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기부와 안랩 주가 변동, 검증 논란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안철수 원장이 14일 보유주식의 절반을 저소득층 자녀교육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9월초 안의 정치 행보 이후 안랩의 주가가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따라 요동칠 때 일각에서는 그가 권력과 명예, 돈 중의 하나를 택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나도 그가 양손에 모든 것을 한꺼번에 가지려 할 때, 발생할 상황에 대해 우려해 왔다.
다행히 그는 어제 보유한 안랩의 주식 37.12% 중 절반에 해당하는 1500억 원 정도(14일 가치)를 사회에 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기부 그 자체로서는 대선을 노리고 한 것이든, 또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든 관계없이 바람직한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그 자체를 두고 여러 이야기를 기부 직후 시점에서 하는 것은 잘못된 일임이 틀림없다. 항간에 그의 기부를 둘러싼 일부 의혹 제기는 정치 사회적인 모든 현상은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안철수의 이번 기부는 그 자신으로서는 매우 시의 적절했고 잘한 일이다.
만약 조금 더 늦어졌더라면 어떤 형태로든 거의 주식자체가 비난, 음해 및 검증의 구실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었다. 실제로 정치권, 언론 등에서 그 동안의 유예기간이 끝나자 그 주변에 대한 치밀한 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의 주식은 2011년 초 이후 오랫동안 19,000원 안팎 선에 머물러왔다.
이 가격은 그의 회사의 매출, 수익, 전망 등을 고려한 적절한 가치로 평가된다.
그러나 5월 22일 청춘콘서트를 시작하고 그의 행보가 8월 들어서 언론을 자주 타기 시작하자 안랩 주가가 3만 5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그리고 9월 초 시장 출마의사가 거론되자 48,000원선까지 올라갔다가 이후 10월 초까지 다시 30,000원대 수준으로 복귀하였다.
그리고 10월 초순 박원순 지지와 대선 출마가 거론되고 안이 언론에 등장하자 다시 치솟기 시작해 보선 이틀 전 상한인 10만원까지 올랐다. 이후 다시 떨어져 5만원 대에 머물다 지난주 정계개편과 더불어 『안철수 신당 및 야권통합 참여』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8만원대로 뛰어올랐다. 어제 주식 기부의사를 밝히자(아직 기부한 것이 아니다) 대선 출마로 해석되어 오늘 주가는 현재 9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아마 또 상한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안랩의 주식은 1000만주가 조금 넘어 상한 10만원까지 가면 1조원이 조금 넘는다. 현재 그가 보유한 주식 총액은 3500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애초 그가 청춘콘서트를 시작할 즈음에 비해 5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그의 주식은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는 주식 절반을 기부하고도 애초에 비해 두 배가 훨씬 넘는 가치의 주식을 보유한 셈이 된다.
그의 기부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만약 그가 기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면 매일 춤추는 그의 회사 주식가격이 탈법은 아니더라도 나중에 그의 도덕성에 흠결로 작용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정치인 중 엄청난 부를 가지고 정치를 오히려 부의 증식 발판으로 삼고 있는 이가 많은 현실에서 안의 기부는 정치인들에 돈과 명예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그의 기부가 좀 더 늦어진 채 정계개편이 진행되고 그의 정치행보가 시작되었다면 그에 대한 반대 진영의 철저한 검증이 시작되었을 것이다. 당연히 그에 대한 검증은 그의 재산형성, 보유주식, 회사설립 및 투자유치, 코스닥상장, 배당, 주가상승, 회사실적, 정부지원 등에 우선적으로 타깃이 집중되었을 것이다.
항간에 안의 열렬 지지자 중 안철수를 까발리겠다는 의도를 무조건 비난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안 뿐만 아니라 박근혜 등 여야의 어떤 대선후보도 대권이라는 최고의 공직에 출마하겠다는 사람 그 누구도 모든 철저한 검증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지난 몇 번의 한국 대선이 그랬고 MB 또한 아직까지도 BBK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검증』을 『네거티브』와 동일시 하는데 양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네거티브』는 우리말로 해석하면 『음해』다. 즉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조작해 헐뜯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반면 『검증』은 감추거나 속이고 있는 일을 밝혀내는 것을 의미한다.
검증은 아무에게나 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에게 공연히 검증하겠다면 명예훼손이 되고 사생활 침해가 된다. 그러나 주요한 공직에 나서는 사람에게는 그의 모든 자산, 사회경력, 언행이 검증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미국 유럽 선진국에서는 대통령, 총리, 장관, 대법관 등 주요 공직후보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이 이루어진다.
미국의 경우 FBI, 재무부 등 주요 기관이 주요 공직후보자에 대한 모든 경력 공ㆍ사생활, 자산, 사소한 탈법, 평판 등을 철저히 검증한다. 미국 대선에서 검증의 고정메뉴가 병역(베트남전 때까지 의무복무였다), 마약, 마리화나, 사생활 등이었으며 이를 둘러싼 추악한 3류 잡지만큼의 검증시비가 벌어지며 그 결과에 대한 수용여부는 유권자가 결정한다. 그러나 개인 사생활 문제를 넘어선 사실이 있다면 아무리 사소해도 낙마한다.
즉, 탈세, 횡령, 권력남용, 성추행, 심각한 마약, 부정한 자산형성, 노동법 위반 등이 확인될 경우 곧바로 낙마한다.
미국의 대법관 후보가 불법 이주해온 가정부를 고용했고 대선, 장관후보가 문란한 사생활로 낙마한 사실이 비일비재하다. 지금도 다크호스로 등장한 공화당의 예비후보 『허먼케인』이 성추행 등의 시비에 걸려 낙마 위기에 몰려있다.
유사한 성추문으로 클린턴 또한 현직 때 탄핵 직전까지 갔다 겨우 살아났다.
유럽에서도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쿠르드 요제프 발트하임』이 1986년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에 나서 당선됐으나 선거 때 터져 나온 나치협력 전력이 발각되어 결국 사임하였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검증과 도덕적 문제에 대한 기준이 낮아지면서 유럽사회에서 지도력의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
엊그제 사임한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경우 언론재벌 출신으로 미성년 성추문, 권력남용, 정경유착 등 숱한 시비에 휩쓸렸지만 근근이 버텨오다 경제실정으로 물러났으나 그 동안 이탈리아는 디폴트 직전까지 가 있는 상황이다. 부실한 검증기준과 도덕적 잣대의 하락이 국가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그 동안 한국에서는 대통령과 주요공직자에 대한 검증이 너무나 부실했다. 수많은 흠결을 가진 사람이 선거기간이나 청문회 기간을 버터 내며 버젓이 대통령,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또 고질적인 당파성은 당연히 받아야 할 검증을 음해와 모함으로 격하시켜 네거티브로 만들어 버린다. 또 선거가 끝나면 쌍방이 제기한 모든 문제는 흐지부지 다 끝나게 된다. 무엇보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모든 기본적 정보를 쥐고 있는 국가 행정기관, 사정기관이 자신들에 유리하게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는 도곡동 땅을 둘러싼 지난 대선 때의 검찰의 행동이다. 처음에는 모른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3자 차명인 것 같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이마저 증거가 없다고 끝내버린 것이다.
BBK, 도곡동 땅 김용철 건 등 지난번 대선결과는 검찰이 좌지우지해 버린 격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된 원인은 공직 검증에 대한 법과 규칙 국민적 정서가 부족한 탓이 그 원인이다.
특정한 기관이 정보와 판단을 장악한 채 대선의 향배를 바꾸는 일어 없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안철수의 이번 주식기부는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논란을 선제적으로 잠재우는 효과가 있으며 본인이 얻어온 사회적 명분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그 의도야 어떻든 중요한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향해 중요한 지도층의 명분을 확립시킨 것은 잘한 일이 분명하다.
이 참에 내년 총선, 대선 공직후보자들에 대한 검증기준이 새로이 확립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