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pann.nate.com/talk/323635935
때는 2002년 월드컵이
한국축구 역사상 유래없는 영광을 이루어낸지
6개월 후인 차가운 겨울.....
예..... 편도선염이 또다시 조용히 지내던 절 덮쳐버렸습니다.
이번에는 평소의 얌전한(???) 편도선염과는 달리
굉장히 적극적이고 격정적인 녀석으로
열이 해열제, 주사, 병원 처방약을 먹어도
39도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아
미음은 커녕
설탕물만이 저를 지탱해주는 유일한 음식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1주일 정도 지났을까?
어느날 새벽
뜬금없이 고통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어라? 열이 내렸나?' 싶어
주무시던 어머니를 부득이 깨워서 체온계로 체온을 쟀습니다.
체온계를 꺼내신 어머니께서는 갑작이 눈이 커지시더니
마치 못볼걸 본드시 두 눈은 크게 깜빡이시다가
기어코 방의 불을 켜시더니
다시 체온계를 보시더니
'여보~!!! 일어나!!! 빨리!!! 애 죽어!!'
라고 사자후를 내뿜으며 안방으로 워프하셨고
곧 전 뭐가 뭔지도 모르게 부모님의 도움으로 옷을 갈아입고
집앞에 있는 차에 탔습니다.
어머니는 연신 '여보! 얼릉 응급실!!! 애 죽어!!'
라고 하셨고 아버지는 저를 부르시며
'절대 눈 감지마라!! 정신차려! 자면 안돼! '
라고 하시면 차에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얼마 가지도 못해 전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을 느꼈지만
조금만 더 가면 응급실이란 말에 억지로 참았습니다.
응급실 앞에서 내린 전 어머니와 함께
천천히 걸어서 응급실로 들어갔고
하필 그때 저말고도 사람이 많아
어머니께서 접수를 하는 동안 전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잠시뒤 간호사가 체온계를 이용하여 체온을 확인하더니
조금전 어머니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곧 '선생님! 위급환자에요! 선생님!'
하며 뛰어갔고
곧 어머니와 간호사의 행동을 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가 오더니
[오늘이 몇일이냐?
/ 여긴 어디인 줄 아느냐? / 이름과 나이는 기억나냐?]
같은 질문을 했고
전 '뭐지? 이 의사?'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다 답변을 했고
의사는 '허...의사생활 10년 만에
체온이 41도가 넘는 환자가
의식차린 상태로 온 건 처음본다'
라고 했고
그제야 전 어머니와 간호사의 행동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의사의 처방은 간단한 링거와 해열제 주사였습니다만
이 해열제가 원액이라고 하더군요.
맨 정신으로는 마이신원액(분명 마이신이라고 들었어요)은
아파서 못맞는다고 하던데
당시의 전 참을 만큼 아픔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간호사가 30분 단위로 체온을 확인했습니다.
마이신 원액이 효과가 있었는지
다시금 전 잠이 솔솔 오기 시작했고
어느 새라고 할 수도 없게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잠이 들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서 눈을 떠보니
검은 도포자락에 검은 갓을 쓰고
과하게 하얀 도자기 피부를 자랑하는 사람 2명과
한명의 삼베 옷을 입고 있는 할아버지가 보였습니다.
순간 '저승사자인가?! 이번엔 진짜 가는 건가?'
란 생각이 들었는데
저승사자의 행동이 이상했습니다.
증조할머니와 주변 어르신들 그리고 TV에서 듣고 보는 것처럼
'자~시간이 되었다 가자'/
'이제 시간이 없네 먼길 가야하니 어여 가세'
같은 말은 전혀 하지 않고
계속 낡은 책자만 뒤적거리고 있었습니다.
한자로 적혀있었는데 그 책에 生(생)이란 한글자만 보였는데
전 '저게 말로만 듣던 사람 명줄 기록한 책이구나'
라고 생각했고
아니나 다를까
책을 살피던 저승사자 반대편에 있던 저승사자가 저를 보더니
'오호? 넌 우리가 보이는구나?
그렇다면 분명히 우리를 전에 보았던가
아니면 저승문턱까지 갔다왔음이 분명하구나'
라고 하며 씨익 웃었는데 그 웃음은.....
그 웃음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가웠습니다.
전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두 눈만 깜박이며
(이상하게 몸이 움직여지지 않더군요)
그저 저승사자들이 그냥 지나가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책을 뒤적이던 저승사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 아이 명부에 있기는 있는데 날짜가 지났는데?
오늘 데려갈수는 없겠어.
일단 돌아가서 다시 날짜 받아와야겠어'
라고 했고
그 말을 들은 또다른 저승사자는
'예전에 저승에 와야할 아이가
조상 덕에 다시 살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이 아인가 보군....
날짜가 지났다니 그냥 가야지'
라고 하더니 저를 다시보고는
'아이야 네가 조상덕이 있어 생을 이어가는구나,
나중에 보자꾸나'
하고는 삼베옷 할아버지를 데리고는
응급실 문을 그대로 통과하며 사라졌고
그 순간 어머니가
'일어났니? 몸은 어떠니?'
라고 물으셨고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몸이 제 마음대로 움직여지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움직여지자 전 어머니한테
'엄마... 혹 이 주변에 오늘 죽은 사람있어?
여기 병원에서'
라고 물었고 어머니는 당연하게도
'무슨소리니?'
하시기에 저승사자 본 이야기
(놀래실 듯하여
저승사자가 저에게 한 명줄 얘기는 생략했습니다.)
했고 저승사자랑 같이있던 삼베옷 입은 할아버지의 모습을
설명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어머니께서는
응급실 밖으로 나갔다 오시더니 하시는 말씀이
'니가 설명했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이 병원 장례식장에서 3일장이 오늘 끝이 났어.
아마 니가 본 할아버지가 그 분일듯 싶구나' 하시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긴장이 확 풀어지더니 다시금 잠이 들었습니다.
이후 감기는 말짱하게 나았습니다.
에피로그
그 일이 있고 5년 뒤인 07년 초에
온가족이 새해 점을 보기 위해 용한 무당
(예전에 케이블에서 자주 보이던 그 무당입니다.)
에게 갔는데 아버지, 어머니 점을 보고 제 차례가 왔는데
저를 한번 보더니
무당분께서 얼굴을 한번 찌푸리더니 저에게
'저승 구경갔다 왔구만, 그것도 2번이나'
하길래 저와 가족은 깜짝 놀랬습니다.
그후에는 통상적인 얘기를 해주더니
대뜸 어머니와 아버지를 나가있으라고
하고는 두 분이 나가자 저에게
'애초에 갔어야 할 혼이
조상 덕에 다시 내려와 명이 바뀌었으니
쉽게 죽진 않겠구나,
허나 요단강을 건넜다가 오고 저승사자를 봤으니
이젠 남들과 다른 게 귀기와 요기를 느끼게 되었으니 쯧쯧
다른 이와는 다른 경험을 다소 하게될것이야.
조상덕에 큰 화는 면하겠으나
허허 마음 단단히 잡아야 할것이야'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그날.. 2002년 이후 다른 게 보이긴 시작하더군요.
물론 자주 보는건 아니고 컨디션이 극단적으로 좋거나
극단적으로 안좋을 경우에 한해서이지만요.....
#실화괴담
첫댓글 우오오 재밌어
ㅠㅠ편도염 오는 증상 보이면 바로 뱡원가서 링겔 맞으시라구요
쩝 ... 주작 소설 티가 너무 나서 개노잼..
과하게 하얀 도자기 피부를 자랑하는 사람 < 이거 보자마자 팍 식음. 그렇게 안 생겼기 때문에
헉 완전 흥미돋.. 혹시 홍시도 저승사자 본거야????
저승사자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는데 어릴 때 본 적 있어
@봉숭아꽃이물들기전에 어떻게 생겼었어??
@AMA ET FAC QUOD VIS YOURS TO MAKE 대부분 뭐 창백하고 어쩌고하는데 나 되게 많이 봤거든.
창백하지 않고 거무죽죽하고 건조하고 허름해
딱 보면 사람이 아니다. 느껴지고 꺼림칙하고 무서워
41도??????헐
편도염이 엄청 심각한거구나
와.. 신기하다. 근데 내 동생이 본 저승사자도 피부 좋았댔고, 아는 삼촌이 본 저승사자도 차가워보이긴 하지만 피부 좋았댔어~~ 저승사자 케바케인듯
와 개신기하다...
제삿상 정성스레 차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