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후기쟁이
안뇽 여시들~? 콧멍방에서 항상 좋은정보 알아만 가다가 처음 쓸려니까 떨리네여><
혹시 글에 문제되는거 있음 댓글로 알려줘! 얼른 수정할게!!
먼저 오늘 내가 보고 온 영화는 '야마다 요지' 감독의 <동경가족>이라는 영화야
서울극장 이벤트에 당첨돼서 오늘 시사회로 보고 왔어! (개봉은 31일)
스포를 하지 않기 위해서 줄거리는 간단하게만 얘기하고,
주관적으로 내가 느낀 영화의 특징에 대해서 주로 얘기해볼게!!
일단 간략한 줄거리! (스포없음)
히라야마 부부(할아버지 할머니)는 고향인 작은 섬에 사는데,
자식들도 볼겸, 먼저간 옛동료 문상도 할겸 동경에 올라오게 돼
자식 세명은 모두 동경에 살고있어
의사인 큰아들, 미용실 운영하는 딸네 집에 왔다갔다하면서 지내는데
자식들은 은근히 부담을 느끼고...
어릴때부터 걱정만 시켰던 막내아들과 그 여자친구도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
이렇게 노부부가 동경에서 여행을 하다가
가족에게 큰일이 생기는데......(스포니까 비밀^,^)
줄거리랑 사진만 봐도 잔잔한 일본 가족영화 느낌이 딱! 나지??
러닝타임은 146분.. 두시간 반에 가까워
잔잔한거 싫어하는 여시들은 보다가 지루할지도 몰라ㅠㅠ
사실 나도 영화 보면서 시간가는줄 모르게 몰입하는 거 좋아하는데
이 영화는 '아.. 영화가 꽤 기네..'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그치만! 러닝타임도 길고 긴박감이 없는게 이 영화에서 빠뜨릴 수 없는 특징이자 장점인듯해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이렇게 길고 천천히 진행될 수밖에 없었을거야
바로 <동경가족>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이 영화의 특징!
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아~~~~주 자세하게 보여줘
진짜 현실에 가깝게!!
(앞으로도 계속 쓰겠지만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는 '현실'이라고 생각해)
보통 영화에서는 줄거리에 꼭 필요한 내용이나 관객을 사로잡는 데 필요한 내용이 아니면 과감하게 삭제하잖아?
오히려 그런 사족들이 붙어있으면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구..
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소소한 장면까지 다 보여줘!
가족들끼리 차마시면서 얘기하다가 찻잔들 정리하는 장면,
베개가 불편해서 옆에다 치워놓는 장면..
또 주변사람들 이야기 할 때는 아 그때 누구, 뭐 하던 사람, 아들이 뭐 하는 사람 이러면서
관객이 알 리도 없고, 사실은 알 필요도 없는 이야기를 세세하게 다 해줘
그래서 러닝타임도 길어지고 취향에 따라서 지루하게 느낄수도 있을거야
하지만 이런 장면들이 정말 이 가족들의 모습을 현실 그대로 보여주고 있구나.. 하고 느껴지더라구
정말 가족들끼리 일상적인 이야기 하는 느낌이었어
이렇게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가족은 이래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아
그저 현실을 보여주면서 우리 가족이라면 어땠을까, 나라면 어땠을 까 생각하게 할 뿐!
'효라는 가치를 내세우지 않고 인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방점을 찍었다'고 표현한
<무비스트> 김현철 기자의 말이 딱 내가 하고 싶은 말!
그래도 마냥 지루하지 않아ㅎㅎ
중간중간 관객들 빵터지게 만드는 장면들도 꽤 있다능~
또 한가지 이 영화의 특징은
감정이입보다는 관찰을 하게 만든다는 거야
((((이건 물론 내 주관적인 느낌이라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는 있다는걸 기억해줘여))))
등장인물이 꽤 많이 나오는데,
(노부부, 큰아들부부, 딸부부, 막내아들커플, 손자, 이웃집사람들 등등)
그 누구에게도 딱!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
그게 되게 신기하더라구
나는 보통 영화보면서 주인공이나, 아님 내가 비슷한 경험을 한 등장인물에 완전 이입해서 보는 스타일이거든
그런데도 한 등장인물에 이입이 되지 않았어
그래서 누가 주인공이다! 하고 말하기가 참 애매해ㅎㅎ
'다다미씬'이라고 불리는 (바닥에 깔린 다다미에 앉은 정도의 높이에서 관찰하듯이 찍은거) 촬영기법,
감정표출이 절제돼있는 일본인들의 전형적인 성격이 영화에 잘 드러난 점들이
관객이 인물들을 관찰하게 만드는 것 같아
어느 누구에게 100% 공감해서 악역(사실 이 영화엔 악역도 없지만)을 미워한다든지,
안타까운 현실을 같이 슬퍼한다든지 하게 하는 장치가 없는 느낌이야
이 가족들을 천천히 관찰하면서 내 주위의 이런 저런 상황들을 생각하게 해..
영화의 특징 마지막으로 하나 더,
영화에 악역이 없다는 점!
사실 굳이 따지자면 나이든 부모님을 귀찮아하는 자식들이 나쁜놈처럼 보일 수도 있어
근데 여기 나오는 자식들은 막장드라마에 나오는 패륜아도 아니고,
며느리, 사위들도 대놓고 시부모,장인장모 귀찮아하는 나쁜X도 아니야..
가족갈등에 양념으로 꼭 등장하는 재산갈등도 전혀 없어!!
그저 현실에 치여서 부모님을 귀찮아하게 되는..
부모님이 걱정되고 신경쓰이긴 하지만 발벗고 나서진 못하게 되는....
나와 비슷한 자식들이 있을뿐....!!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긴 러닝타임을 견딜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는
혹은, 천천히 내 가족, 내 주변을 돌아다보고 싶은 여유를 갖고 싶은!
여시들에게 추천해ㅎㅎ
잘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하지만
호불호는 갈릴 수 있는 영화!
그래두 한번쯤 본다면 가족을 돌아볼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용
그럼 추천 후기는 여기까지!!
밑에는 스포가 섞인 사족이니 이미 영화 본 여시 or 스포도 괜찮은 여시만 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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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1953년에 나온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이야기>를 리메이크 한 작품이래
<동경이야기>는 전쟁 이후에 일본 사회를 그린 작품인데,
이번 <동경가족>은 3.11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를 그리고 있어
크랭크인 20일 전에 지진이 나서
급하게 내용을 많이 바꿨다고 하더라구~
대지진에 관련된 내용이 중간중간 나와
주변인물 중에서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이 있다든지,
막내아들 커플은 대지진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만났지!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굉장히 와닿았어
세 남매 중 가장 힘들게 살고 있는 막내아들 커플이
노부모에게 진실된 마음의 위안이 되어준다는 점!
의사로 잘 살고 있는 큰아들이나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사는 딸은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있어도
자기 생활, 자기 일을 포기할 수 없어서 부모님은 마음의 뒷자리에 두게 되는데
막내아들 커플은 자기도 물론 귀찮고 싫은 마음이 있어도
부모님에게 자기 시간과 정성을 드린다는 것!
나는 가족을 위해서, 부모님을 위해서
내가 가진 걸 포기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이 둘이 아르바이트로 힘들게 살면서도
대지진 현장에 봉사 가서 만났다는게 우연은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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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내맘대로 쓴 후기였습니당!
재미없는 후기 읽어준 여시들 고마워♡
첫댓글 이거 보고싶었는데 마침 올려줬네~글 잘읽었어! 정성스런 후기 고마워융!
이거 전주 국제영화제 할 때 보고싶었는데 시간 안맞아서 못봤는데 후기가 올라오다니! 나오면 빨리 보고싶다
후기잘봤어!ㅎㅎ 나도 시사회갔다왔는데 여시가말한것처럼 호불호갈리더라 나는 불호.. 영화를 만드는데 분명 목표가있고 의미가 있겠지만 나는 여기서 좀 전달이 약했다고 생각해 왜냐면 감동도 적었고 일본감성이 어색했어 .. 그리고 일상생활 드라마라기보다는 다큐멘터리같은 느낌..! 내가 왜 이 가족들을 관찰하고 있어야되지?? 라고 생각되더라ㅠㅠ 물론 마지막에 눈물뚝뚝흘림.. 촉촉한 일본감성 풍경 이런거만 바라보고 가기엔 실망할수있다는 점 ..! 일본영화 애니 드라마 봤지만 잘만든것같진 않더라는게 최종평이야ㅠㅠ 내개취니까 많이 귀담아들을 필욘없오! 엄마생각많이나더라ㅠㅠ
나 이거 넘 좋았어 ㅎㅎㅎ 이미봐버려서 뭐랄까 잔잔하다가 훅 눙물
나지금동경가족 선예매 후검색 하고있어ㅎㅎ지금 보러가는 버스안인데 기대된당^-^
대형 연어지만 댓글 쓸게!ㅎㅎㅎ
좀 전에 봤는데 나는 일본 특유의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지루하지않고 집중해서 잘 보게됐던 것 같아. 사실 보면서 큰아들이나 딸이나 부모님에게 대하는 걸 보면서 왜 저렇게밖에 못 모실까 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를 대하는 우리 가족들의 모습이 겹쳐보이면서 마냥 나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더라.. 부모님 생각은 항상 하지만 자기의 일도 있으니까 온전히 부모님에게만 집중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이해가 되니까 마냥 욕할 수는 없으면서도, 딱 우리의 모습이 영화에서 고스란히 보여지니까 뜨끔하기도 하더라고.
보면서 반성도 되고 생각도 많이 하게되는 영화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