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 반포면의 석주미술관(선화예술원)에서 15일 개막해 3월10일까지 열리는 이 축제는 이 화백이 그동안 그려온 달마도를 비롯한 미술작품·도자기·족자 등 50여 점을 전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작품 가운데는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때 그린 250m짜리 초대형 달마도도 있다.
이와 함께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달마도 등 기와 관련 있는 그림을 즉석에서 그려 무료로 나눠준다. 버섯·잣·호두 등으로 만든 사찰음식(5가지)을 직접 만들어 시식 기회를 제공한다. 미술관 마당에 있는 수령 100년의 호두나무 가지에 소원을 적은 리본을 매다는 행사도 연다. 이 화백은 “복을 나눠주는 의미에서 축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관람은 무료지만 이 화백은 관람객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성금을 모아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찾기 지원금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작업이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지지부진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병대 특수 수색대 출신인 그는 지난 10년간 군 부대 사찰 등에 달마도 400여 장과 위문품을 전달해왔다.
이 화백은 광복이 되던 해 일본 야마구치(山口)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대전에 정착했다. 1970년대 초 3연간 극장쇼를 하는 예술단의 단장으로 일했고, 연극 연출을 한 적도 있으며 몇 년간 사진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80년대 초 산사로 들어가 수행하던 중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87년부터 붓을 잡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60여 차례에 걸쳐 달마화 개인전과 시연전을 열었다. 지난해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때는 대구 지하철 참사로 충격을 받은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달마도 2173점을 그려 대구시에 기증하기도 했다.
공주=김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