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성당에 나가기 전에 읽었던 소설중에서 감명을 받았던 '천국의 열쇠'가 있다.
중세에 가톨릭이 부패하여 신자들에게 비밀히 '천국의 열쇠'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아치볼드 조지프 크로닌(A. J. Cronin)의 소설 천국의 열쇠 (The Keys of the Kingdom, 1941)는
한 가톨릭 신부의 헌신적인 삶과 신앙을 다룬 작품으로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프랜시스 치즈홈(Francis Chisholm) 신부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합니다. 부모를 잃고 친척들에게 맡겨진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신앙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며 성장합니다. 성인이 된 프랜시스는 가톨릭 신부가 되기로 결심하고 사제 서품을
받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교회 전통과 관행에 순응하지 않고, 인간적인 사랑과 이해를 중시하는
그의 태도 때문에 주변 보수적인 성직자들과 갈등을 겪습니다. 결국 그는 중국 선교사로 파견됩니다.
중국에서의 생활은 매우 힘겹습니다. 그는 가난과 질병, 기근 속에서도 지역 주민들에게 신앙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기존의 선교 방식과 달리, 그는 현지 문화를 존중하며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개종을 강요하지 않는 방법을 택합니다. 이런 태도는 서구 중심적 사고를 가진
다른 선교사들과 마찰을 빚게 하지만, 점차 지역 주민들에게 존경을 받으며 신뢰를 쌓아갑니다.
프랜시스 신부는 전염병이 퍼질 때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돌보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그의 삶은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지만, 그는 끝까지 신앙과 인간애를 지키며 살아갑니다.
이야기는 그가 노년에 이르러 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결국 그의 헌신적인 삶이 진정한 신앙의
의미를 찾는 여정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어제 저녁 7시 미사에 갔더니 강론시간에 3주간 청년회를 지도하기 위해 지난 주에 우동성당에 오신
53사단소속 군종신부인 베드로 신부님이 이야기를 해 주셨다. 자기가 신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성당의
보좌신부로 있을 때 며칠간의 휴가를 얻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땡처리하는 비행기표를
기분좋게 사서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단다. 자신의 좌석을 찾았더니 통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좌석이
3개씩이었는데 마침 창가였고 자신의 옆에는 신혼부부로 보이는 남여 한쌍이 앉았더라고 하셨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륙하여 공중으로 날아오른 후 안전벨트 해제신호등이 꺼지자 자신은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옆에서 무슨 뽀시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후 신부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자기에게 초코파이
하나를 수줍게 건네더라고 하셨다. 무심결에 그 초코파이를 받았더니 이내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했단다.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니 발 아래는 온통 하얀 구름으로 덮여 있어서 순간 '이곳이 천국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죽었는지 살아 있는지 헷갈리더라는 것이었다. 작은 초코파이 하나였지만 남에게 선행을 베푸는
마음이 고마워서 자신은 그 신혼부부에게 성호를 그어 하느님의 축복을 내리셨다고 하셨다. 미사를 마치고 나올
때 자신이 받았던 초코파이를 돌려드린다면서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스니커즈 초코렛 한개를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