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직장생활에 독인가? 약인가?
요즘 연예인들을 보면 결혼하고 나서 더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다. 이요원이 드라마‘외과의사 봉달희’로 화려하게 복귀하더니, miss 때는 하기 어렸웠던 각종 cf를 따내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고,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때에 결혼을 했던 한가인도 세탁기, 화장품 등 cf를 섭렵하고 있다.
‘황금신부’의 홍은희도 드라마와 연극을 종횡무진하며 남편인 유준상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또한 김주하 앵커도 결혼 후 9시 뉴스 안방마님으로 자리매김하고 결혼 전보다 더 안정된 모습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스타들은 결혼 후에도 이렇게 잘 나가는데 과연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은 어떤지 궁금해진다.
프로패셔널한 커리어 우먼으로서 일을 계속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고, 현모양처로 조용히 살림하면서 지내고 싶지만 일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에디터는 선자리에서 “결혼 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 한다”. 면서 대놓고 요구하는 경험도 있었다.) 대부분 맞벌이를 하는 요즘 신부들결혼 후 직장생활은 과연 그 전과 똑같을까결혼은 현실이라는데,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그 때부터 고소한 냄새가 난다며 놀려댈까?
결혼했다고 일찍 퇴근을 시켜줄까? 결혼해서 아줌마 대접 받을까봐 더열심히 뛰어다닐까? 6명의 선배님들에게 살짝 들어보자.
김선진 (29, 치위생사, 결혼5개월차)
커피향기를 맡으며 눈을 뜨고, 차려진 음식을 먹고, 화장을 하고, 직장으로 go~go~ 오전 업무를 시작하며 주말엔 어떤 영화를 볼까? 퇴근하고 친구를 만날까 고민하다가 그냥 오랜만에 신랑과 외식을 하기로 결정한다.
퇴근 후 회사근처의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손잡고 같이 들어와 미드를 보며 하루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잠자리에 든다.....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현실을 알고 기절하지도 모른다.
다행히 난 까탈스러운 주장을 내세우지 않으며 국이 없어도 감사해하며 집은 어지럽히지만 말아달라는 착한 마인드를 가진 남편덕분에(?) 아침은 가벼운 빵으로, 퇴근 후에는 적당한 가사분담으로 아줌마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하루 종일 각자의 직장에서 일하고 돌아와 저녁에 잠깐 아침에 잠깐 얼굴보고, 몇번의 통화만이 전부가 될 때 너무 속상하지.
데이트할 때보다 더 얼굴보기 어렵다는…솔직히 직장생활이 달라졌다기보다 달라진 생활패턴이 나의 외모를 당당하게 했어. 요즘 직장생활에서 나는 용감한 쌩얼!!. 동안이 되었다는 누군가의 말을 위로 삼아 난 당당히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거지. 결혼은 현실이지만 한번 도전해 볼만한(?) 멋진 도전이야.
지은주 (29, 북디자이너, 결혼1년차)
좋은 점은 가정이 안정되어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느긋해지고 여유가 생겨.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집에 와서 신랑하고 이야기 하다 보면 언제라도 무조건 내편인 사람이 있다는 생각으로 미소가 지어지거든. 돈을 두 사람이 버니까 적금 등 재테크에 투자할 여유가 더 많고 "아줌마라서 어쩔 수 없어" 라는 말 듣기 싫어서 일에 더 철저하게 되니까 더 프로패셔널 해지고 책임감도 더 강해지는 듯해.
결혼하고 나니까 회사에서도 어른처럼 대해주던데 ㅋㅋㅋ 남들보다 뒤떨어지기 싫어서 자청해서 일을 더 하려는 경우도 있어. 예를 들면 야근같은 거.. 나쁜 점은 몸이 진짜 힘들고 피곤해. 일도 해야 하고 집안 일도 아무래도 처녀 때보단 많이 하게되니까 신랑이 안 도와주면 완전 미치고 말거야. 또 나한테 투자할 시간이 완전 부족해. 시댁에도 가야되고 친정에도 가야 되고 일도 해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고…
표은정 (28, 공무원, 결혼1년차)
일단 결혼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좋은 점은 계속 일을 하던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집에만 있는게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는데 직장에 나오면 그런 답답함이 풀린다고나 할까? 나쁜점은 별로 없지만 굳이 찾자면 아무래도 직장은 직장대로 집에서는 집대로 눈치를 봐야한다는거?
회식하거나 해서 좀 늦어지면 신랑눈치 봐야하고, 직원들한테는 일찍 일어선다고 눈치봐야하고 일하느라 지치고 집안일 해야하고 등등 그런 것들이 아무래도 힘들지. 피곤하고.. 난 잘하는 편 아닌데도 힘든데 모든걸 완벽하게 해내는 여자들은 정말 대단한 거 같아~난 비서실에 있었는데 아무래도 결혼하고 애가 생기니까 그 자리에 있기가 좀그렇더라,
그래서 아기 낳고는 부서를 옮겼는데... 아무래도 우리는 공기업이니까 사기업과는 좀 다르지. 결혼했다거나 아기 낳았다고 눈치 주거나 은근히 퇴사를 요구한다던가 그런 건 없지.
김유미 (29, 회사원, 결혼 3개월차)
배경설명을 하자면 우린 해외에 있고, 그래서 친정이나 시댁 신경을 덜 쓰는 편이고 둘만 있다보니 동거하는 기분이랄까. 남편이랑 같은 회사라서 결혼 전에는 비밀이었다가 지금은 알려지니까 편하기도 하지만 더 조심하게 되고 혼자 하던 집안일이 반으로 줄어서 좋고, 결혼식이 끝나니 일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게 돼서 좋아.
나쁜 점은 둘이 가족이라서 그런다라는 소리 안 들을려고 더 신경써서 일하게 되고 집에서까지 일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거의 회의분위기야.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같이 있으니깐 24시간 둘이 있어서 나 혼자만의 시간이 없다는 게 좀 아쉽지.
장혜영 (30, 카피라이터, 결혼2년차)
결혼 전에는 직장에만 충실하면 충분했거든. 남는 시간도 내 마음대로 쓸수있고내키면언제든여행도떠날수있었지. 그런즉흥적인 생활이 가능했던 것에 비해 결혼 후에는 시간과 경제성에 있어서 좀더 계획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는 점이 달라진 것 같아.
특히, 어떤 일을 하려면 늘 주변의 스케쥴까지 신경 써가면서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 주말에도 툭하면 출근해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양가의 대소사를 챙겨가며 살림과 여가의 욕구까지 해결하기는 쉽지가 않은거지.
한두해 지난 지금의 결론은 직장 생활과 가정생활을 둘 다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는 것. 남편과 가사도 분담하고, 회사일도 가능한 한 효율성을 높이고, 꼭 해야할 것의 리스트를 줄이고. 그걸 두고 뭔가를 포기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 단지, 맛있는 것은 나중에…. 라고 편안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는거야.
최연정 (28, 한의원간호사, 결혼1년차)
결혼 후 일년 동안 다니면서 은연중에 눈치를 보게 되는 건, 집안일이나 개인적인 일 때문에 직장일을 소홀하게 할까봐 미리 걱정하고 다그치는 일들이 생긴다는 것. 나 때문에 자신들이 짊어질 일들이 생길까 노파심에 빈정대는 말 한 마디… 그런 소리가 듣기 싫어 더 싫은 소리 못하고 감정을 누르면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
특별한 대우를 해준다거나 결혼한 입장을 이해해주거나 하는 편의를 봐주는 관대한 일은 없기에 적어도 나에게는 결혼 후 직장생활에 있어서 장점은 없는것같아.