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돼지 농장을 운영한 지 3년 만에 연매출 5억원을 올리는 농부가 있다. 경기 양주에 있는 양주골명품흑돼지 농장의 송인만(48) 대표가 주인공이다. 그의 농장에서는 인공 수정을 하지 않는다. 대신 암컷 돼지와 수컷 돼지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자연 수정과 분만이 가능하도록 한다. 사료도 배추 등 지역 유기농 농산물을 배합해 먹인다.
친환경 복지축산 ‘송인만의 순리축산ʼ
양돈업은 살아 숨 쉬는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돼지를 키우는 사람과 돼지의 감정적인 교감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양돈에 대한 진지한 소명의식과 진심어린 마음으로 돼지를 키우는 농장이 있다. 경기 양주시 광적면에 위치한 ‘양주골명품 흑돼지 농장’ 송인만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 농장의 흑돼지는 친환경적으로 사육해 안전성을 인정받을 뿐 아니라 부드럽고 맛이 쫄깃해 시중 가격보다 비싼 데도 불구하고 유명세를 타고 있다.
송인만(48) 씨가 흑돼지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2017년 11월로 2년이 조금 넘었다. 이곳 7,500평 농장 내 1,600평 규모의 돈사에는 흑돼지 500여 두 가 사육되고있다. 3.2평당 1마리를 사육하며, 이는 32평형 아파트의 안방 크기 정도다.
양주골명품흑돼지 농장의 특징은 넓은 곳에서 흑돼지가 편안하고 안락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복지형 농장이라는 것이다. 먹이도 일반사료 외에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과일, 야생풀을 주로 주고 항생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흑돼지가 먹는물도 48개 항목의 기준치를 통과한 육각수(정수)를 공급한다.
돈사 바닥도 천연 톱밥만 깔아 돼지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하고있다. 사육방식과 환경이 쾌적하다 보니 기존 양돈장에서 나오는 불쾌한 냄새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양주골 명품 흑돼지 농장’의 자랑이다.
송 대표는 “주변 환경이 깨끗하고 잘 먹고 잘 뛰어놀면 면역력이 높아 질병에도 강해집니다.”면서 “법적으로 1제곱 미터도 안되는 공간에 돼지 1마리를 길러야 하는 기준이 있지만 너무 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좁은 공간에 갇혀 지내면 스트레스도 받고 고기 육질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500제곱 미터에 80마리를 사육합니다. 한 마리당 6제곱 미터가 넘는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죠. 최대한 넓은 공간이 확보돼야 돼지도 자연스럽게 본래 습성이 나타나고 육질 또한 좋아집니다.”라고 말한다.
환경이 이렇다보니 고기 자체 잡냄새도 없어 입맛이 까다로운 소비자들에게도 신뢰를 얻고 있다.
한달 두 번 ‘팜파티ʼ 열어 자체 판로개척
흑돼지 사육은 자연순리 축산으로 남보다 뛰어난 품질의 돼지를 키워냈지만 판로 확보에서 벽에 부딪혔다. 돼지의 품질은 누구보다 뛰어났지만 기존 판로는 대기업에서 꽉 잡고 있거나, 기존 업체에서 자리를 잡아놔 뚫고 들어가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해서 송 대표가 고안해 낸 것이 바로 SNS 전략이다. 사육 시작부터 멤버십 농장 운영을 방침으로 정한 송 대표는 인터넷 ‘송인만의 즐거운 하루’ 밴드를 열고 회원을 모집했다. 돼지 사육의 A부터 Z까지 공개하니 아이가 있는 가정부터 친환경 돈육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까지 다양한 계층의 회원이 모였다.
“일반 유통은 판매가 어려울 것 같아 자체적인 판로개척을 위해 회원제를 생각했어요. 소비자를 찾아가지 않고 불러들이는 거죠. 지난해 말 곧바로 인터넷 밴드를 개설한 후 회원을 모집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급격히 늘더라고요.”
송 대표는 밴드 회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 농장 내외부에서 첫 팜파티를 열었는데 250명이 몰렸다고 한다. 이때 도축한 돼지가 50두였는데 모두 동났다는 것. 지금은 가입회원 2,500여명을 대상으로만 한 달에 2회 열리는 팜파티 현장에서 100두가량을 도축해 전량 판매한다.
송 대표는 “예전에 마을에서 10가구가 모여 1마리의 돼지를 잡고 맛있는 부위를 나누며 잔치를 했습니다.”라며 “옛 선조들의 나눔의 미덕을 현대화한 것이 팜파티(돼지잡는 날)입니다.”라고 말했다.
팜파티가 활성화되자 송 대표는 돼지 외에 인근 농가들이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과일, 장류, 쌀, 약용작물, 가공식품 등의 다양한 농산물을 같이 판매하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덕분에 팜파티에 온 소비자들은 흑돼지 외에 품질 좋은 로컬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농가는 추가 수입도 올릴 수 있어 일석삼조 효과를 보고 있다.
이외에 송 대표는 흑돼지로 만든 ‘마늘 떡갈비’도 개발해 두 달에 한 번 인근 경로당에 무상 제공하는 등 농촌경제 활성화와 봉사에도 일조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양주시 고읍동에 ‘양주골 명품 흑돼지’라는 상호로 식당 1호점을 열었다.
송 대표는 “이 식당에서도 농장에서 판매하는 가격 그대로 밴드 회원들에게는 250g에 9,000원으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비회원에게는 1만 5,000원에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또 한켠에는 로컬푸드 매대도 마련해 이웃농가들이 생산한 농산물도 판 매하도록 방침을 세웠어요. 이런 방침으로 시내 5곳에 흑돼지 식당을 더 열을 계획이고, 택배도 준비 중입니다.”라며 ‘양주골 명품 흑돼지’ 농장이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송 대표는 예비 귀농인들에게 “귀농은 환상이 아닙니다.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라면서 “그리고 생산과 판매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출처 스마트에프엔 박노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