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시장 비수기 진입
HBM3E 12단 개선 제품
2분기부터 본격 출시 제품
엔비디아 품질검증에 주목
파운드리사업 변곡점 필요
미 관세 대응전략에도 관심
1분가 R&D투자 9조 최고
삼성전자 1분기 확정실적
삼성전자의 1분가 실적에서 반도체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조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다시 분기 기준 1조원대에 복귀했다.
지난해 1분기 1조9000억원대와 비교하면 절반의 수준에 가까우며 1조원 초반에 간신히 턱걸이한 셈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가 줄어든 데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체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HBM의 경우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 일정이 늦어지며 출하가 지연됐고,
고부가 제품 비중이 예상만큼 빠르게 늘지 못했다.
시스템LSI는 플래그십 시스템온칩(SoC) 공급이 제한되면서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내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모바일 슈요 둔화와 고객사 재고 조정, 낮은 가동률이 겹치며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가격 변동 기대감은 있었지만 수익성 중심의 전략 전환과 출하 시점 조절 등 보수적 운영이 이어지면서
반등 폭은 제한적이었다.
선방했지만...2분기 더 어려워진다
DS부문이 부진한 가운데,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가 갤럭시 S25 판매 호조 덕분에 4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을 지탱했다.
하지만 2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스마트폰은 비수기에 접어들고, 다음 세대 신제품 출시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어 반도체 부문이 다시 실적 개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중심으로 한 회복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HBM3E 12단 개선 제품을 출시하고 초기 수요에 대응해 공급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HBM3E 8단 제품에 대한 품질검증(퀄리피케이션 테스트) 결과가 이 시점에 나올 예정이라,
대응 시점에 따라 실적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파운드리 사업도 변곡점이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삼성전자는 2nm(1nm=10억분의 1m)공정 양산 안정화와
차량용 수요 확보를 통해 개선을 노리고 있다.
일부에선 퀄컴과 모바일칩 생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과 차량용 반도체 위탁생산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실적과 함께 업계의 관심을 끈 것은 대미 관세 대응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74개국에 생산 거점을 보유한 만큼 미국의 관세 정책에 가장 광범위하게 노출돼 있다.
특히 멕시코(가전), 베트남(스마트폰), 중국(반도체) 등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부과 가능성을 가론한 주요 국가에 포함된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반도체 관세'의 향방에 따라 삼성전자 가업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식지 않는 R&D 투자...1분기에만 9조원
삼성전자는 어려운 가운데 대외 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R&D)에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2025년 1분기에만 R&D에 투입한 금액은 9조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10조3000억원)를 제외하면 통상 7조~8조원대였던 투자 수준을 넘어선 수치다.
연간 R&D 투자액이 또 한 번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도 커졌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최근 8년 연속 증가했고, 2023년 28조3000억원, 2024년 35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R&D 거점도 확대된다.
지난 1월 경기도 용인 기흥캠퍼스에 완공된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는 본격 가동에 들어갔으며,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기업 ASML과 장비 개발센터 유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