 촬영이 금지 되었기 때문에
보는 것을 말로 전하는 수밖에 없다 혹 걸어가다 북한 사람과 가까운 거리에 근접하게 되면
어디선가 호르라기 부는 소리가 났다
600명이 금강산 가는 길을 가는데 앞뒤에서 북한의 차들이 호위 하고 간다 20 여대의
미니버스가 줄지어 가는 모습도 볼만했다 왕 회장이 소 천 마리를 끌고 북에 갈 때는
더 장관 이었겠지 누군가 그런다 우리가 지금 소 같은 존재라고 이렇게라도 서로 만나
통일을 다지는 그래서 통일을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잠시 소가 된들 어떠랴
우리가 하나가 된다는데
북측 출입국 관리소에서 관광 증에 입국허가 도장을 받고 검색대에서 다시 검사받고
카메라 검사 다시 받고 드디어 북한 땅에 정식으로 왔구나 싶으니 감격스럽다
여기가 금강산 이란다 그리고 이곳이 우리가 그동안 그렇게 오고 싶어 했던 북한 땅 이란다
도깨비가 아닌 내 동포가 사는 우리 땅이란다 그런데 참 오래 걸려서 복잡하게도 와야
하는 곳 이 구나 장전항에 있는 펜션에 여장을 풀었다 우리가 배정된 숙소는 현대에서 지은
조립식 건물로 이층으로 되어있고 방도 따뜻하고 욕실도 현대식으로 잘 지어져 있다
여장을 풀고 온정각으로 갔다 온천을 하라고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저녁 식사만 하고
주변의 경치만 구경했다 온정리는 현대에서 지은 온정각이라는 건물이 있다 식당과
기념품 가게가 있고 한족에는 편의점도 있는데 남한의 라면 음료수 과자 등이 있다
식당에는 남한에서 가져간 재료로 만든 뷔페식 식사인데 한 끼에 10달러씩 하는 선택 사양이다
밥을 먹으면서 이렇게 풍족한 식사를 하는 이곳 과는 달리 저 담장밖에는 못먹는
우리 동포들이 있다는 생각에 김치 쪼가리 하나도 남기지 못 할 것 같았다.
바로 앞에 바위가 아름다운 금강산이 보인다 1만 2천 봉우리 중 한 봉우리겠지 내일은
저산 어딘가를 구경하겠지 공기가 맑아서인지 하늘의 별빛도 고왔다 저녁 식사 후 현대
세미나 실에서 회원들이 하나 되어 감개무량함을 서로 나누고 여흥도 나눴다
숙소 에 돌아와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밤 깊은 줄도 모르고
첫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가고 있었다
첫댓글 피곤하실텐데 벌써 올리셨네요.. 잘 읽었습니다..다음이야기 기다리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체력이 국력이라 하더니 꽃님이님의 체력이 대단했습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꽃님이님..수고 많이 하셨습니다..섬세한 시야을 가지셨네요...2편도 기대하겠습니다.
꽃님이님 잘 다녀오셨군요......한 편의 소설, 아니 소설은 아닌디.....상세한 묘사가 일품입니다... 얼른 2편 올려주세요.... 못 간 금강산을 간접적으로나 품어보게요....
너무 멎진 후기네요 2편 3편도 기대됩니다 다리 좀 풀리셨어요?
잘 다녀오셨군요.섬세한 후기 보면서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감사합니다.
잘 다녀오셨네요...부럽당~ 덕분에 후기 열심히 잘 읽고있습니다...감사합니다 ...*^^*
피곤이 풀리셨나요?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제가 가고있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금강산 잘 다녀오셨군요...^^* 이번에는 말씀 듣는것으로 대신하고 다음에는 꼬옥 한번 가고 싶어요..글의 묘사가 다녀오든 하네요..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너무 멋진 후기네요..... 계속되는 후기가 기대 됩니다. 너무 늦게 도착하여 고생 많이 하세죠... 항상 건강하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여행의 피로도 잊고 자세히 써 주시니 나도 여행가는 기분이군요. 다음 글도 기대되는군요... 잘 읽겟읍니다 ^*^
꽃님이님 밤늦게 가셨다던데 병 안나셨어요? 보고싶은 얼굴들이 모두 있는데 못봐서 만히 서운하내요^^ 좋은후기로 대신하게 해주세요^^
멋진 후기네요...................
생생하게 올려주셨네여. 회색의 나라지만 많은 걸 보고 느끼신 듯^^ 다음 편으로 페이지 넘기며...
노자님 고생 하셨어요 우리는 잘 왔어요
꽃님이님 그새 벌써 두 편씩이나 후기를 올리셨네요^^ 정말 부지런키도 하셔요 기억력도 총총하시기도...그 많은 느낌들을 어쩜 이리 세세하니 쏟아내셨어요! 잘 읽고 갑니다
역시 우리동장님!! 대단해요!!!! 빨랑 2부 읽어야쥐~~~휘리릭~~~~~~
꽃님언니 참 부지런도 하셔요. 기억력도 총총하시고.... 내 머리속은 뒤죽박죽 엉켜 풀어낼 엄두도 안나는데...차분하게 잘 쓰셔서 저도 차분하게 잘 읽고 갑니다.
꽃님이님,고생 많으셨어요...차분하게 있는 그대로를 잘도 써 주셨네요..역시 문학도 답습니다..우린, 한 침대에서 동침한 사이지요?...ㅎㅎㅎ...외소한 그들의 몸집과 표정들이 지금도 싸~하니 가슴이 아파 옵니다 .
제 머리속도 뒤죽박죽 엉켜 풀어낼 엄두도 안나는군요. 밥줘님처럼...
가까운 거리를 두고도 이렇게 다른 느낌의 또 다른 우리 나라 북한, 그리고 금강산...꽃님이님의 눈 속에서 이렇게 우리 모놀 안으로 들어왔네요. ^^ 얼른 하나의 느낌으로 뭉칠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