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제7육군병원으로

국군들이 대구 도립병원의 환자들을 태워 기차역으로 가는데 인파에 밀려 차가 가지도 못하자 군인이 몽둥이를 들고 나와 휘두릅니다.그러자 길이 트여 간신히 역으로 왔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이는 곳이 아주 하얗습니다. "어디로가나요?"라고 형이 군인에게 묻자 군인은"비밀 입니다."라고 말 합니다. 우리는 부산으로 가리라 생각을 하였는데 우리를 내린 곳은 밀양입니다. 1950년 8월 초의 밀양은 아주 한적한 시골입니다.기차역에도 조그만 대합실이 하나일 뿐 아무것도 없습니다. 군인들은 환자들을 한곳에 다 내려놓지 않고 지나는 곳마다 조금씩 분산시키는지 밀양에 내린 환자는 7명 밖에 안됩니다. 한참 있자 군인트럭이 오더니 우리를 태우고 가는데 밀양 국민학교입니다.밀양 국민학교문핲에는 이런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밀양 제 7육군 병원 밀양 국민학교를 다 병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나는 어느 교실로 옮겨졌는데 한 교실마다 45명의 군인환자들이 3줄로 누워 있는데 담요 한장은 깔고 한장은 덮고 있는데 나에게도 담요 두장이 지급되었습니다. 이곳 각 교실에는 부상당한 군인들로 가득합니다.낙동강 전투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이 하루에 700명씩 들어오기도 한다고 하는데수용할 곳이 없어 각 학교와 창고와 천막을 치고 수용한다고 합니다. 나는 커다란 군인들 틈바구니에 어린 소년으로 끼어 있는데  어느 군인은"얘 너 퇴원하면 우리집에가서 같이 살자"라고도 합니다. 군인들은 자기들이 부상을 당하고 이곳에 왔다는 것을 가족은 모르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기에 걱정이 많습니다. 군인들은 부상 상태가 모두 달라 어떤 군인은 엉덩이 살이 다 떨어져 나갔고, 어던 군인은 팔이나 다리가 잘려져 있고, 어떤 군인은 몸의 여기저기에 총탄이 치고 나갔고, 어떤 군인은 낙동강 전투에서 고지 하나를 두고 낮에는 국군이 뺏고, 밤에는 인민군들에게 뺏기는 일이 계속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군인은 낮에 수류탄이 날라오는 것을 받아서 되 던지다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바람에 온 몸에 작은 파편들이 아주 새까말 정도로 박혀 의사가 핀셋트로 하나하나 뽑아내는 것을 봤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파편 두개가 눈동자에 박혀 앞을 못 보는데 곧 일본으로 수송된다고 합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