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옥한 초승달 지대
비옥한 초승달 지대(Fertile Crescent)는 미국의 역사가 제임스 헨리 브레스테드(Brestead:1865∼1935)에 의해서 발굴된 서아시아의 고대 문명 발생지에 대한 아칭(雅稱)이다.
이 지대의 동쪽 끝은 페르시아 만(灣)의 충적(沖積) 평야인데, 이란 고원, 자그로스 산맥의 서쪽을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을 따라 북상하여, 아르메니아로부터 타우루스 산맥의 동쪽을 시리아, 팔레스티나로 연결된다. 브레스테드가 명명할 때에는 이 지역을 지칭하였으나, 나중에는 바다를 건너서 그 서쪽 끝은 나일 강 유역의 충적 평야까지 포함하여 말하게 되었다.
세계 최고(最古)의 농경 문화가 이 지대에서 일어난 것은 명백하며, 아마도 시리아, 팔레스티나가 그 발상지이고, 이 문화의 영향하에 티그리스·유프라테스 및 나일 강 유역(메소포타미아 및 이집트)에 고도의 문명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 지대에 정착한 농경 민족과 주변의 유목 민족과의 평화적·전투적 교섭 속에서 고대 오리엔트사(史)의 전개를 보았다.
고대 근동, 즉 중동지방은 최초로 문명이 만들어진 장소이다. 유럽 사람들이 고대에 지중해를 중심으로 생각했었기 때문에 지중해의 동쪽, 즉 해가 뜨는 레반트 지역이라 하여 near east (근동)이라고 불렀지만, 이미 학문적으로 정착되어 지금도 중동 (middle east) 대신에 근동이라고 부른다. 대신 '고대'를 붙여서 고대 근동.
그런데 이곳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갖으면 항상 나오는 말이 '비옥한 초승달'이라는 표현이다.
아래와 같이 녹색으로 처리된 부분인데 이곳이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과 이집트의 나일강이 흘러, 사람들의 주요 무대였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굽어진 지역에만 사람들이 살게 되었을까. 주위의 다른 넓은 지역도 많은데...
그것은 지구가 만드는 자연 환경에 의해, 문명도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왜 역사는 이렇게 진행되었을까.. 라는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우선 기후나, 지리 등을 살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의 표면이 판 처럼 떠다니면서 두 판이 만나면 산을 이루게 될 수도 있는데, 인도판이 중국쪽으로 자꾸 진행하여 히말라야 산맥이 점점 높아지듯이, 이곳 고대 근동지역은 무려 세 개의 판이 충돌하여 이러한 복잡 다단한 특징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세 개의 판의 만남은 우선, 아라비아판이 이란판 쪽으로 향하여 카스피해 남쪽의 자그로스 산맥과 터키의 타우루스 산맥을 높히게하며, 아프리카판이 아라비아판과 만나면서 레바논 산맥을 만들게 되었다.
아라비아판이 이란판의 밑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아라비아 반도 북쪽은 험준한 산맥들을 형성하지만, 아라비아판 스스로는 오히려 낮아진다. 낮아진 지역에 흐르는 물이 고여, 티그리스 강과 유프라테스 강이 형성되었다. 북쪽의 산맥들에서 발원한 강들의 지류들이 이곳으로 연결된 것을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다.
높은 고산지대나 비가 오지 나머지 평지에서는 거의 비가 오지 않는다. 따라서 비가 거의 오지 않지만, 다행히도 풍부한 강물 때문에 일찌감치 농경 문화가 시작되었다. 강 하구로부터 500km 안쪽도 해발 30m 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완만하기 때문에 강의 범람 또는 바닷물의 역류로 짠 땅이 형성되어 강 하구는 농사가 쉽지 않은 지역이었다.
그리고 유프라테스 강 남쪽으로 갈 수록 강과 멀어지고 아라비아 사막이기 때문에 사람이 살 수가 없다.
나일강 같은 경우 범람이 일정하였지만, 이쪽 지역은 그 시기가 불규칙하였다. 노아의 홍수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런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물이 농사에 중요하므로, 발원지인 터키 동부 지역이 에덴 동산으로 추측되는 지역이다.
국가간의 경계선도 이러한 높은 산맥으로 나뉘게 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지중해와 만나는 레바논 이스라엘 지역인 레반트 지역도 비가 많이 오는 곳이 좁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바로 아프리카판과 아라비아판이 만나기 때문이다.
2. 아프리카판-아라비아판
이 두 판이 충돌하는 형태는 아라비아판과 이란판이 만나는 형태와 다르다.
두 판이 평행하게 만나면서 서로 대등하게 밀치면서 양 끝단은 높은 산맥을 이루고, 그 사이는 깊은 골짜기를 만들게 되었다.
아래는 성경에 나오는 갈릴리 호수의 위치이다. 요단강을 통해 사해로 흘러드는데, 이 곳의 양쪽은 매우 높은 산맥을 이루고 있고 갈릴리 호수와 사해의 해면은 지중해 해면보다 각각 무려 200m, 400m 나 낮다.
두 판이 충돌한 결과 성경의 현장이 만들어 진 것이다!
갈릴리 호수의 북쪽은 해발 2800m 나 되는 높은 산들이다.
아래는 세 곳의 절단면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아래 그림에서 갈릴리 호수 북쪽을 보면 왼쪽이 레바논 산맥, 오른쪽이 안티-레바논 산맥이며, 그 사이가 베카 협곡을 이루고 있다. 역시 레바논 쪽도 두 판이 충돌한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위 그림 위의 그림을 보면 갈릴리 호수 아랫쪽으로 지중해 방향으로 나 있는 Jezreel valley 가 보인다.
산맥 중 유일하게 끊어진 부분이며, 당연히 사람들은 이곳으로 다녔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예수님이 활동하신 나사렛이라는 도시도 이곳에 있다!
아래 그림은 바로 그 곳으로 옛 길이 형성된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곳으로 히타이트와 이집트가 만나서 싸우고 교류했던 곳이다. 또한 이곳만 막으면 서로의 침략을 막을 수도 있는 요충지였다.
후대의 알렉산더도, 로마도 고대 근동으로 진출을 위해서는 이집트부터 공략을 하고, 여기서 군대를 키운다음에 이 루트를 통해서 움직였다. 좁지만 수 많은 역사가 만들어진 길이다.
붉은 색 길은 민수기 21:22 에 나오는 왕의 길이다.
사해 남쪽으로도 아래와 같이 계속 협곡은 이어져, 결국 시나이 반도, 홍해를 지나 아프리카 남단 모잠비크까지 이른다. Great rift valley 라고도 한다.
유다에서 협곡 건너편에 에돔과 모압 지방도 보인다.
지도를 평면적으로 보면 다 똑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해발 2800m 의 고산에서, 지중해면보다 400m 나 낮은 지역이 가까운 곳에 몰려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기후 차이가 매우 급격하다.
아까 강우량 그래프에서 레반트 지역이 매우 좁게 비가 오는 지역이 만들어지지만 바로 산맥을 넘어오면 메마른 곳이 펼쳐지는 이유도,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수분을 머금은 해풍에 의해 구름이 만들어져 서쪽면은 비가 많이 오지만 해풍이 높은 산맥을 넘을 수 없어, 동쪽은 강우량이 거의 없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다.
이제야 비옥하지만 좁은 모양의 초승달이 이해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