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에위니아" 의 집중 폭우가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원도 인제 기린면 북3리.
요즘 시골이 다 그렇지만 그곳엔
79세의 한 노모 혼자 살고 계셨다.
밤낮으로 계속되는 장대비 속에서
"우당탕탕" 하는 굉음소리에 놀라 노모가
집 밖으로 나온 순간 노인의 힘으론
감당 못할 계곡 물에 휩쓸려 영영
다시 못 오실 세상으로 떠밀려갔다.
이 폭우로 17명의 사망자와
12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시골에서 아무 욕심 없이 딸 넷과
아들 하나를 두고 평범하게 살아오신 노모가
실종자 12명 중에 한 분이셨다.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은 아들은
다니던 직장을 포기하고 모친의 시신이라도
찾으려고 온 힘을 다해 스쿠버다이버와 함께
수십 킬로나 되는 소양호 물 속을 뒤지고 다녔고,
자원봉사 나온 포크레인과 함께
수십 킬로나 되는 내린천 강가와
숲 속을 미친 듯이 파헤치고 다녔다.
50일이 되던 날, 아들도 이젠 눈물이 다 마르고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확인해 볼 때는
다 뒤져 희망의 불꽃이 꺼져가고 있었다.
허기진 배를 억지로 채우고, 마지막으로
내린천 5Km 지점만 확인하고 포기해야지~
마음먹고 뜨거운 뙤약볕을 쐬며
무거운 발걸음을 한 발짝 한 발짝 옮기던 중
아들의 눈에 띠는 것이 있었다.
'쉬파리' 3마리와 '나비' 를 발견한 아들은
정신이 바짝 났다. 쉬파리와 나비는
썩은 것을 밝히는 습성의 곤충이기 때문이다.
흐르는 땀을 씻으며 그곳을 중심으로
조심조심 파헤쳤다. 얼마나 지났을까~
시신은 많이 훼손되었지만 아들은 어머니를
단번에 알아보고는 땅을 치며 통곡했다.
혹시 꿈에라도 나타나실까 노심초사
애타게 찾던 그 어머니를,
이 세상에 단 한 분뿐인
가장 소중한 어머니를 찾은 것이다.
수만 명의 자원봉사자와 군인도 찾다가
못 찾은 그 어머니를 아들의 끈질긴 효심과
정성으로 드디어 찾은 것이다.
몇일전에 '국과수'의 친자확인이 끝나고
장례가 있던 날이다. 효도도 못해드리고,
어머니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돌아올 추석에 동네 어른과 가족들 볼
면목이 없어 걱정했다며, 그간의 마음고생으로
눈물을 훔치며 내 손을 꼭 잡았다.
수마가 할퀴고 간 내린천 강물은
여전히 깨끗하고 고요하다.
50일 동안 힘겨운 싸움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어머니를 찾아
시골집 뒷산에 모신 이 효자 아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아직도 실종자를 찾지 못해 쓸쓸한 추석명절을
보내실 11분의 실종자 가족들도 꼭~ 찾으시길
온 국민의 힘을 모아 기원한다.
- 김 기 현 (사이버이웃사랑회) -
-----------------------------------------
아들의 애끓는 효심, 그 간절함에
하늘도 감동을 했나 봅니다.
오늘 이 시간, 부모님을 떠올려봅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마음을 다해 섬겨야지...
다짐하는 마음이 자꾸만 조급해집니다.
- 늦기 전에... 착한 딸, 아들이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