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총과 도시가 함께 만들어 가는 생명 공동체
오늘은 농민 주일입니다. 장맛비가 내기는 요즘입니다. 하늘(대기) 강에서 물이 쏟아집니다. 참으로 농부의 마음은 근심 걱정으로
가득합니다. 생명을 소중하게 가꾸어 식량을 마련하는 농부들의 하룻날이 힘들기만 합니다. 특별히 오늘 농부님들의 수고로움을
생각하며, 도시에 사는 우리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묵상하며 농부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1992년 12월 12일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농업협정) 되었습니다. 쌀 개방 불가 방침을 고수해왔던 우리나라는 미국 등 선진
국의 요구로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국내 소비량의 1%~1%를 수입(의무수입물량)하기로 확정합니다. 이에 따라 쌀과
함께 소고기, 보리, 고추, 마늘, 양파 등 14개 기초농산물도 관세화를 통해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소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부분은 '농업'과 '농부'들이었습니다.
그래서 1994년부터 한국 교회 전체가 '우리 농촌 살기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올래는 '농민 주일'이 제정된 지 스물아홉
해가 됩니다. 다시금 우리는 '농민 주일' 제정의 의미를 되새기면 좋들 듯 합니다. 농민들의 현실적인 고통은 단순하게 농민들만의
어려움이 아닙니다. 이 땅 우리 나라에서 밥을 먹고 사는 모든 '밥상공동체'의 지극히 현실적인 '우리'의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 - 러시아 분쟁에서 보듯 세계 최대 밀 생산국들 간의 전쟁은 밀 생산 농지를 초토화시키고 더 이상 '식량을 생산하지
못하는 불모지로 전략시켜 버렸습니다. 이렇게 전쟁은 '식량부족 문제'를 촉발시키기에 '농업과 식량'은 늘 안보와 직결된 문제
입니다.그러므로 '농업'과 '농부', '식량'을 지키는 일은 우리의 생존을 위한 일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공동의 집 지구는 온난화로
인해 심각한기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 위기는 곧바로 농업의 위기입니다. 세간에 '금 사과', '금 배'이야기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물론, 농산물 유통구조의 불합리성 차원에서 벌어지는 것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서민의 밥상은 초라합니다.
오늘 농민 주일을 맞아 다음의 물음을 우리 자신에게 하고 새로운 각오를 하셨으면 합니다.
1. 생산자(농부)와 소비자가 어떤 합력과 연대를 할 것인가?
2. 우리의 밥상을 살리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3. 우리의 생활양식을 하느님 창조 질서에 합당하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감?
오늘 세상의 모든 농부들의 수고로움에 감사하고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말씀 KEY WORD
가엾이 여기다
(스플랑크니조마이(?)
예수님의 마음을 드러내는 '스플랑크니조마이'는
인간 몸속 '장기'를 가리키는 '스플랑크나'(?)에서
유래된 동사로 '애가 탄다', '애간장이 녹는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예수님의 마음은 우리의 아픔과 슬픔
을 온전히 함께 겪으시고자 하는 동변상련(同病相憐)
의 마음이다.
연중 제16주일
생태환경 및 농어민사목부장
임성호 베네딕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